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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3-17 22:28 조회 7,626회 댓글 0건본문
흑룡만리
박소명 지음|민들레 그림|우리아이들|40쪽|2014.10.20|12,000원|가운데학년|제주 밭담 이야기
승천한 용이나 덕이 부족하여 승천하지 못한 용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네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흑룡만리』는 고려시대 밭담을 쌓게 한 실존 인물 판관 김구와 설문대 할망 전설을 적절히 섞어 만든 흑룡 이야기다. 제주의 밭담은 한 줄로 이으면 중국 만리장성보다 10배 이상으로 길고, 연결된 모습이 흑룡 같다고 해서 ‘흑룡만리’라 불린다. 주인공 백범은 여기저기 널려 있어 서로의 밭이 구별되지 않아 자주 다투는 어른들을 보고 걱정을 한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설문대 할망은 “답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란 명언을 남긴다. 그날부터 밭에 널려 있는 돌로 묵묵히 담을 쌓는 백범을 모두 한심하게 여기지만 백범은 남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고 밭담을 쌓기 시작한다.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는 현명함과 남의 시선과 관계없이 자유의지로 옳다고 판단된 일을 끝까지 수행하는 백범 덕에 흑룡은 승천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름다운 제주의 밭담이 승천하는 흑룡의 모습처럼 기백이 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제주 밭담이 ‘흑룡만리’ 이야기와 함께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박소명 지음|민들레 그림|우리아이들|40쪽|2014.10.20|12,000원|가운데학년|제주 밭담 이야기
승천한 용이나 덕이 부족하여 승천하지 못한 용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네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흑룡만리』는 고려시대 밭담을 쌓게 한 실존 인물 판관 김구와 설문대 할망 전설을 적절히 섞어 만든 흑룡 이야기다. 제주의 밭담은 한 줄로 이으면 중국 만리장성보다 10배 이상으로 길고, 연결된 모습이 흑룡 같다고 해서 ‘흑룡만리’라 불린다. 주인공 백범은 여기저기 널려 있어 서로의 밭이 구별되지 않아 자주 다투는 어른들을 보고 걱정을 한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설문대 할망은 “답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란 명언을 남긴다. 그날부터 밭에 널려 있는 돌로 묵묵히 담을 쌓는 백범을 모두 한심하게 여기지만 백범은 남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고 밭담을 쌓기 시작한다.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는 현명함과 남의 시선과 관계없이 자유의지로 옳다고 판단된 일을 끝까지 수행하는 백범 덕에 흑룡은 승천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름다운 제주의 밭담이 승천하는 흑룡의 모습처럼 기백이 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제주 밭담이 ‘흑룡만리’ 이야기와 함께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용감한 달 사냥꾼
이토우 히로미 지음|사이토 타카오 그림|고향옥 옮김|비룡소|40쪽|2014.08.29|9,000원|모든학년세계 옛이야기, 달지구 유일 위성인 달은 매일 제 모양을 바꾼다. 사실 달의 모양은 지구가 달로 향하는 햇빛을 얼마나 가리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을 넘어 지구 생명체들에게 달은 신비스런 존재였다. 그만큼 나라마다 달을 보는 방식도 달랐다. 캄캄한 밤을 밝히는 달빛은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과학으로 달과 지구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게 된 지금도 사람들은 달에게 기도한다. 이 책은 오래 전부터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에게 전해 오는 달에 관한 이야기다. 용감한 소년 아기사가 달을 만나러 나선 길은 고되고 험하다. 마침내 아기사는 여행 중 만난 사람들 모두가 달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달 모양을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 것이다. 원주민의 생활을 보여 주는 그림은 낯설고 투박해 보이지만, 선명하고 강렬한 색이 원시 자연의 느낌을 잘 전달해 준다. 달빛과 풍요로운 자연에 의지하고 감사하며 살던 소박한 그들의 옛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강아지와 염소 새끼
