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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옛이야기 다시 쓰기’를 짚어본다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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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7 22:03 조회 11,8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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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옛이야기를 무척 많이 듣고 자랐다. 친할머니, 외할머니가 옛이야기뿐 아니라 살아오신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들려주셨고, 아버지는 밤마다 우리 사남매를 앉혀 놓고 시리즈로 엮어서 들려주셨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토끼와 호랑이」,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나중에는 「홍길동전」을 날마다 조금씩 연속극처럼 들려주시고 아기장수, 이괄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를 초등학교 5, 6학년까지 들었다. 그때 들은 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특히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할머니께 듣고 아버지께 듣고, 나보다 두 살 위인 사촌오빠에게서도 들었다. 들을 때마다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데도 지금 내 머릿속에는 모두 같은 이야기로 기억되고 있다. 아마도 이런 몇몇 이야기는 여러 사람에게서 여러 번 듣는 동안 자연스럽게 공통의 유형이 생겨난 듯싶다.

옛이야기는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그때마다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달라진 이야기 하나하나를 ‘각편’이라고 한다. 각편이 다 다르긴 하지만 분석하고 비교해보면 화소(이야기의 요소) 중에 변하지 않고 굳어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 마치 비석에 새겨진 문구처럼 말한다. 그래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변화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굳어진 유형이 있음을 뜻하는 구비口碑란 말을 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문학을 구비문학口碑文學이라고 한다. 이렇게 각편들을 비교하여 변하지 않는 유형을 찾아 이를 ‘원형’이라고 부르거나 가장 먼저 쓰여진 각편을 원형이라고 보통 말하지만, 옛이야기에 있어 원형이란 말은 정확히 맞는 말은 아니라고 본다.

건 강 한 민중성, 간결한 형식미, 무한한 상상력
사람들은 옛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옛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대체 옛이야기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그럴까?

옛이야기는 힘없는 민중들의 소망을 배반하는 적이 없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악하게 살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 옛이야기에서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도, 힘센 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살아도 복 받을 짓만 하면 아들딸 많이 낳고 잘 먹고 잘 산다. 그리고 약하고 힘없는 이가 강하고 가진 것 많은 이를 여지없이 이긴다. 토끼가 호랑이를 골탕 먹이고 가진 것 많고 권력 있는 양반이 하인 막동이에게 보기좋게 골탕을 먹는다. 형들과 견줘 반쪽밖에 안 되는 반쪽이가 호랑이를 때려잡고 부잣집 예쁜 색시를 아내로 맞이한다. 이렇게 옛이야기는 약한 사람 편을 들어 힘없는 어린이, 민중들을 위로한다. 옛이야기에는 땀 흘려 일하는 백성들의 보편적인 가치관과 의식이 담겨 있으며, 그들의 생활 경험이 담겨 있고, 지배층에 대한 비판과 항거가 담겨 있기도 하다. 말로 전하든 글로 전하든 옛이야기가 지닌 민중성을 훼손하지 않고 전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의 전래동화에는 강하거나 부하거나 큰 존재에 대해 약하거나 가난하거나 작은 자가 잘 대비되어 있고, 이 대비에서 앞의 것은 어리석고 뒤의 것은 현명하여 마지막에는 반드시 뒤의 것이 이기도록 된다. 이것은 역사의 현실이 아니고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것을 권선징악으로 본다면, 세계의 위대한 문학의 고전들은 그대부분이 필경 권선징악의 문학이 될 것이다. 이러한 민중들의
소망과 지혜가 담긴 교훈성이 있음으로써 전래동화는 오늘날까지도 문학으로서 살아 있는 것이다.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 이오덕, 백산서당, 1984, 26쪽

그뿐 아니다. 옛이야기는 묘사 없이 사건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간결하고 깔끔한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세계, 현실과 초현실 세계가 경계 없이 넘나들어 상상의 폭이 크고 자유롭다.





