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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왓츠 온 사서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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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12-02 11:28 조회 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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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와 함께라면

어이든 갈 수 있어

전슬기 서울 경기고 사서교사


분홍색과 토끼, 벚꽃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취미와 취향이 듬뿍 담긴 나의 작은 세상. 학교에서 지급하는 공용 물품을 쓸 수도 있지만 매일매일 마주해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기왕이면 내가 행복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좋지 않을까? 하여 이곳은 예쁜 컵으로 커피를 마시며 아침을 깨우고, 귀여운 키보드로 일하고, 가끔 화가 날 때는 힐링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퇴근 전 좋아하는 펜으로 글을 쓰며 업무를 마무리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귀엽고 예쁜 것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쓸모를 다했다는 생각으로 구매한 물품들이 하나하나 늘어나며 도서관에서 혼자 근무하지만 혼자여도 행복할 수 있는, 보기만 해도 흐뭇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사서의 책상 위, 구석구석 아이템들



사서의 책상 위, 구석구석 아이템들 


① 행복을 부르는 최애 펜! 세일러 하나가스미 만년필

16,000엔│일본의 우사기야 문구점(한정판 중고구매)


한참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문구류에 관심이 많아지던 차에 만년필과 색색의 잉크들에 속절없이 빠져들던 시기가 있었다. 만년필 사용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 우연히 발견한 하나가스미라는 펜은 벚꽃을 닮은 뽀얀 파스텔핑크와 아이보리 색이 어우러진 본체, 뚜껑에는 우사기야(한국어로 직역하면 토끼가게)를 상징하는 토끼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한눈에 반해 버렸고… 당장 중고를 찾아 구매했다. 최애 잉크인 세일러사의 ‘사쿠라모리’라는 벚꽃핑크 색상의 잉크를 넣어 사용 중이다. 쓰면서 행복하고, 쓴 글을 봐도 행복해지는 마법의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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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 문양이 보이는 하나가스미 만년필(좌), 실사용 사진(우)



② 핑크 키보드라니? 엠스톤 그루브스톤 GV10M 핑크크레용 저소음 밀키축 38g

159,000원│왓키(그루브스톤&다얼유 브랜드 키보드 공식 대리몰)



게임을 즐기다 보니 집에서는 숫자판이 없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아무래도 소음 등의 문제도 있고, ‘일터인데 굳이’라는 생각으로 따로 키보드를 안 사고 있었는데, 어차피 집이나 학교나 키보드 쓰는 시간이 비슷한데 기왕 쓰는 거 예쁜 걸 쓰고 싶어 ‘예쁘지만 조용한 키보드’로 검색 후 구매했다. 타자를 치면 조용히 보글거리는 소음이 나면서 타건감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키보드 자판이 엄청 귀엽고 깜찍해서 만족하면서 사용 중이다. [esc] 키에는 비상문, 행운의 lucky [7] 키에는 클로버, [s] 키에는 S2(하트), [g] 키에는 good 등 크레용으로 그린 듯한 소소한 키캡 속 낙서를 보는 맛이 일품이다


③ MBT‘I E’ 사서의 손때 묻은 친구, 엄마표 메밀군 인형

억만금을 줘도 못 사요♥│엄마의 손뜨개


평소에도 손재주가 좋아 옷이나 소품을 자주 뜨시는 엄마가 한참 드라마 <도깨비>가 유행하던 시절 메밀군 인형을 떠서 여러 개 주셨다. 도서관에 혼자 있는 것이 외로운 파워 ‘E(외향형)’는 친구가 필요했기에 도서관으로 데려왔다. 가장 작은 친구는 모니터 앞에, 크기가 조금 큰 다른 친구들은 대출 데스크 뒤의 책장에 진열 중이다. 오랜 세월 함께하다보니 손때가 묻어 많이 꼬질꼬질해졌지만 그만큼 애정하는 인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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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심신안정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마음시리즈(K볼하트)

