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눈 맞추는 성교육 Q&A] 남학생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 자료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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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학생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 자료는 뭘까요?
두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중 한 녀석은 세상에 나올 당시 2.5kg의 체구로 태어나 목욕을 시킬 때 등뼈가 도드라져서 어른들에게 안쓰러움을 샀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아기 띠에 넣고 아기를 키우는 지인의 집에 놀러 갔습니다. 육아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서로의 아기를 안다가 놀랐습니다. 여자 아기를 안아 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훨씬 부드럽고 말랑한 느낌이었어요.
서현주 전 초등 교사, 폭력예방교육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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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팔씨름 도전장을 내민 아들
여자 아기의 엄마 반응도 그랬죠. “작은데 생각보다 단단하네. 남자 아기는 이런 느낌이구나.힘도 센 것 같아.” 이후, 무럭무럭 자라난 제 아이가 유치원에서 씨름을 배워서 제게 시합을 요구했습니다. 키도 작고 허리춤도 한 줌이라 안다리를 걸어 이불 위에 세게 눕혀 주었습니다. 지는 느낌이 분했던지 그 이후로도 손바닥 밀치기, 팔씨름 등을 하자고 졸라댔습니다. 아이는 한 번도 엄마를 이긴 적이 없기에 엄마는 나보다 강한 사람이라 여긴 것 같았어요. 시간이 흘러 아이는 초등 고학년이 되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사춘기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날도 팔씨름 도전장을 내밀더군요. 평소에 운동을 가까이하며 살고, 팔씨름에서는 자신 있던 저는 웃으며 소매를 걷어 붙었습니다. 몇 달 만에 잡아본 손아귀 힘이 제법 세졌다는 것을 느꼈지만, 제 손등이 10초 안에 바닥에 먼저 닿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럴 수가, 우리 집 초딩에게 지다니.’ 그때 교사 선배들께 들었던 말씀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어요. ‘성인 여자라도 5학년부터는 남자애들을 힘으론 이길 수 없어. 그러니까 눈빛이나 다른 것으로 제압해야지.’ 갑작스러운 패배에 당황한 나머지 이번에는 제 쪽에서 시합을 요구했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불리한 것은 저였습니다. 놀란 것은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 장난치지 마세요. 최선을 다해 힘을 주시라고요.” “최선 다한 거 맞거든. 패배가 쓰니까 말 걸지 말아 줄래.” 아이는 자신이 넘을 수 없는 산이라고 생각했던 존재를 이긴 기쁨보다 당황스러움이 더 큰 듯했습니다. 저는 그날부터 세뇌 교육에 들어갔어요. “학교에서 절대 여자 친구들에게 힘쓰지 마라, 너보다 어리거나 힘이 약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하면 안 돼, 엄마는 너보다 이제 약하니까 장난으로라도 세게 밀거나 하지 말아 줘.” 집안에서는 엄마가 막강한 권위를 가지지만, 신체적 차이에서는 초등 고학년 아들이 앞서 나가기 시작하는 이때, 성교육의 중요한 방점을 찍을 시기임을 체감했습니다. 앞으로 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해지고 힘도 더 세질 일만 남았으니까요.
가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 볼까?” “아니에요. 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또 그러면 선생님께 직접 말씀 드 릴게요.” 그즈음 아이의 알림장에 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누구 랑 사귄다, 좋아한다 놀리는 말 금지. 언어 폭력이 될 수 있음.’ 그 이후로 A가 성가시게 하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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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처럼 스마트폰 영향을 많이 받는 남성 청소년들에게 추 천하고 싶은 책 『성교육이 끝나면 더 궁금한 성 이야기』입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어른을 찾기보다 유튜브나 AI 검색에 손이 가는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도서입니다. 머릿속을 맴도는 성 적 질문들에 대한 답변까지 세심히 건네줍니다. 사춘기 때 한 번 쯤 상상해 보는 엉뚱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있습니다. 실제 청 소년들이 보낸 메시지에 대한 성교육 FAQ 모음집으로 구성했 습니다. 청소년 독자들은 나와 비슷한 나잇대 친구들이 던진 질 문에 안도감과 해방감도 느낄 것입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성 궁금증은 자연스러운 것이구나.’ 하고 말이죠. 질문 하나당 한 쪽씩 답을 할애하기에, 긴 글을 부담스러워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안성맞춤입니다. 그림책 『3초 다이빙』도 남성 청소년과 함께 읽었으면 합니다. 텍스트가 짧아서 유아용 책이냐 할 수 있지만 찬찬히 보면 생 각이 달라질 거예요. 주인공 남자아이는 자신을 ‘부족한 존재’ 인 것처럼 묘사합니다. 달리기 1등도 아니고, 수학도 못 하고, 밥 도 많이 안 먹는다고요. 하지만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즐기고 과 격하게 행동하는 것만이 진짜 남성성을 뜻하진 않죠. 체구가 크 든 작든, 느리든 빠르든 다 남자고 친구입니다. 이처럼 남성성이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책에 나오는 수영장만큼 흠 뻑 빠져드는 깊이가 이 그림책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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