「 삼 국 유 사 」 와 그리스·로마 신화,
초 등 교과서에도 실린 이야기
지난해 말 <학교도서관저널>에서 『당나귀 임금님』(청개구리)을 보내주면서 이 책에 대한 생각을 물어왔다. 몇 번을 읽어봐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옛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창작동화로 보는 게 어떨까 하며 다시 읽어도 도무지 어린이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맥이 잡히질 않았다. 그때부터 이미 나와 있는 비슷한 이야기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살펴보았다. 「삼국유사」를 기본 텍스트로 삼고 교과서에 실렸던 이야기와 그림책 다섯 권을 보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삼국유사」에 실려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삼국유사」에 실린 신라 48대 경문왕 이야기가 바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이야기가 서양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맞다. 서양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리스·로마 신화 가운데 미다스 왕 이야기다. 두 이야기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비슷하다. ‘백성의 소리는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고, 진실은 무엇으로도 가릴 수 없다’ 또 ‘하고 싶은 말을 못하면 병난다’는 주제가 담겨 있는데, 교과서에 실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나라를 잘 다스리는 훌륭한 임금으로 둔갑했다.

「삼국유사」가 전하는 경문왕은 그렇지 않다. 47대 헌안왕은 응렴이란 화랑이 마음에 들어 사위로 삼았다. 헌안왕이 죽자 응렴이 왕위에 올랐는데 밤마다 왕의 침소에 뱀이 우글우글하지 않은가. 신하들이 임금에게 뱀들을 내쫓겠다고 했더니 경문왕은 “아니다. 난 뱀들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또 응렴은 임금이 된뒤부터 귀가 길어져 당나귀 귀처럼 됐다. 임금은 관 만드는 신하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신하는 죽을 때가 다 되어 도림사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는 얼마 후에 죽는다. 그뒤부터 바람만 불면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소리가 나서 소문이 다 퍼졌다. 화가 난 임금은 그곳의 대나무를 다 베어버리고 산수유를 심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삼국유사」는 고려 때 일연 스님이 전국을 돌며 이야기를 모아 쓴 책이다. 신라 경문왕 이야기가 고려 중기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아무튼지 응렴이 임금이 된 다음부터 왜 귀가 길어졌을까? 「삼국유사」는 그 이유에 대해 어떤 말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임금의 방에 뱀들이 우글우글했다고 말할 뿐. 그렇다면 뱀들이 우글우글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때는 신라 말기. 이때는 임금이든 귀족이든 부패할 대로 부패해서 백성들이 무척 살기 힘든 때였다. 임금은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설사 뭔가 개혁적인 일을 하려고 해도 귀족들이 따라주지 않아 정책을 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뱀은 임금 곁에 있는 간신일 수도 있다. 아니면 방탕한 임금의 여인들일 수도 있고. 백성들은 그런 임금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임금의 귀가 길어진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일까? 아니면 흉일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각편들이 여기에서 크게 갈린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미다스 왕은 자신이 숭배하는 들의 신인 판과 수금(竪琴. 하프)의 신 아폴론이 수금 경연을 할 때 아폴론이 이기자 이의를 제기하고 심판의 정당성을 의심했다. 이에 화가 난 아폴론이 미다스 왕의 귀를 당나귀 귀로 만들어버렸다. 그 비밀은 이발사만이 알았고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명을 받았으나, 비밀을 알리고 싶어 견딜 수 없던 그는 초원으로 나가 구멍을 파고 비밀을 말한 다음 흙으로 덮었다. 그 후 초원에 갈대가 자라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속삭여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 그렇다, 명백하게 벌로 귀가 길어진 것이다. 그것은 그 무엇으로도 미화될 수 없는 부분이다.



옛 이 야 기 정신에 어긋나는 엉터리 이야기들 초등학교 5차, 6차 교육과정 동안 2학년 1학기 읽기책 교과서에 실렸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삼국유사」나 그리스·로마 신화에 실린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첫 문장부터 「삼국유사」가 말한 백성의 생각은 무시한 채 임금을 미화시켜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옛날 옛적에 백성을 무척 사랑하는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백성을 무척 사랑하는 임금이라니? 만약 그랬다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이야기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원래 백성들이란 태평성대에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할 뿐 누가 어떤 정치를 하든 관심이 없다. 중국에서 가장 태평하고 살기 좋았던 때가 요순 시대라 하고, 이때의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노래가 ‘격양가’이다.

