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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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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2-12 14:25 조회 9,20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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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김상근 지음|한림출판사|36쪽|2015.06.25|11,000원|낮은학년|호기심, 자연
불룩한 가방을 메고 개구리 한 마리가 도망가고 있다. 표지를 펼쳐 보니, 가방에 든 무언가를 노리는 동물들이 그 뒤를 쫓고 있다. 말라가는 물을 보며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둘러 떠나는 개구리.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물들도 독자들만큼이나 가방 안이 궁금한가 보다. 다람쥐, 토끼, 원숭이, 곰이 각자의 상상으로 행복해 하며 개구리를 아니 가방을 따라간다. 아기자기한 그림, 파스텔 톤 색감과 동물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자연스럽고 흥미진진하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도, 다람쥐에서 곰으로 점점 큰 동물이 뒤따라오는 설정과 벼랑 끝에서 가방을 놓치는 장면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위기와 기대를 선물한다. 드디어 빨간 가방 속에서 쏟아지는 초록이들. 개구리를 쫓아가던 동물들은 메마른 땅을 지나 풍요로운 정글을 만나게 된다. 개구리가 다시 동물들을 뒤쫓는 반전적 마무리. 가방 안에 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 『두더지의 고민』만큼이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박신옥 서울서교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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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박선주 옮김|정글짐북스|33쪽|2015.07.20|12,000원|모든학년|사자, 두려움
“곧 이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참 무서운 말이다. 경고하듯 면지 색이 붉다. 사자의 방으로 들어온 호기심 많은 아이는 사자가 들어오는 소리에 놀라 침대 아래에 숨는다. 잔뜩 웅크린 아이는 온몸으로 두려워한다. 하지만 방에 들어온 것은 사자가 아니다. 사자가 아닌 소년, 소녀, 개, 새는 침대 아래, 천장 등, 양탄자 아래, 거울 뒤, 커튼 뒤로 숨는다. 드디어 사자가 돌아온다. 사자도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왠지 낯선 자기 방에서 이불을 쓰고 숨는다. 판화 기법으로 찍은 선은 굵지만 선명하지 않아 이러다 사자에게 들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준다. 두 눈을 가리고 두려워하는 사자와 사자의 머리 위에서 편안하게 잠드는 생쥐의 극단적인 모습은 막연한 두려움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낸다. 유일하게 움직이는 새의 깃털, 거미와 파리들을 통해 서로의 공간을 공유하는 소소한 그림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이 책은 2015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박신옥 서울서교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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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아이
에밀리 휴즈 지음|유소영 옮김|담푸스|40쪽|2015.05.15|10,800원|낮은학년|행복
앞표지에 풀과 꽃으로 장식한 아이의 큼직한 얼굴에서 건강함과 행복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커다란 눈은 순수하면서 당당한 느낌도 든다. 숲 속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한 아이가 살게 되고 동물들이 정성껏 보살핀다. 정글북에 나오는 모글리 같다. 새들이 말을 가르쳐 주고, 곰이 먹이 잡는 법을 가르친다. 여우와 놀면서 신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간섭이 없으면 동물하고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산과 들에서 나무와 풀과 꽃을 사랑하게 된다. 숲 속의 아름답고 거친 듯한 그림에서는 생동감이 넘친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가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불행한 생활을 하게 된다. 말하는 법, 먹는 법, 노는 법을 강요받은 아이는 참을 수가 없어서 숲속으로 돌아가 버린다. 사람들에게 키워졌던 개와 고양이도 함께 숲 속으로 가서 자연 속에서 그곳의 동물들과 자유로운 삶을 살아간다. 집과 학원과 학교를 돌고 도는 우리 아이들에게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다. 이동림 경상남도교육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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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꾼 동무들
김효숙 글|김유대 그림|길벗어린이|48쪽|2015.06.05|11,000원|낮은학년|영웅, 친구
깜짝 놀랄 만한 재주들이 만화 형식의 그림을 만나 익살맞게 펼쳐진다. 인물들의 재주는 만화의 칸을 나열하여 상세히 보여 주는데, 과장의 극단이다. 예컨대 주인공 단지손이는 산을 통째로 옮길 수 있는 수준의 괴력을 자랑한다. 작품의 해학성은 만화의 상징기호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한다. 콧김손이는 심보 고약한 호랑이들을 얼음장 위로 머리만 내놓은 채 얼려버리고, 단지손이가 호랑이 머리를 탁탁 쳤더니 머리가 팽이처럼 뱅글뱅글 돌면서 굴러가 버렸다고 한다. 신이한 재주를 가진 이들이 길에서 만나 의형제를 맺고, 위기를 극복해 가며 더불어 산다는 이야기는 매우 강한 전승력을 지닌 민담이다. 내기를 통해 서열을 가른 후 ‘의형제’를 맺는다는 민담의 보편적 모티프는 삭제되고, 인물들은 수평적 관계의 ‘동무’로 변형되어 그림책으로 재탄생되었다. 위계질서보다는 평등한 관계 맺기가 강조되는 시대성의 반영이니 의미 있는 변형이라 할 만하다. 제각각 재주를 지녔을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는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나름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박사문 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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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유령 크니기
벤야민 좀머할더 지음|루시드 폴 옮김|토토북|24쪽|2015.07.03|10,000원|낮은학년|책 읽기