65,000원│국립박물관 문화상품 홈페이지(뮷즈)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몰 ‘뮷즈’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최고심’ 작가와 함께 제작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다. 워낙

전통문화를 좋아해서 전통문화 관련 옷, 장신구, 소품을 많이 갖고

있는데, 한 출판사 유튜브에서 데스크테리어로 반가사유상 미니

어처가 나온 걸 보고 혹했었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고민하다 장

바구니에서 빼뒀었는데, 주기적으로 들어가는 뮷즈 홈페이지에

서 ‘핑크색’에다가 ‘한정판’이라는 유혹에 이번엔 물욕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그만…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학교에서 여러 가지 마음

이 힘든 일이 닥쳐올 때면 반가사유상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편안해 보이고 자애로워 보이는 미소에 어느새 내 입가에도 미소가 어리며 힘들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대단한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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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업무 시간 단축 공신, 6키 매크로 단축 키패드 HOT

약 2만 원대(제조사 따라 천차만별)│네이버쇼핑 등 구매처 다양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수서 업무 기간에 빛을 발하는 아이템! 키마다 원하는 단축키를 설정할 수 있는데 윗줄엔 [enter], 아랫줄엔 [Ctrl+x] [Ctrl+c] [Ctrl+v]를 각각 저장 후 사용 중이다. 독서로로 이관하기 전에는 구매 예정인 모든 책을 각각 소장 중인지 검색하고,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에 담기 위해 한 번 더 사이트에서 책을 검색해야 해서 몇백 번의 텍스트 잘라내기와 붙여넣기를 하다 보니 손도 아프고, 엔터를 치기 위해 손을 ‘조금’ 움직이는 것조차 번거로웠다. 그런데 이 매크로 키패드를 사용하고 나서는 키패드와 마우스를 양손에 잡고 작업하니 딱히 두 개의 기기에서 손을 뗄 필요 없이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효율도 엄청 오르고 손의 부담이 덜어졌다.

 

⑥ 그 시절 추억템, 2017 일본 스타벅스 벚꽃 시즌 스테인리스 머그컵

가격 미상│2017 일본 스타벅스


임용 전 마지막 기간제로 일했던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다녀온 2월의 오키나와에서 사 온 스테인리스 머그컵. 한참 스타벅스 MD를 사서 모으던 때이고, 여기서 또 취향을 저격당해 당시 매장에 하나 남아 있던 컵을 바로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겉면은 핑크색 벚꽃 문양, 내부는 스테인리스 재질인데 손잡이는 코르크로 따뜻한 느낌? 이건 못 참지…’라며 샀다. (웃음) 산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잘 쓰고 있다. 이따금 이날 함께했던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기억이 생각나고 그리워지게 만드는, 추억의 물건이다.


⑦ 적당한 무게감에 높은 활용도! 겨울서점 히에메스 문진 HOT

65,000원│텀블벅 펀딩‘(스텐문진’이라고 검색하면 유사 제품이 많다)


독서 편식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도 모르는 분야 책을 물어 올 때면 일단 떠올리는 북튜버가 있다. ‘내가 직접 읽진 않았지만 그가 소개해 준 책이라면 다른 이에게도 소개시켜 줄 수 있지…!’라며, 진짜 개설 초창기부터 구독해 왔던 유튜브 ‘겨울서점’의 주인장, 김겨울이다. 이 문진은 그가 텀블벅 펀딩으로 제작해 한정 수량 판매한 스테인리스 문진이다. 책을 볼 때 손으로 책을 잡고 보는 걸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 책을 펼쳐 필사를 하거나 도서관 이벤트용 책 문구를 적을 때 쓰기에 아주 좋다. 적당한 무게감과 미니멀한 디자인이 끌려서 구매했다. 가죽 손잡이 덕에 금속 특유의 차가운 느낌도 없고 길이가 적당해서 책 위에 어떻게 올려도 책을 잘 잡아 줘서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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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읽는 풍미, 