日出而作 해가 뜨면 일하고 日入而息 해가 지면 쉬고 鑿井而飮 우물 파서 물 마시고 耕田而食 밭을 갈아 밥 먹으니 帝力于我 何有哉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 있으랴 어느 날 순임금이 자기가 정치를 잘하는지 알아보려고 백성들의 삶을 둘러보러 나갔는데, 한 노인이 땅바닥을 두드리며 격양가를 부르고 있었다. 순임금은 이것을 보고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백성이란 원래 이렇다. 자기 일을 해서 일한 만큼 잘 살 수 있다면 임금의 덕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는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참으로 태평한 시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노래를 들은 요임금은 그제서야 크게 만족하며 “과시(果是) 태평(太平) 세월이로고.” 하였다 한다.

백성들은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에게 관대하지 않다. 일을 잘해 태평성대가 오면 당연한 것이다. 누구 하나 잘했다고 칭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잘못해서 먹고살기 힘들어지면 어떻게든 말하게 되어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삼국유사」에 실려 전해온 것은 분명 백성들이 살기 힘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만약 경문왕이 정치를 잘했으면 아예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백성들은 태평성대일 때는 말하지 않으니까.

교과서 이야기의 문장은 옛이야기의 특성에도 맞지 않는다. 옛이야기는 ‘백성을 무척 사랑하는’ 같은 추상적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 임금이 훌륭한지 아닌지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판단할 몫이다. 옛이야기에서는 사건으로만 말할 뿐이다. 또 교과서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실린 이야기와 크게 다른 것은 자기 비밀이 온 세상에 알려져 병이 든 임금에게 농부가 나타나서 이야기를 반전시키는 부분이다. 주제가 완전히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하루는 시골에서 농부 한 사람이 올라와서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 같이 큰 것은 결코 흉이 아닙니다. 도리어 자랑스러운 일이니, 귀를 감추지 마십시오.” “왜 그런가?” “백성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의 귀가 그렇게 커진 것입니다. 귀가 크면 백성들이 하는 말을 모두 귀담아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 그래. 네 말이 그럴 듯하구나.”

임금은 농부의 말을 듣고나서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했다. 이제까지 그토록 부끄러워하던 귀를 농부 말 한마디에 자랑스러워하다니……. 이는 착한 백성을 바보로 만들고 대신 백성을 못살게 하는 권력자를 선하고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다. 옛이야기 정신에 완전히 어긋나는 일이다. 다시 쓰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권선징악이란 옛이야기의 정신이 사라졌다. 이처럼 주제가 바뀐 채 10년 동안이나 교과서에 실려 있었으니 그 영향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그때 초등학교에 다닌 어린이는 물론 받아쓰기를 시킨 학부모까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교과서에 실린 대로만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옛이야기를 다시 쓰는 일은 이렇듯 조심스러운 것이다.

교과서의 글은 대학에서 구비문학을 강의하는 교수가 썼다. 그분이 어느 출판사에서 주최한 행사의 강사로 나오신다기에 참석했다가 “아실 만한 분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왜 그렇게 쓰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그런 각편도 있어.” 했다. “각편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교과서에 실릴 거면 좋은 각편을 골라 쓰든가, 아니면 ‘팥죽할머니와 호랑이’처럼 좋은 옛이야기를 쓰실 수도 있었을 텐데요.” 했더니, “이 사람아, 교과서는 내 마음대로 만드는 줄 아는가?” 하시는 거였다. 우리 현실이 더없이 답답하고 씁쓸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각편을 살펴보니…
옛이야기 다시 쓰기는 동화 창작과 다르건만
교과서 영향 때문일까. 요즘 나온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3종을 보니 그중 2종이 교과서의 그것처럼 임금님을 아주 훌륭한 사람으로 그려 놓았다. 외국 책 2종 중 1종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온 미다스 왕 이야기를 그대로 썼고, 다른 하나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고이 간직했던 왕의 비밀이 드러나는 이야기다. 『당나귀 임금님』(조태봉 글. 심보영 그림. 청개구리 펴냄)이란 책이 그 예이다. 글을 쓴 작가는 신라 경문왕 이야기를 새롭게 고쳐 쓴 것이라고 했다. 책에 실린 글쓴이의 말을 살펴보자.

