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운동의 기본 정신은 나의 기분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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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8:35 조회 8,060회 댓글 0건본문
흔히 운동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두 가지 관점을 꼽는다. 먼저 경쟁의 결과에 관심을 갖고 기록의 경신이나 승자와 패자를 중심으로 경기를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겠다. 두 번째는 정정당당하게 승부에 임하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경기 안에서 스포츠맨십이 얼마나 잘 나타났는가에 초점을 두는 시각이 있겠다. 첫 번째 관점에서는 승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운동경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본다. 승부를 가리지 않는 경기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결과에 관심을 갖는것은 불가피하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두 번째 관점에 따르면 운동 경기의 아름다움은 경기에 임하기 위해서 자신을 갈고 닦는 과정에도 있으며 경기의 규칙에 따라 자신은 물론 타인을 속이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승부의 전략에 매몰되면 자칫이러한 본래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순위에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가 운동에 대해서 생각할 때 승부와 스포츠맨십 두 가지 요소 모두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운동에 대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스포츠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발전했으며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의 역사’를 다룬 이론서나 어른들의 ‘스포츠상식’ 책처럼 각종 주요 사실을 나열하듯이 해설한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앞서 말한 두 가지 관점, ‘승부’와 ‘스포츠맨십’의 의미를 균형감 있게 추적하고 있는 점이다. 어린이는 다양한 운동의 예화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면서 스포츠에서 승부의 긴장감과 건전한 경쟁이나 스포츠맨십에 대한 생각을 키울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어린이에게 ‘나와 운동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있다. 어린이가 ‘내가 직접 운동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지?’와 같은 질문을 할 때 건네줄 수 있는 슬기로운 대답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어린이들이 ‘고생스럽게 운동을 왜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스포츠가 최고의 관전 상품이 되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어린이들은 자신이 몸을 움직여서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준비된 관객으로서 살아간다. 세계에 진출한 우리 운동선수의 동향이 시시각각 보도되고, 운동선수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그들의 사생활을 쇼 프로그램에서 방영하는 시대다. 정부에서는 프로 스포츠에 열광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복권을 발행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나날이 발달하는 스포츠마케팅은 우리를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운동의 소비자’로 만든다.
어린이들도 자신이 직접 운동을 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보다는 특정한 스포츠 선수를 응원하는 기쁨을 먼저 배운다. 좋아하는 경기의 입장권을 구입하거나 중계 시간을 기다리는 일, 선수의 팬클럽에 가입하는 일 등 관전자로서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경쟁 중심의 바쁜 학업 스케줄이 점점 어린이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을 내어친구들과 운동을 함께 하는 일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농구나 축구처럼 단체가 함께 하는 운동의 경우 사교육 종목으로 배치되어야 겨우 해볼 수 있는 웃지 못할 현실도 있다. 이런 현실에서 어린이들은 자신의 ‘움직임’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보는 일이 낯설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이 책은 운동이 나와 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운동의 기본 정신은 ‘승부’도 ‘득점률’도 ‘은근과 끈기’도 아닌 ‘나의 기분과 기쁨’이라고 정의한다. 운동의 역사를 일러주는 사이사이에 ‘내가 운동을 하면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달라질까?’, ‘일상생활에서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맨십은 무엇인가’, ‘내가 운동선수가 된다면 어떤 일에 부딪히게 될까’, ‘나도 프로선수가 될 수 있을까?’, ‘운동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스포츠에 관한 다른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와 같은 가깝고 편안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스포츠론’에 머물러 있지 않다. 냉철하고 심지어 비열하기까지 한 국제 스포츠의 현실과 갈수록 다양해지는 ‘스포츠 구경꾼들의 삶’에 대해서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으며 그 내용도 상당히 정확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가 평화와 화합을 위해서 시작되었음에도 현실에서는 전쟁이나 다툼을 방지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았다. 올림픽 보이콧 운동의 정당성이나 도핑에 걸리는 선수들의 부정한 승부욕에 대한 이야기도 간단하지만 가감 없이 실려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스포츠의 사회학, 스포츠의 경제학, 스포츠의 정치학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더라면 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작가의 접근 자체는 높이 살 만한 일이지만 다룬 내용이 잘 알려진 사실 정보 중심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한 풍부한 스포츠 상식은 비판적인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할지점을 여럿 갖고 있다. 질문 구성의 권리는 어린이의 몫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스포츠 본연의 정신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어두운 면에 대해서 어린이들이 던져볼 만한 질문을 몇 가지 본문에 포함했더라면 훨씬 탄탄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위와같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에 대한 어린이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우리가 넋 놓고 바라보는 무수한 경기의 정면과 이면을 두루 보여주는 알맹이 지식교양서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