1℃ 올리는 법

손장희 부천 소명여중 사서교사


7시 16분, 1호선 신이문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부천 소사역에 예정대로 8시 16분에 도착하는 일은 드물다‘. 오늘은 좀 막혔군’ 하며 도서관 문을 여는 시간은 8시 34분 즈음. 도서관이 학교 숲으로 둘러싸인 1층에 자리한 덕분에 80% 넘는 습기를 머금은 공기를 마주하는 일은 가을에 접어들며 다행히 사라졌다.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고등학교 교사(校舍) 쪽으로 문을 하나 내었다. 중고등학교가 함께 쓰는 도서관이 중학교 교사에 있다 보니 고등학교에서는 접근이 불편했다. 도서관 진입로에 입간판을 세우고 고등학생들에게도 나의 출근을 알린다. 창을 활짝 열고 서큘레이터 두 대를 가동한다. 앞치마를 두르고 본격적인 청소 준비를 할 즈음 중1 두 명이 도서관에 들어온다. 대출·반납 안내판 날짜를 바꾸며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 캐릭터에 대해서 열띤 논쟁을 하다 종소리가 들리면 큰 소리로 인사하고 후다닥 올라 가는 것이 그녀들의 루틴이다. 자, 이제 일을 시작해 볼까?


사서의 책상 위, 구석구석 아이템들 


① 쾌적한 도서관을 위한 작업복, N.I.P 앞치마

약 17,000원│신세계몰 등 구매처 다양


사회교사로 살아오다가 사서교사 첫 출근을 앞두고 준비한 게 앞치마였다. 유치원 교사인 아내에게 앞치마를 골라 달라 하니 자기는 ‘유치원 교사=앞치마’라는 선입견이 싫어

서 오히려 안 한다고 한다. 나 역시 사서교사에 대한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때 산 앞치마는 여전히 애용한다. 학교에서 가장 깔끔하고 쾌적한 공간이 도서관이었으면 좋겠다. 책상에 앉기 전에 앞치마를 두르고 장갑을 착용한다. 먼지털이, 기름밀대, 무선 진공 청소기로 공주님들의 머리카락을 쓸어담는 게 내 아침 루틴이다.


② 우리 도서관 정체성이 오롯이, 로고 배지와 스탬프 HOT

개당 5,700원│간판 및 입간판 주문제작 사인물 전문 브랜드‘ 아트시스(artsys)’


로고를 만들 당시, 우리 도서관 이름 ‘씨튼’에 주목했다. 이는 본교를 운영하는 가톨릭 수녀님들이 소속된 수도원 창립자 ‘엘리자베스 씨튼’ 성인 이름에서 따온 것. 여러 버전으로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아내에게 부탁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 로고를 활용해 도서관 현판, 입간판을 제작했고 재개관 기념품으로 배지를 학생들에게 선물했다(제작 과정에서 비용을 들여 그림파일이었던 로고를 일러스트 파일로 변환했다). 최근엔 스탬프로 만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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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 앞에 뒀더니 스탬프 투

어 하듯 아이들이 여기저기 찍는

다. 물론 가장 많이 찍는 곳은 친

구 팔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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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오랜 친구 같은 서평지, 마음 Book review HOT

3천 원(배송비 별도, 5만원 이상 구입 시 무료 배송)│마음숲 온라인 스토어(네이버)


서점 주인의 추천사가 책표지에 붙어 있는 독립서점 사진을 찍어 두었다. 서점의 정체성, 그곳만의 분위기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강원도 속초 ‘동아서점’이 그랬고, 경남 남해군의 ‘아마도 책방’이 그랬다. 학생들에게도 그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고 싶었다. 처음 쓰던 제품은 1년도 가지 않아 제작 중단. 디자인을 하는 지인이 자신이 만들어 보겠다고 해서 내 의견을 보태 지금의 제품이 탄생했다. 대출할 때 붙여 주는데, 한 해에 80편 정도 (학생이 쓴 추천사가 담긴 채) 돌아온다. 선배들의 책 소개글을 만날 수 있는 도서관을 꿈꾼다. 10년 후 다시 찾은 모교 도서관에서 나의 글을 발견하는 기쁨도 주고 싶다.