‘경문왕은 본래부터 어진 성품이긴 했으나 왕이 되고 나서는 더욱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바른 정치를 한 어진 임금님이라고 해요. 아마도 귀가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다는 것은 백성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백성들의 어려움과 뜻을 헤아려 살펴준 어진 임금님이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삼국유사」의 어떤 부분을 보고 이렇게 해석했는지 알 수가 없다. 같은 책을 보고도 이렇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옛이야기가 백성들 사이에서 만들어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백성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분명해질 터인데, 그 생각은 뒤로 밀어 놓은 채 어린이에게 흥미를 끌 내용으로만 이야기를 끌고간 것이 문제다.

이 책에 나오는 임금은 재미있고 값어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귀가 커졌단다. 그는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대궐 곳간 문을 활짝 열어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주었다. 임금은 기분이 좋아져서 귀를 쫑긋거리다가 귀가 점점 더 커졌단다. 그런데 자신의 큰 귀를 부끄러워했다니, 훌륭한 일을 하다가 당나귀 귀가 되었는데 왜 부끄럽단 말인가. 정신은 간데없고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한 단면으로 밖에 안 보인다. 이 책에는 소문이 퍼지게 된 원인도 없다. 임금이 늘 큰 모자를 쓰는 것을 궁금해하다가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것이 밝혀졌단다. 이 이야기에는 원인은 없고 결과만 있다. 개연성이 없다. 더구나 당나귀 임금님은 주인공다운 사건도 겪지 않고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도 않는다. 벌어지는 사건도 앞뒤가 안 맞고 특별한 사건 없이 갈등만 한다.

「삼국유사」에 실린 경문왕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누구일까? 주인공은 말하는 화자이다. 즉 백성이다. 임금이 하는 짓을 보고 말하는 것이다. 임금이 주인공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임금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당나귀 귀 때문에 가고 싶지 않았으나 결국 큰 나라 임금 생일을 맞아 신하들과 함께 큰 나라로 간 당나귀 임금님. 그를 본 한 아이가 ‘벌거숭이 임금님’의 아이처럼 “저기 당나귀 임금님이다!” 하고 외친다. 이때도 임금은 부끄러워 모자를 꽉 움켜잡는다. 그러던 임금이 나중에 스스로 “내 귀가 좋은 귀, 복귀로구나.” 하며 좋아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옛이야기에서 너무 멀리 빗겨나갔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주제도 옛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옛이야기를 다시 쓴 것이라기보다는 새롭게 쓴 창작동화로 보는 것이 옳겠다. 그러나 창작동화로 본다면 더욱이 권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







민의는 막을 수 없고 진실은 가릴 수 없건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배효정 글. 박준 그림. 한국헤밍웨이 펴냄)도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와 비슷하다. 이 책에서는 관 만드는 사람이 자신 때문에 죽은 걸 알게 된 임금이 스스로 뉘우쳐 모자를 벗고 생활한 것으로 그려진다. 한 지혜로운 신하가 “임금님의 큰 귀는 가엾은 백성들의 목소리를 잘 들으라는 하늘의 선물 같사옵니다.”라고 말해 임금은 자랑스럽게 귀를 내놓고 살았다.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와 너무나 비슷하다. 교과서에는 농부가 나타나서 말하는데 여기서는 신하가 말한다는 것만 다르다.

