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품 검색

장바구니0

작가저자 [우리가 주목한 작가]『그림 가게 만복당』 황지원 작가와의 만남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6-15 14:39 조회 9회 댓글 0건

본문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0379_5342.jpg

 


민화로운 생활,

행운이 올 테니까

『그림 가게 만복당』 황지원 작가와의 만남


인터뷰·사진 최문희 편집장


황지원 홍익대에서 예술학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그린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반짝, 가을이야』가 있고,『 그림 가게 만복당』은 쓰고 그린 첫 그림책이다. 아름답기만 한 그림이 아니라, 일상 구석구석에 깊숙이 자리하던 민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소박하지만 다정한 그림 한 점이 모두의 일상에 깃들기를 바란다(인스타그램 @owlandfish).

팬심이 있다는 건 근사한 일. 마음에 들여서 그 존재를 둘러싼 역사를 귀히 여길 줄 안다는 것. 여기, 우리 옛그림 ‘민화’를 사랑한 나머지, 팬심으로 3대에 걸쳐 민화를 파는 신통한 가게가 있다! 영업시간도 무려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부엉이, 까치, 다람쥐 등 동물로 분한 직원들과 작가들이 야행성 손님도 편히 오도록 물심양면으로 그림 가게 만복당을 지킨다. 베테랑 큐레이터를 능가하는 이들은 공부방엔 <책거리>를, 용처럼 늠름한 기운 얻고 싶은 이에겐 <운룡도> 그림을 방에 걸어 보라 권한다는데… 누군가의 섬세한 붓질을 따라 한 바퀴 가게를 도니, 몰랐던 민화의 세계가 달력처럼 친근해져 팬심이 돋는 것 같다. 만복당 어딘가 상주 중이라던데, 이 세계관을 만든 창조주를 부를 차례다.


예술학을 전공했는데, ‘민화 덕후’가 된 계기는 그림을 공부하면서부터였을까요?

2018년쯤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전엔 그림도 민화도 그리지 않았어요. 대학 졸업하고 박물관에서 잠깐 일하다가 출판사로 옮겨 편집 디자인 일을 해 왔거든요. 회사 다니는 게 힘들어서 ‘회사 안 다니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어머니 작업실에서 민화를 배우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이후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에 참가해서 손수 그린 엽서와 원화를 전시했는데, 제 작품을 본 출판사 작은코도마뱀 편집장께서 그림책 작업을 해 보자고 제안하셨어요. ‘계절 빛깔 그림책’ 시리즈로 신인 작가 네 명이 계절별 그림책을 낼 예정인데, 제게 ‘가을 편’을 그려 보자 하셨죠. 그렇게 하선영 편집자님이 글을 쓰고 제가 그림을 그린 끝에 『반짝, 가을이야』를 냈어요. 서일페에서도 전통 재료로 그린 책거리를 비롯해 요즘 스타일로 그린 포스터를 팔았거든요. 그림책 역시 민화 스타일로 그려 달라 하셔서 아이가 가을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민화풍으로 표현했죠. 『그림 가게 만복당』도 ‘민화 이야기로 풀어보자’ 하는 고민 끝에 낸 그림책이에요.



생업이 될 줄 몰랐지만,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게 해준 해방구가 있었다면요?

오히려 그림과 동떨어진 행위에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만화책을 많이 봤거든요. 추리물도 좋아하는데, 장르 가리지 않고 순정, 괴담물 등 폭넓게 읽어요. 특히, 현실 세계와 좀더 다른 이야기 세계에 다녀오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그중에서도 (SF 작가의 대명사인) 어슐러 K. 르 귄을 좋아해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과 감동이 있더라고요. 어스시 전집(6권)은 마법 능력을 가진 주인공 게드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인데, 특히 2권 『아투안의 무덤』을 추천해요. 끊임없는 펼쳐지는 미궁, 동굴과 비슷한 공간이 나오는데 그곳을 탈출하는 이야기가 재밌어요! 사실 저는 고등학생 때만 해도 이과였고, 어쩌다 미대에 갔고, 편집디자인을 하다가 그림책 그리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여전히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분야 하나를 쭉 파기보다 비슷한 성질의 다양한 일에 관심을 기울여 온 것 같아요. 그게 나름 그림을 계속 그리게 해 준 작은 해방구일지도 모르겠네요.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0674_3206.png 

전통회화 기법이 두드러지는 『반짝, 가을이야』를 작업하면서, 요즘 어린이가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을 구성하는 것도 관건이었을 것 같아요.