권정생 지음|김병하 그림|창비|48쪽|2014.09.26|12,000원|모든학년|평화묶여 있는 새끼 염소에게 강아지가 다가와 놀자고 장난을 건다. 이야기는 잠시도 끈을 놓을 수 없이 잘 짜여 있다. 우선 순박하고 정감 어린 말투가 독자의 경계를 푼다. 거기에 놀이의 재미를 위해 조직해 놓은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은 읽는 이들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대담하게 덤벼드는 강아지에게 염소는 뿔대가리 내밀고 떠받아보지만 그래봤자 묶인 신세. 뿔난 염소는 포기하지 않고 떠받으며 밧줄을 떼내려고 기를 쓴다. 그 서슬에도 강아지는 용용 죽겠지 약 올리며 날뛴다. 그러다 순간, 염소를 붙들고 있던 말뚝이 쑥 뽑힌다. 쫓고 쫓기는 둘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누가 이기나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보아하니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그저 논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둘에게도, 어린 독자들에게도 이것은 놀이다. 숨었던 제트기가 나타나 호통치기 전에는 말이다. 제트기 소리에 놀란 둘은 꽁꽁 한 몸이 되어 엉키고 그러다 어느새 화난 마음도다 풀린다. 한나절 강아지와 염소 새끼가 어울려 신나게 놀다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시가 전하는 정경을 가감 없이 온전하게 보여주는 데는 그림이 큰 몫을 한다. 시를 넘어서지않으면서 담담하고 위트 있는 장면들이 즐겁다. 이 시는 작가 권정생이 15세 무렵 쓴 것으로 추정된다 한다. 해방 이후 귀국하여 뒤늦게 소학교를 다니다 맞은 민족 간의 전쟁은 권정생 문학의 큰 화두가 되었다. 한국 전쟁이 휴전으로 치달을 무렵 15세 권정생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그 때도 이후에도 그가 진정 원한 것은 평화다. 엎치락뒤치락 다툼을 멈추고 바라본 하늘에 이미 제트기는 사라지고 없다. 왜 다투기 시작했는지 이유조차 잊은 채 평화로운 저녁을 맞는다. 길지 않은 시 한 편에 평화를 기원하는 15세 권정생의 진실한 마음과 깊은 고민이 동시에 드러난다. 그의 기도와 바람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이 책을 읽으며 분단현실이나 평화론 운운할 필요는 없다. 그 일은 그림책의 넓은 행간을 읽어 낸 어른들의 몫이다. 책에 따라오는 ‘우리 시 그림책 가이드 북’을 꼼꼼히 살피고 이미 나온 시 그림책들을 모아 함께 읽어도 좋겠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부끄럼쟁이 그레타
토르보르그 러볼러도 메이싱세트 지음|아킨 두자킨 그림|정철우 옮김|분홍고래|48쪽|2014.09.23|12,000원 모든학년|용기
토르보르그 러볼러도 메이싱세트 지음|아킨 두자킨 그림|정철우 옮김|분홍고래|48쪽|2014.09.23|12,000원 모든학년|용기
숲길을 빠져나와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크레타. 표지 속 크레타가 어디로 가는지 독자들은 참 궁금한데 정작 그레타옆을 지나는 사람들은 무심하기만 하다. 크레타의 축~처진 어깨에 걸쳐 있는 우쿨렐레(작은 기타 모양의 4현 악기)마저도 지쳐 보인다. 크레타는 우쿨렐레 연주회에 가고 있다. 부끄럼쟁이 크레타가 연주회에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다른 아이들과 만나기도 싫고, 부모님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 크레타의 힘겨운 발걸음을 본 구름은 바람을 타고와 크레타에게 정답게 말을 건넨다. 둘은 놀이터도 가고, 전차도 타고, 제과점도 간다. 크레타를 괴롭히는 친구들도 혼내준다. 구름은 크레타가 조금씩 용기를 내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 구름을 위해 부끄럼쟁이 크레타가, 그렇게 연주회에 가기 싫어했던 크레타가 길거리에서 우쿨렐레 공연을 한다. 크레타는 “이렇게 즐겁게 연주하기는 처음이에요!”라고 말한다. 즐거움을 알게 된 크레타의 등을 조용히 토닥여 주고 싶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나만의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극복을 넘어 즐기기까지 하는 크레타가 대견하다. 크레타의 내면적 극복 과정을 보여 주는 그림책의 구성은 우리에게 잔잔한 스릴감을 준다. 아이들은 책을 읽는 동안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크레타의 용기와 세상에 존재하는 즐거움에 집중한다. 어른들은 크레타가 세상과 맞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름의 역할에 주목한다. 구름은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고 함께 있어 주고, 등 뒤에 숨겨 주고 한 편이 되어 준다. 그러고는 바람을 타고 떠난다. 세상은 정말 재미있고 멋진 곳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떠나는 바람의 뒷모습과 집으로 향하는 크레타의 경쾌한 발걸음은 독자들을 행복하게 한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아킨 두자킨의 그림은 등장인물들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이야기의 강약을 살려 준다. 그 예로 주위 사람들의 크고 진한 눈은 크레타가 주위 시선을 얼마나 의식하는지 실감나게 보여 준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길미향 옮김|현북스|40쪽|2014.10.21|12,000원|모든학년|차이, 행복사실 조금이라기보다는 매우 기괴한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글은 쉽고 간결하지만 사유의 깊이는 충분하며, 그림은 서사를 풍요롭게 하며 위트를 선사한다. 원제이기도 한 ‘이상한 다섯 친구’의 형상과 삶은 어떠할까? 이들의 몸은 구멍이 뚫려있거나, 꼬깃꼬깃 주름이 져 있으며, 물렁물렁하거나 거꾸로 뒤집혀 있다. 찌그러진 커다란 공에 짧은 팔다리가 붙어 있는 형상의 몸도 있다. 