또 다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파타크루아 글. 마기코모라 그림. 신택식 옮김. 한국헤밍웨이 펴냄)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임금의 머리를 손질하는 이발사가 땅을 파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더니 나중에 그곳에서 갈대가 돋아나 자랐다. 광대가 그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었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소리가 나왔다. 비밀을 알게 된 사람들은 큰소리로 웃었고 임금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곧 사람들을 따라 하하 웃다가 가발이 벗겨져 그때부터 비밀이 없어진 임금은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비밀이 드러난 뒤 임금의 태도가 애매하다. 부끄러운 채 귀를 내놓고 살았다는 것인가? 그것은 아닌 것 같고 백성들의 소리를 잘 들어 귀가 길어졌다며 자랑스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적어도 ‘어떤 방법으로든 진실은 밝혀진다’는 주제는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작품 해설이다.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인 것을 개성으로 보고 있다.

‘각양각색’이란 말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게 생겼고 잘할 수 있는 일도 달라요. 해서 남들과 다르게 생겼다고 해서, 어떤 일을 남들보다 못한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당당하게 사는사람이 진짜 멋쟁이랍니다. 어떤 일을 남들보다 못한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고대 그리스 미다스 왕의 전설에서 유래한 동화라면서 해설에다 ‘개성’ 운운하다니 이해가 안 간다. 작품 해설을 작가가 직접 썼는지 우리 동화작가가 썼는지 분명하지가 않다. 해설 바로 옆에 ‘새로 쓰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글이 있는데, 임금님은 자기 귀가 큰 것을 개성으로 받아들이고 귀를 내놓고 살았다고 쓰고 있다. 백성의 생각을 무시한 채 쓰여진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이 개성에 관한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작품 해설에서는 개성에 대해 말하고 있으니 누가 해설을 썼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살펴본 책 중 가장 좋은 이야기는 서정오 선생이 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한지희 그림. 보리 펴냄)다. 어린아이가 집안일을 하는 엄마에게 같이 놀자고 졸라대자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인데, 「삼국유사」에서 유래된 이야기와 가장 비슷하다. ‘백성의 소리는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고 진실은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진다’는 주제가 잘 살아 있고,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진행되어 재미있다.

옛이야기 다시 쓰기, 얼마나 소중하고 조심스런 일인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중심으로 20여 명이 모여 ‘옛이야기 다시 쓰기’를 공부하고 토론할 기회를 가졌다(6월 12일.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 어린이문학분과 워크숍). 옛이야기 다시 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서로들 새삼 확인한 시간이었다.

교과서에 실렸던 글, 「삼국유사」에 실린 이야기, 청개구리가 펴낸 『당나귀 임금님』, 보리에서 펴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함께 읽고 토론을 벌였는데, 나이에 따라 의견이 조금씩 달랐다. 30대 초반 분들의 모둠에서는 교과서에 실렸던 이야기가 친숙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다음으로 『당나귀 임금님』이 재미있다고 했다. 임금님 캐릭터가 인간적이어서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좀 나이가 든 분들 대부분은 보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라고 했다. 교과서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보았을 30대 초반 사람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 세대는 옛이야기가 가지는 힘 중에 어떤 한 부분을 놓치고 만 세대가 아닐까.

어린이가 보는 옛이야기는 권선징악이 분명하게 들어나고 민중성이 살아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어린이는 선악에 대한 구분이 분명하다. 선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린이나 힘없는 민중이 어떻게 이 세상을 믿고 살아갈 수 있으며 어떻게 꿈을 꿀 수가 있겠는가. 어린이는 어른보다 훨씬 정직하고 또 정의롭다. ‘벌거숭이 임금님’이란 이야기에서도 어른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어린이는 거리낌 없이 말하지 않는가.

옛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큰 힘을 준다. 들을 때는 ‘재미있다’는 것이 전부일지 몰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작용하는 힘이 옛이야기에는 있다. 특히 영혼이 맑고 깨끗한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옛이야기를 다시 쓰는 일은 정말이지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 적어도 어떤 이야기에서 유래됐는지 안다면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주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 여러 각편에서 공통의 유형을 찾아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옛이야기는 글로 전해지는 것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 그 맛이 살고 덜 위험하다. 설사 잘못된 이야기를 했다 하더라도 말은 금방 잊혀지고 또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 무의식 속에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관이 담긴 이야기가 깊이 남아 그 힘을 발휘할 테니까.