민화의 특징은 고유하게 살리면서도 요새 어린이들 생활을 염두에 두고 그렸어

요. 가령, 옛 시골 풍경이 아닌 흔하게 볼 수 있는 아파트 화단의 가을 풍경을

표현하고, 고서 대신 요즘 책들을 등장시켰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노볼이나

고양이, 참새도 넣고요. 요즘 쓰는 물건이 (우리 고유의) 민화체로 그려졌다는 걸

어린이들이 떠올릴 수 있도록 디테일에 공을 들였어요. 『반짝, 가을이야』에 산수

화를 기반으로 병풍을 표현한 장면이 있는데, 색깔을 다양하게 넣어서 요즘 독

자가 밝게 느낄 수 있도록 변주를 거쳤어요. 과일을 실은 쟁반을 표현한 민화에 요즘 먹는 과일인 샤인머스캣을 곁들여 그리고, 분청사기 문양도 색다르게 표현했고요. (편집자: 작업할 때 시그니처처럼 지키는 철칙 같은 게 있다면요?) 옛그림을 현대식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하면서도 ‘귀엽게’ 그리는 걸 놓치고 싶지 않아요. (웃음) 이를테면 병풍 속 패턴과 색상을 조화롭게 지키면서도 특유의 비틀기와 귀여움을 잘 살리고 싶어요.



반려동물 매거진 <이음>의 표지를 그리기도 했죠. 동식물 오브제에 애정이 각별한데, 지금껏 루틴으로 삼아온 나름의 동식물 관찰법이 있나요?

자료조사를 철저하게 해요. 이름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구석구석 찾아봐요.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도감도 가끔 보고요. 작은 동물 한 마리라도 그리려고 자료를 살피면, 제가 생각한 거랑 다르게 생긴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캐릭터로 변형해서 그리더라도 본래 생김새와 서식지를 꼼꼼히 살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려 해요. 민화를 공부할 때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도록들을 자세히 보는데요. 민화를 공부하면서 굳이 제가 다시 안 그려도 될 만큼 대단한 작품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편집자: 작가님이 다르게 표현해 보고 싶었던 민화가 있었다2026년 6월호 161면요?) 사실, 옛사람들이 개성 있게그린 그림들이 워낙 다채로워서 과연 내가 더 잘 그릴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이번 책 작업을 하면서 들었거든요. 이미 멋진 그림이 많은데, 그것 너머의 의미를 스스로 분명히 세울 수 있을 때야 완성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이번 그림책을 쓰고 그렸던 것 같아요.



『그림 가게 만복당』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통교 서화사1) 전시도록을 본 일에서 출발했다고 밝혔죠. 도록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나요?

민화를 다룬 그림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고 난 뒤 자료조사를 숱하게 거쳤어요. 그러다가 2018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통교 서화사> 도록을 봤는데, 읽다 보니 새삼스레 민화는 요즘 우리가 박물관이나 갤러리에 가서 보는 진귀한 예술작품만은 아니겠구나, 싶더라고요. 당시엔 새해가 되면 시장이나 상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생활 속 그림’이었겠다는 짐작이 들었어요. 민화의 실용적인 면을 생각하게 되었죠. 현대에 그런 그림 가게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책 작업을 시작했는데, 기획 초반엔 고민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서울역사 박물관을 들렀는데, 백화점 카탈로그처럼 생긴 계림상회 영업 목록을 알게 됐죠.

박물관 안에 국내 근대 시절에 제작한 백화점 카탈로그 같은 기록물이 꽤 많아서 놀랐어요. 그래서 이번 그림책 이야기를 카탈로그 형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편집자: 만복당 가게 내부 구조, 작가 소개, 점원 소개 등을 작가님이 다 기획하신 거예요?) 네. 카탈로그로 그리려면 구조를 짜야 하잖아요. 사료들을 보니 가게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1371_0193.png


1) 조선후기, 한양의 최고 번화가였던 청계천 광통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글과 그림을 팔던 시장. 양반 사대부의 전유물이었던 서화는 당시 상업의 번성으로 여유가 생긴 중인·왈짜·평민들도 소비하는 상품이었다(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카테고리에서 발췌·정리 https://museum.seoul.go.kr).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1452_4036.png

직원 소개부터 하길래, 『그림 가게 만복당』도 그렇게 구성해야겠다 싶었죠. 일본에도 오래된 그림 가게를 소개한 카탈로그가 많이 남아 있는데, (가게 창업주) 1대부터 지금까지 (가업을 이어받은 현황도) 안내해 주더라고요. 우리 현실은 다소 남성 위주 사회이기에, 『그림 가게 만복당』 창업의 역사만큼은 할머니에서 시작해 딸로 이어지는 순으로 신선하게 짜 봤어요. 전체적으론 성별이나 나이 상관없이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데 조화로운 모습을 띨 수 있도록 신경을 썼죠.



목숨 ‘수’와 복 ‘복’ 글자를 다양한 사물로 표현한 <백수백복도> 등 몰랐던 민화의 세계를 구석구석 담았어요. 숙제로 지친 어린이에게 어떤 장면을 선물로 권하고 싶나요?