유령이 책을 읽는다고? 앞표지에 책을 들고 있는 크니기를 보면 귀엽기도 하고 무엇을 읽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크니기가 아벨 이모한테서 생일선물로 책을 받았는데 책 속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크니기는 아직 책에서 글과 그림을 의미 있게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크니기는 포기하지 않고 도서관에 가서 여러 책들을 펼쳤지만 역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면서 베개 밑에 책을 두고 꿈속에서라도 읽고 싶었지만 여전히 글은 보이지 않았다. 학교에도 가보고 최면도 걸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기적처럼 어느 순간 책에서 사라락 소리가 나더니 아름다운 빛깔과 어여쁜 무늬가 튀어 나오는 것이다. 크니기가 글과 그림을 깨치는 순간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글자는 억지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으면 번쩍 보이게 되는가 보다. 처음에는 무채색만으로 그려졌는데, 글자를 알고 책을 읽게 된 곳은 알록달록 예쁜 색깔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 새로운 세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크니기는 이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행복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의 눈이 열리면 저절로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멋진 책이다. 이동림 경상남도교육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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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큰 일꾼
정해왕 글|이승현 그림|국민서관|44쪽|2015.05.29|12,000원|낮은학년|노동
오랜만에 보는 창작 옛이야기 그림책이 반갑다. 앞표지의 오른쪽 하단에는 집채만 한 바위를 얼굴이 벌게진 채 들고 있는 주인공 총각이 있다. 뒤표지에서 그는 질문을 던진다. ‘진짜 큰일이 뭐 없을까?’ 그림책은 자기 힘만 믿고 자만심에 가득하지만 어리숙한 주인공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친근한 캐릭터로 보여 준다. 큰일을 찾아 길을 떠난 그는 씨름판에서의 승리는 물론이거니와 호랑이 두 마리를 양손에 쥐고 박치기를 시키는가 하면, 열 명 남짓의 산적들을 나무를 뿌리째 뽑아 제압해 버리는 괴력을 지녔다. 하지만 이 괴력의 사나이는 자신의 등을 깨문 조그마한 ‘이’와의 싸움에서 패배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힌트는 앞표지에 있다. 이후 조력자의 등장으로 그는 깨달음을 얻고 집으로 돌아간다. 주인공 이상으로 공을 들여 표현한 이 조력자에게 그림 작가는 찬란하게 퍼지는 후광을 선사했다.
승리가 아닌 패배 이후 총각이 집으로 복귀한다는 점, 결혼이나 부의 획득으로 상징되는 개인의 행복이 결말로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은 그림책이 민담의 형식을 차용한 창작 옛이야기임을 증명한다. 총각의 행복은 마을에서 으뜸가는 농사꾼이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헤헤헤…… 땀 흘려 일하는 게 가장 큰일이죠, 뭐.” “호호호…… 맞다, 맞아!” 굵은 글씨로 처리된 이 문장은 그림책의 주제를 명징하게 제시한다. 하지만 문학의 주제는 사건의 의미를 해석해 내는 독자의 능동적 실천에 의해 드러나야 하지 않을까? 글을 보완·보강해 가며 서사를 분명하고 풍성하게 만든 그림의 힘을 믿었더라면 도덕교과서의 희미한 흔적을 지울 수 있었을 듯하다. 반면,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총각의 모습을 마지막이 아닌 그 이전 화면에서 그려 낸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해피엔딩에 해당하는 마지막 그림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상상 이후 책을 사서 확인해 본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총각처럼 환하게 웃게 될 것이다.
그림책은 역시 ‘그림’책이다. 절제된 색과 질감에서 드러나는 강약의 조절, 다양한 시선의 활용은 인물의 성격과 감정, 사건의 분위기와 현장감 등을 역동적으로 구성해 냄으로써 서사는 그림만으로도 탄탄하게 완성된다. 쉽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지만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쉽지 않은 질문을 담고 있다. 모든 뛰어난 그림책들이 그러하듯 신나게 읽고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귀한 작품이다. 박사문 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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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톰 클로호지 콜 지음|김하현 옮김|국민서관|40쪽|2015.06.04|11,000원|가운데학년|분단
1989년, 독일을 동서로 나누고 있던 장벽이 무너지던 날을 기억한다. 뉴스와 신문에서 연일 통일 독일에 대해 떠들어댔고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작 우울했던 것은 이제 지구상에 남은 분단국가가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한국전쟁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채 70년 가까이 대치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것을 이야기하는 어린이 문학은 얼마나 있는가.
1961년 세워진 베를린 장벽은 서베를린을 동베를린과 주변 동독 지역으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콘크리트로 장벽을 따라 곳곳에 감시탑도 설치되었다. 갑작스러운 조치와 더불어 동독 주민 대부분의 서독 방문이 불가능해졌고, 이산가족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 책은 갑자기 세워진 장벽을 사이에 두고 떨어지게 된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장벽 반대편에 남게 된 아버지에게 가기 위해 애쓰는 소년의 바람은 단지 가족을 되찾는 것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장벽과 그 양쪽을 보는 아이의 불안한 시선을 어두운 톤의 그림이 잘 보여 준다. 책에는 그 장벽이 독일 베를린의 장벽이라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지구상에 있던 장벽은 베를린 장벽이었으니까. 독일의 장벽을 소재로 이런 그림책을 출간할 수 있게 된 것은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분단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해진 우리나라에서 분단과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문학은 얼마나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일까. 안타까운 것은 모든 교육이 남한과 북한을 각기 독립된 나라로 보고 심지어 적대시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로는 정치적 합의로 통일이 된다 해도 같은 민족으로 융화될 수 있을까 싶다. 전쟁을 아프게 기억하고 분단을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은 그것으로 가족과의 생이별을 겪었기 때문에 더 절실했다. 그런데 전쟁을 전혀 모르고 그 결과를 자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세대만 남게 된다면 그땐 분단된 땅이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니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잊지 않고 있어야 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는 것이 많습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생각일 수도 있고, 국경 또는 장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작가가 한국 독자들에게 띄우는 글이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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