워 크 숍 자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각편 1 교과서 수록 글
옛날 옛적에 백성을 무척 사랑하는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내 귀가 왜 이래! 꼭 당나귀 같구나.’ 임금님은 머리를 빗겨주고 관도 씌워 주는 신하를 얼른 불렀습니다. “어서 이 귀를 감추어서 아무도 모르게 하여라.
소문을 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신하는 임금이 시키는 대로 하였습니다.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 같다는 말을 하고 싶어도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병이 났습니다. ‘속 시원하게 말 좀 하였으면…….’ 신하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얼마 안 가서,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 같다는 소문이 나라 안에 널리 퍼졌습니다. 이 소문은 마침내 임금님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화가 난 임금님은 대나무를 모조리 베어 버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러나 대나무를 베어 낸 자리에서는 여전히 이 소리가 났습니다.

임금님은 무척 괴로웠습니다. 병까지 났습니다. 훌륭한 의원도, 좋은 약도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시골에서 농부 한 사람이 올라와서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 같이 큰 것은 결코 흉이 아닙니다. 도리어 자랑스러운 일이니, 귀를 감추지 마십시오.”
“왜 그런가?” “백성을 무척 사랑하시기 때문에 임금님의 귀가 그렇게 커진 것입니다. 귀가 크면 백성들이 하는 말을 모두 귀담아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 그래. 네 말이 그럴 듯하구나.” 농부의 이야기를 듣고 난 임금님은 아주 기뻤습니다. 임금님은 감추었던 귀를 곧바로 내놓았습니다. 농부에게는 큰 상을 내렸습니다. 병도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그 뒤, 나라를 잘 다스려서 훌륭한 임금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각편 2 「삼국유사」 경문왕 편
앞 줄임... 젊은이를 사위로 맞아들인 얼마 후 임금님은 큰 병이 났어. 그래서 임금님은 “맏사위가 내 뒤를 이어 나라를 다스리게 하시오.” 하며 신하들에게 유언을 했지.

임금님이 죽자 젊은이가 이 나라의 임금이 되었다. 젊은이가 임금 자리에 오르자 참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어. 무슨 일이냐고? 글쎄, 임금님이 자는 방에 밤마다 뱀들이 우글우글 하는 거야. 신하들이 너무 놀라서 “임금님, 저 뱀들을 다 내쫓을까요?” 했지. 그러나 임금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아니다. 그냥 두어라. 나는 뱀들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느니라.”
그래서 보니 정말 임금님이 잘 때는 뱀들이 혀를 날름거리며 가슴을 덮어주더래.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은 임금이 된 다음부터 귀가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는 거야. 꼭 당나귀 귀처럼 말이야. 임금님은 이 사실이 알려질까봐 늘 안절부절이었어.

가운데 줄임... 죽을 때가 다 되어 신하는 동네에서 멀리 떨어져 아무도 없는 대나무 밭으로 갔어. 그리고는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하며 소리쳤어. 그렇게 하고 싶던 말을 하고 나니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어. 그렇지만 너무 오래 앓아 며칠 후 죽고 말았단다.
그 후 바람만 불면, 대나무 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소리가 나는 거야. 이 소리는 바람을 타고 마을까지 왔지.

임금님은 너무나 화가 나 안절부절을 못했어. 해서, 대나무를 몽땅 베어 버리라고 했다. 사람들은 대나무를 베어 버린 자리에 산수유 나무를 심었단다. 산수유 나무가 어느만큼 자라자 밭에서 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감춰도 아무 소용없게 된 거지.



워 크 숍 자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각편 3 『당나귀 임금님』 (청개구리)


앞 줄임... 어느 날 임금님은 연못가를 거닐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처럼 커다랗게 변해 있었거든요. 이야기를 너무 좋아한 게 잘못일까요? 귀를 너무 많이 쫑긋거려서 이렇게 된 걸까요? 임금님은 너무너무 부끄러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하다가 복두쟁이를 불렀어요. “내 귀를 가릴 만큼 큰 모자를 만들어 오너라!” 그리고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못하게 했지요.