④ 밥 먹는 시간, 풍미를 끌어올리는 오뚜기 순후추

100g 기준 3천 원대│가까운 마트


가성비, 가심비 최고 점심은 학교 급식이다. 최근에 영양교사가 쓴 책 『오늘도 급식은 단짠단짠』(김정옥)을 읽고 나니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진하게 갖게 되었다. 급식을 사랑하지만 가끔 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때 ‘후추 한 꼬집’이 음식의 맛을 확 끌어 올린다. 동료 선생님의 후추를 얻어 쓰다가 올해 초, 후추 독립을 선언했다. 식당에 놓고 다닐까도 생각했지만 민폐가 될 것 같아 들고 다니는 수고를 선택한다. 책상 앞에 두고서 잊지 않고 챙기려고 애쓴다


⑤ 피젯토이 야구공, KBO 공인구

2만 원대│베이스볼킹 등 각종 쇼핑 스토어


수업이 마음에 안 들 때, 아이들 말과 행동에 마음이 쓰일 때 나도 모르게 두 손에는 야구공이 들려 있다. 나의 피젯토이(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는 야구공. 공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어느새 수업의 길이 보이고 아이의 겉모습이 아닌 속마음을 보는 여유가 생겨난다. 나는 무적 서울 LG Twins의 오래된 팬이다(올해 우승!)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사회인 야구팀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기도 했다. 학교에도 야구팬이 매우 많다. 올해 도서관에 오는 트윈스 팬들과 다른 팀 팬들의 온도는 극명하게 다르다. 여러분의 피젯토이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⑥ 마음에 드는 문장은 Tooler 숲 롱 인덱스 테이프

3,500원│쇼핑몰 툴러(Tooler)


 독서토론 수업을 하고 있다. 책은 복본으로 사서

모든 아이들이 책을 손에 들게 하고 독서 기록은

종이 기록장에 쓰도록 한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다면 밑줄 대신 인덱스 스티커를 문장에 붙여

보라고 한다. 1주일이 지나면 같은 책을 읽은 다른

반 학생들의 흔적이 책에 남는다. 아이들은 어떤

문장이 마음에 들었는지 확인해 보며 책을 읽으

라고 권한다. 이런 물리적인 감각들을 학생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 도서관 책에 밑줄을 그을 수 없어

서 찾은 것이 툴러의 제품들. 나는 ‘파스텔 톤의

숲 에디션 플래그’를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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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쓰는 맛을 아는 어른으로 자라길, 파이롯트 만년필 프레라 이로아이

35,000원대(만년필), 8,700원(이로시주쿠 잉크 15ml)│네이버스토어 등 다양


문구 박람회에 갔다가 만난 만년필. 래퍼 김진표 씨가 만년필을 안내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었다(홍보대사쯤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회사 오너의 가족이었다). 아무튼 입문자용 펜, 촉의 굵기는 캘리그라피용을 선택했다. 직접 써 보니 악필인 나도 글씨를 꽤 괜찮게 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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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었다. 잉크는 작살나무 열매

색(보라색 계열)이라 마음에 들

었다. 직접 쓸 때도 있지만 보

통은 책상 앞에 있는 필사 코

너에 놓고 아이들도 쓸 수 있게

한다. “선생님, 이거 만년필이에

요?” 하면서 아이들은 좋아하

는 문장을 쓴다.


마음 북리뷰 서평지를 붙인 책과 옆에 놓인 만년필.

“만년필을 쓰는 일은 시간이 걸리고 번거로운 일이지

만, 아이들이 그 촉감을 기억하는 어른으로 자랐으면좋겠다.”