공부랑 전혀 상관없는 그림을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본문 중에 ‘치즈 고양이’ 작가가 솔방울 찻집의 다과 그림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숙제에 지친 어린이들이 이 그림을 보고 난 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공부 생각 안 하고 편히 쉬길 바라요. 사실 이 그림은 민화의 책거리2)에서 따온 것이에요. 벼루나 먹 대신에 달콤한 팥빙수와 롤케이크, 붕어빵, 커피뿐 아니라 옛 과자인 주악, 약과, 조선시대 당시에 많이 썼던 곱돌주전자도 함께 그렸거든요. 옛 다과상에 올랐던 음식들과 요즘 먹을거리를 한데 표현했는데, 어린이든 어른이든 이 그림을 상할 땐 시름을 놓고 맛있게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렸어요.


2) 책이나 벼루, 먹, 붓, 붓꽂이, 두루마리꽂이 따위의 문방구류를 그린 그림.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1612_3141.png


민화 그릴 때 쓰는 화구·문구, 고객 후기, 할인쿠폰 등 다양한 콘셉트의 장면들이 독자들을 즐겁게 해줘요. 학교도서관에서 이 책을 어떻게 활용했으면 하나요?

출판사에서 블로그에 독후활동지도 올려주셨고요(편집자 주: blog.naver.com/lizardbook에 접속한 뒤 왼쪽 카테고리에서 ‘도마뱀그림책’ 클릭> 상단 ‘그림 가게 만복당’ 게시글 클릭 > 게시글 하단 ‘만복당독후활동지.pptx를 내려받아 쓸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뒤 각자 좋아하는 물건들을 넣어서 책거리 형식의 민화를 그리면 어떨까요? 중요한 물건, 잘하고 싶은 무언가를 함께 그려도 좋고요. 책장 안에 책과 기물들이 놓여 일정한 규칙이 느껴지는 책가도(冊架圖)와 달리, 책거리(冊巨里)는 책과 ‘거리(내용이 될 만한 재료)’를 합친 말로, 책과 물건을 자유로이 배치한 그림이라 표현하는 데 큰 제약이 없어요. 조선시대 후기로 갈수록 시장에서도 책가도보다 책거리 그림이 더 많았던것 같더라고요. 그 자유분방한 그림의 매력을 어린이들도 누리길 바라요.



<월간 그림책>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그림을 훨씬 더 생활 가까이 두고 살았”다고 짚어 주셨는데요. 격식은 낮추고, 우리 민화를 친숙하게 보는 방법 없을까요?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1843_178.png 

 민화를 박물관에서 보는 그림으로만 보지 않고, 생

활 속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어떨까

싶어요. 책 끄트머리에 만복당 고객 후기 코너가 있

는데, 그림을 산 손님들 후기가 여럿 펼쳐지거든요.

가령, 시험에 합격하고 싶으면 방 안에 약리도(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 넘실거리는 파도 위로 뛰어오르는 커다

란 잉어 한 마리를 그린 그림,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

전)를 걸어볼 수 있을 테고요. 결혼할 때는 예로부터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고 믿어 온 모란 병풍을 놓아

볼 수도 있어요. 부엌에 해태 그림을 놓으면 불을 막

아주는 효험이 생긴대요. 비싼 원화 대신, 엽서 그림

이나 인쇄된 포스터로 민화와 친해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젊은 디자이너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이뮤(oimu-seoul.

com)를 둘러봐도 괜찮고요. 우리나라 전통 원단으로

만든 색이름 책갈피 등은 북촌뿐 아니라 국립현대미

술관 숍에도 있더라고요. (편집자: 책방들에도 꽤 입점

해 있고요.) 그렇게 옛사람의 흔적을 따온 작은 무언가를 소장하는 것이 민화와 친해지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림 한 점 집에 걸어두는 즐거움”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 이 책에 가득 스민 바, 민화를 그동안 유물이나 사치품으로만 여겼던 건 아닌지 새삼 되돌아봤어요. 독자들이 민화를 어떻게 느꼈으면 하나요? ‘민화는 이다’ 빈칸을 채워 주세요.

방에다 좋아하는 아이돌 포스터를 붙이듯, 마음 가는 민화를 고르고 애정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어린 독자들이 민화를 편하게 만났으면 하는 뜻에서, 민화는 ‘아이돌’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누군가의 팬처럼, 그저 좋아하는 공간에 그림을 걸어 두고 싶은 마음이 우리 삶에 깃든다면 좋겠습니다. 질리면 계절마다 바꿔 보기도 하면서요. (편집자: 차기작 계획이 궁금해져요.) 다음엔 풀과 벌레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데요. 민화로 치면 초충도라 할 수 있는데, 제 그림 세계 안에서 민화는 여러 기법 중 하나이기에, 어떤 모양으로 나올진 더 생각해 봐야할 것 같아요. 차근차근 또 다른 이야기를 작게 그려 보겠습니다.


37d5de316be25ce590fca1a67c3e9d92_1781501968_155.png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개인정보 이용약관 광고 및 제휴문의 instagram
Copyright © 2021 (주)학교도서관저널.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