가운데 줄임... 그 무렵 임금님에게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어요. “뭐라고? 큰 나라 왕이 생일잔치를 연다고?” 임금님은 어쩌면 좋을지 몰라 망설여졌어요. 큰 나라 왕은 욕심꾸러기였거든요. 생일 초대를 거절할 수도 없고 당나귀처럼 큰 귀를 펄럭이며 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마침내 임금님은 결정했어요. 큰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큰 나라 왕에게 줄 생일 선물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쌀 스무 수레, 세상에서 제일 알이 굵은 옥수수 스무 수레, 세상에서 최고로 좋은 비단 스무 수레를 끌고 신하들과 함께 큰 나라로 갔어요.

가운데 줄임... 생일잔치가 한창 무르익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대궐 밖이 몹시 시끄러워졌어요. “밖이 왜 저리 소란스러운가요?” 임금님이 묻자, 큰 나라 왕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어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저 야단이랍니다. 백성들은 본래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으니까요.” 큰 나라 왕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요. 임금님은 꾹 참았지만 자꾸만 두 귀가 쫑긋거려 견딜 수가 없었어요. 마침내 대궐 밖으로 나가 보았지요. 백성들은 잘못된 나랏일에 반대하고 있었어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다고 불평이었어요. 이윽고 군사들이 달려들어 매질을 하기 시작했어요.
“귀가 작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꼭 들어야 할 이야기도 못 들으면 큰일이지.” 큰 나라 백성들이 가여워 마음이 아픈 임금님은 왕에게 줄 선물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말았어요. 그때 한 어린아이가 임금님을 보고 큰 소리로 외쳤어요. “저기 당나귀 임금님이다!”
백성들이 임금님 주위로 몰려들며 웅성거렸어요. 임금님은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임금님은 부끄러워 저도 모르게 모자를 꽉 움켜잡았어요. 서둘러 임금님 나라로 돌아오고 말았지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되었으니 어찌할꼬?” 임금님은 긴 한숨만 내쉬었어요. 그런데 얼마 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큰 나라 백성들이 하나둘 임금님 나라로 몰려오는 거예요. “우린 당나귀 임금님 나라에서 살려고 왔어요.”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농사도 더 많이 짓고 나라가 자꾸자꾸 커져 갔어요. 대신에 큰 나라는 점점 작아져 작은 나라가 되고 왕 혼자만 남아왕 노릇을 하게 되었지요. 그제야 임금님은 “내 귀가 좋은 귀, 복귀로구나.” 껄껄껄 웃으며 무척 기뻐했어요. 뒤 줄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각편 4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보리
)
앞 줄임... 에헴, 옛날 옛적에 말이지. 한 임금님이 살았는데. 이 임금님한테는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어. 무슨 걱정거리냐고? 글쎄, 임금님 귀가 날마다 자라나지 뭐야. 하룻밤 자고 나면 이만큼. 또 하룻밤 자고 나면 이만큼. 그래서 당나귀 귀처럼 길게 자랐대. 가운데 줄임...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자니 오죽 갑갑하겠어? 혼자서 속으로 끙끙 앓았지.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대나무 숲을 지나게 되었어. 바람이 불 때마다 댓잎들이 스스랑 스스랑 소리를 내는데, 어디를 둘러봐도 대나무뿐이야. ‘옳지, 여기서는 말을 해도 되겠구나.’ 할아버지는 얼른 대나무 숲으로들어갔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실컷 소리를 질렀지. 아이, 시원하다. 아이,후련하다. 할아버지는 겅중겅중 뛰어서 집으로 돌아갔어.

그런데 그 때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어.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스스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스스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이런 소리가 나는 거야. 한 사람이 듣고, 두 사람이 듣고…… 마침내는 임금님도 듣게 되었지. 임금님은 몹시 화가 나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려라.”
가운데 줄임... 그 자리에 산초나무가 자라나서, 바람이 불 때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싸그락, 싸그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싸그락, 싸그락.” 하는 소리를 내더래. 임금님은 산초나무도 베어 버리라고 했지. 하하, 그럼 뭐 해?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건 온 나라 백성들이 다 알게 되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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