⑧ 도서관을 은은하게, 이니스프리 퍼퓸드 디퓨저 1015 삼나무

2만 원대│이니스프리(현재 단종)


6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 학교도서관은 1층이지만 뒤편에 옹벽이 있어 반지하와 비슷한 곳에 있다. 여름철이면 천정과 벽에서 물이 흘러나와 전임 사서선생님이 많이 고생하셨다. 오랜 시간 반복된 침수 피해와 낡은 나무서가, 버리지 않은 책들로 꿉꿉한 냄새가 났던 게 3년 전이었다. 제주 여행 중에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처음 접하고 삼나무 향을 구입해 도서관에 두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향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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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의 가호가 내려앉은, 

단정과 열정의 책상

최혜린 천안 청수고 사서교사


아침에 출근하고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어제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상. 메모지와 각종 서류, 업무 계획서, 반쯤 읽다 덮은 책들이 분주했던 어제의 하루를 말해 준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먼저 물 한 컵으로 몸을 깨우고 츄어블 비타민을 꺼내 먹는다. 책상 한편에는 나태주 시인의‘ 시간의 쉼표’ 달력이 놓여 있다. 한 장 넘기며 오늘의 문장을 조용히 읽어 보고, 그 여운 속에서 차분히 하루를 시작한다. 학교도서관의 하루는 언제나 이 책상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에, 그 위에 놓인 물건들 속엔 나의 시간과 취향이 천천히 쌓여 간다.


사서의 책상 위, 구석구석 아이템들


① 도서관 정리 필수템, 님복 시노링크 라벨프린터 300dpi HOT

8만 원대│지마켓 등 구매처 다양

 언제나 책상 한구석에서 대기 중인 라벨프린터는 도서관 정

리의 든든한 조력자다. 라벨지의 색상과 모양, 크기도 다양

해서 어떤 라벨지로 기록할지 고르는 재미가 있다. 새로 들

어온 책의 등록번호부터 서가 구역 표시, 북큐레이션 코너,

심지어 서랍 속 간식통까지 라벨프린터는 장서뿐 아니라

도서관의 모든 물품에 이름을 붙여 주고, 개성을 더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라벨 덕분에 도서관 물품들을 잃어버리

는 일도 줄었다. 라벨지 위에 또렷하게 인쇄된 문구들을

바라보면 정리된 공간만큼 마음도 한결 단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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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사서의 전투복, 3M 컴포트 그립 글로브 터치 장갑 HOT

3개당 8천 원대│쿠팡 등 구매처 다양


사서의 손을 지켜 주는 장비이자, 먼지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패다. 겉보기엔 평범한 작업용 장갑이지만, 직접 착용해 보면 다르다. 고무 재질의 감촉이 손끝에 닿는 순간, 마치 스위치가 눌린 듯 ‘도서관 서가 정리 모드’가 켜진다. 어쩐지 괜히 손이 바빠지고,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 정리하고 싶어진다. 책장 깊숙이 잠든 도서를 꺼내면, 먼지가 너무 날려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스티커가 벗겨지고 색이 바랜 고전 소설,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쓴 책들, 등록번호가 희미해진 오래된 그림책을 다룰 때에도 이 장갑과 함께라면 든든하다.


③ 깔별로 용도 다름! 미피 피규어 칭찬 만년 도장 4개 세트

1개당 3천 원대│문구몰·소품숍 등 구매처 다양


도서관 속 2만 5천 권의 장서를 혼자서 관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검색된 책을 함께 찾아 주고, 반납된 도서를 제자리에 꽂고, 서가 사이의 먼지를 털어내는 일처럼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손길들이 모여 도서관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다. 도서관을 도와주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네 가지 색의 칭찬 도장을 마련했다. 노란색 도장은 청소와 정리를 통해 도서관을 쾌적하게 만들어 준 학생에게, 주황색 도장은 무거운 짐을 들어 준 학생에게, 초록색 도장은 도서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에게, 파란색 도장은 대출·반납 봉사활동에 성실히 임한 학생에게 주어진다. 모든 색의 도장을 다 모으면 상품이나 간식으로 교환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는 성취의 기쁨과 함께 또 하나의 즐거운 보상으로 다가온다.   /맛보기로 소개한 특집 외 다양한 이야기는 2025 <학교도서관저널> 12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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