그다지 하고 싶은 일도 없는 이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집에서, 누가 가장 못난이인지에 대해 입씨름을 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 집안 꼴 역시 삐뚤빼뚤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져 있다. 한마디로 이들의 삶은 지금 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치 기준에 의하면 비정상적이고 열등한 삶 그 자체이다. 잘생긴 얼굴에 완벽한 차림을 한 낯선 친구는 우리의 보편적 가치 기준을 대변한다. 무엇이든 “할 일을 생각해 내라”는 ‘완벽한 친구’의 요구에 다섯 친구는 속수무책이다. 이들의 생각은 구멍으로 빠져나가거나, 주름 사이에 숨어 버리며, 뒤집히거나 엉망이 된다. 아니면 잠을 부를 따름이다. 생각, 즉 이성에 의한 계획과 실천을 강요하는 완벽한 친구에 의하면 이들은 죄다 빈둥거리는 게으름뱅이거나 사고능력이 떨어지는 바보이거나 육체적 불구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성이 아닌 감성의 척도로 볼 때도 그러할까? 화를 구멍으로 내보내고, 추억은 주름 사이에 간직하며, 남들이 못 보는 걸 볼 수 있고, 어쩌다 뭔가를 해내면 정말 기뻐할 수 있는 감성이야말로 우리가 되찾아야 할 능력이 아닐까? 다섯 친구는 완벽한 친구로 대변되는 정상적이고 우월한 세계 안에 편입되고 안착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여전히 척도 바깥에 머무르면서 다른 삶의 방식에 자족한다. 남들이 보는 것만 보고, 추억 따윈 간직할 여유도 없이 미래를 계획하고, 기뻐할 새도 없이 끊임없이 일하며, 종종 분노에 휩싸이는 우리는 아마도 ‘완벽한 친구’와 똑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가 된 기분’ 말이다. 더불어 자신의 열등함에서 비롯되는 의외의 능력을 생각해 내고는 삶의 위안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개성이 뚜렷한 다섯 친구들에게 첫째, 둘째 등의 호칭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낯선 걸 어려워하거나 두려워하는 건 어른이지 어차피 모든 게 새로운 아이들이 아니다. 원서에 존재하는 프랑스식 이름이 삭제됨으로써 아이들은 차이에 대한 윤리적 감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일부분 놓쳐 버렸으며, 작품의 미학적 완성도 역시 훼손되고 말았다.
박사문 대학강사
집으로 가는 길
프란 프레스톤 개논 지음|임은경 옮김|걸음동무|30쪽|2014.10.20|12,000원|낮은학년|환경, 동물보호현재 지구상에는 120여만 종의 동물이 살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수를 전부 합치면 150만여 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만~1만3천여 종의 많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상업 목적의 벌목, 농사를 위한 삼림훼손 때문에 오랑우탄은 20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며 인간이 모리셔츠 섬에 발을 들여놓은 지 100만인 1681년에 도도새는 멸종되었다. 총상을 입고 상아가 모두 제거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코끼리 가운데는 생후 2개월 된 새끼도 있다고 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먹이 부족으로 인해 판다곰 또한 급격히 그 수가 줄었다. 전 세계 북극곰은 2만에서 2만5천마리로 추산되고 있으나 지구 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진행되면 2050년까지 북극곰 1만6천 마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2100년경에는 거의 멸종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멸종을 눈앞에 둔 동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얼음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북극곰은 머물 곳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작은 배를 타고 가던 북극곰은 항구에 앉아 있던 판다와 상아가 잘릴 것을 두려워하는 코끼리, 더 이상 나무를 찾을 수 없다는 오랑우탄을 태운다. 그들은 먹이가 있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찾고자 하는 공통점이 있다. 폭풍우를 만나고, 파도는 아주 먼 곳으로 그들을 데리고 간다. 거대한 도시를 지날 때 폭풍우를 만날 때의 상대적으로 작은 배에 의지해 가는 동물들은 안쓰럽다. 간결하지만 메시지는 강하고 동물을 만날 때마다 작은 배에 올라탄 동물들을 보는 각도의 변화가 지루하지 않다. 이들이 완전히 길을 잃었을 때 멀리 작은 섬에 사는 도도새는 집에 가고 싶어 하는 동물들에게 이렇게 말해 준다. “나무가 다시 자라고 얼음이 다시 얼고 도시가 더 커지는 것을 멈추고 사람들이 사냥을 멈출 때 집에 갈 수 있지.” 언제 그렇게 될까라고 묻는 동물들의 질문에 우리는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이들이 바라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은 그들의 노력보다 인간의 노력이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들과 걸음동무가 되어 살아가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책이다.
전혜진 학교도서관 문화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