반면 두 번째 관점에 따르면 운동 경기의 아름다움은 경기에 임하기 위해서 자신을 갈고 닦는 과정에도 있으며 경기의 규칙에 따라 자신은 물론 타인을 속이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승부의 전략에 매몰되면 자칫이러한 본래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순위에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가 운동에 대해서 생각할 때 승부와 스포츠맨십 두 가지 요소 모두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운동에 대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스포츠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발전했으며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의 역사’를 다룬 이론서나 어른들의 ‘스포츠상식’ 책처럼 각종 주요 사실을 나열하듯이 해설한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앞서 말한 두 가지 관점, ‘승부’와 ‘스포츠맨십’의 의미를 균형감 있게 추적하고 있는 점이다. 어린이는 다양한 운동의 예화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면서 스포츠에서 승부의 긴장감과 건전한 경쟁이나 스포츠맨십에 대한 생각을 키울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어린이에게 ‘나와 운동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있다. 어린이가 ‘내가 직접 운동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지?’와 같은 질문을 할 때 건네줄 수 있는 슬기로운 대답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어린이들이 ‘고생스럽게 운동을 왜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스포츠가 최고의 관전 상품이 되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어린이들은 자신이 몸을 움직여서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준비된 관객으로서 살아간다. 세계에 진출한 우리 운동선수의 동향이 시시각각 보도되고, 운동선수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그들의 사생활을 쇼 프로그램에서 방영하는 시대다. 정부에서는 프로 스포츠에 열광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복권을 발행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나날이 발달하는 스포츠마케팅은 우리를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운동의 소비자’로 만든다.
어린이들도 자신이 직접 운동을 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보다는 특정한 스포츠 선수를 응원하는 기쁨을 먼저 배운다. 좋아하는 경기의 입장권을 구입하거나 중계 시간을 기다리는 일, 선수의 팬클럽에 가입하는 일 등 관전자로서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경쟁 중심의 바쁜 학업 스케줄이 점점 어린이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을 내어친구들과 운동을 함께 하는 일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농구나 축구처럼 단체가 함께 하는 운동의 경우 사교육 종목으로 배치되어야 겨우 해볼 수 있는 웃지 못할 현실도 있다. 이런 현실에서 어린이들은 자신의 ‘움직임’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보는 일이 낯설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이 책은 운동이 나와 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운동의 기본 정신은 ‘승부’도 ‘득점률’도 ‘은근과 끈기’도 아닌 ‘나의 기분과 기쁨’이라고 정의한다. 운동의 역사를 일러주는 사이사이에 ‘내가 운동을 하면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달라질까?’, ‘일상생활에서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맨십은 무엇인가’, ‘내가 운동선수가 된다면 어떤 일에 부딪히게 될까’, ‘나도 프로선수가 될 수 있을까?’, ‘운동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스포츠에 관한 다른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와 같은 가깝고 편안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스포츠론’에 머물러 있지 않다. 냉철하고 심지어 비열하기까지 한 국제 스포츠의 현실과 갈수록 다양해지는 ‘스포츠 구경꾼들의 삶’에 대해서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으며 그 내용도 상당히 정확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가 평화와 화합을 위해서 시작되었음에도 현실에서는 전쟁이나 다툼을 방지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았다. 올림픽 보이콧 운동의 정당성이나 도핑에 걸리는 선수들의 부정한 승부욕에 대한 이야기도 간단하지만 가감 없이 실려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스포츠의 사회학, 스포츠의 경제학, 스포츠의 정치학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더라면 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작가의 접근 자체는 높이 살 만한 일이지만 다룬 내용이 잘 알려진 사실 정보 중심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한 풍부한 스포츠 상식은 비판적인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할지점을 여럿 갖고 있다. 질문 구성의 권리는 어린이의 몫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스포츠 본연의 정신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어두운 면에 대해서 어린이들이 던져볼 만한 질문을 몇 가지 본문에 포함했더라면 훨씬 탄탄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위와같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에 대한 어린이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우리가 넋 놓고 바라보는 무수한 경기의 정면과 이면을 두루 보여주는 알맹이 지식교양서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