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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재난 시대에서 손잡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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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08-04 14:41 조회 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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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도 초를 밝힐 용기를 주는 동화

조지환, 강은영, 김현미, 박혜리, 양현주, 이주연, 최문영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 어린이 문학 분과



지구의 빙하기, 혹은 도시를 덮치는 폭풍우로 전 지구적 존망이 달린 상황. 이는 더 이상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가는 오늘도 우리 주변과 세계 곳곳에는 우리가 외면하고 알지 못하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들이 있다.


폭우, 산불, 전염병의 현장엔 어린이도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수년간 건물과 다리가 무너지고 배가 침몰하고 폭우가 마을을 집어삼켰으며, 전염병으로 지구의 시계가 멈추는 일을 겪었다. 국가 혹은 권력자에 의해 의도된 전쟁과 테러, 예고 없이 찾아오는 참사와 재난은 소외된 이웃을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겨울 건조한 날씨 속 세상을 불태웠던 산불은 여름철 집중호우 속 산사태를 걱정하게 만들고, 대피했던 주민들은 또 다른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 지난 5월 스위스에선 알프스 빙하 붕괴로 인한 산사태로 한 마을이 사라지다시피 했다. 이는 재난이 영화나 소설에만 있는게 아닌,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재난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이다. 혹독한 재난의 현장에도 어린이가 있다. 작금의 현실에 동화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아름다운 이야기만을 담을 수 없다. 동화는 아이들의 현실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흔히 어린이 문학을 ‘동심의 문학’이라 한다. 과거 한때 우리 동화는 아름다운 단어,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하며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마음을 심어 주려는 ‘동심천사주의’가 만연했다. 이오덕 선생은 『시정신과 유희정신』(창비, 1990)에서 이런 동심천사주의적 어린이문학 창작 태도를 비판하며 “어린이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이며, 역사의 진공지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사회적 존재이며,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라 ‘작은 인간’으로서 인생의 한 시기를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동화는 ‘인간으로서, 이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지금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사회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에 녹여내 문학으로 어린이를 지키고 가꾸어 가야 한다.


“동화는 ‘인간으로서, 이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지금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사회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에 녹여내

문학으로 어린이를 지키고 가꾸어 가야 한다.”



아픔 직시하는 동화로 재난에 맞설 힘 기르기

어린이가 살아가는 세계를 헤아려 이를 동화에 녹여 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이 힘들더라도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아픈 일들을 직시해야 한다. 어린이 문학 분과에서는 전쟁과 재난, 테러 등 상상할 수 없는 시련의 한가운데 선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들을 소개하려 한다. 전쟁, 바이러스, 자연재해,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의 사건 등 놀랍고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스러지지 않고 혹독하지만 단단하게 살아 낸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신중히 골랐다. 다만 이스라엘의 현 상황을 감안해 홀로코스트 관련 동화는 제외하였다. 과거 유대인 학살이 현재 이스라엘 정부가 저지른 만행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무민을 탄생시킨 작가 토베 얀손의 책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2020, 원작 출간 1945)는 무민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과도 같은 책이다. 토베 얀손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전쟁으로 인해 사라진 삶의 활력, 당시의 상실과 슬픔을 극복하고자 자신이 그린 캐릭터 중 가장 화난 캐릭터를 택해 무민이란 이름을 붙이고 처음으로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쓰고 그렸다고 한다. 토베 얀손은 재난과 전쟁의 참담함만을 이야기하기보다 위기 속에서 슬픔과 고난을 함께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고, 그리하여 무민은 핀란드의 역사를 머금은 대표적 명작이 되었다. 재난은 우리를 작고 무기력한 존재로 만든다. 인생에서 예기치 않은 재난과 참사, 참혹한 시기는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미래는 암담하고 어둡게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삶은 전쟁, 고난의 경험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다. 다음 소개하는 동화(그래픽노블 포함)를 통해 어린이들이 재난에 어떻게 맞서고 행동할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길러 내길 바란다.




돌보고 살리기 위해, 지금 건네는 그림책

김혜진, 김보영, 박신옥, 배은아, 이소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 어린이 그림책 분과



그림책을 유아용이라고 생각한다면 독자가 재난 상황이 소재인 책을 읽기엔 좀 무리가 있다. 그렇더라도 너무 학술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만 아니라면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을 일상으로 가져가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다룰 순 있겠다. 독자를 초등 중학년 이상으로 한다면 재난의 유형이나 대비책을 위한 정보를 이야기로 들려줄 만하다. 그러나 유아든 초등이든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 가며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물의 이치나 사회적 인과론 등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생활 속에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한번 해 보자!’ 등 아이들 능력에 맞게 작은 실천을 독려하는 방향이 옳겠다.


책임을 무겁게 묻지 않는 그림책들

그림책 분과에서는 재난과 관련해 너무 심각하지 않으면서 어린이에게 책임을 무겁게 묻지 않는 그림책들을 선정했다. 기후위기, 해양 오염, 전쟁 난민, 전염병 등등은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일으킨 건 아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로부터 수십 년간 비롯된 결과를 아이들에게 짐 지울 일은 없다. 다만 내일을 살아갈 세대가 미래를 생각할 때, 그들이 그리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하면 좋겠다는 취지를 반영해 책을 골라 보려 했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다룬 그림책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럽 어딘가에서는 전쟁 난민들이 캠프에 모여 생존 여부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제주도에 온 예멘 난민 수용 문제로 잠시 여론이 들썩였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는 이를 한 다리 건너의 일로 여기고 있다. 당장 체감되는 바가 크지 않으니 그만큼 무디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기후 난민도 마찬가지다. 빙하가 녹아내리고 북극곰이 제 새끼를 잡아먹고 섬의 해안 수위가 급속도로 높아지는 것 역시 한국과


“스무 권 그림책은 힘든 상황을 지나 돌보고 살리는 이야기까지

모두 다섯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았다. 모든 재난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고 대비해야 하는 현실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에서 ‘떠도는’ ‘무너지는’ ‘사라지는’ ‘돌보는’ ‘살리는’으로 이름 붙였다.”


는 좀 먼 이야기니까. 다만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여름 온도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지금 한국 아이들의 감각일 것이다. 얼마 전, 갓 태어난 미국 아기 적혈구에 미세 플라스틱이 몇 개씩 들러붙어 있는 걸 찍은 다큐를 본 적 있다. 우리도 안전하지 않다. 지금 아이들이 하는 작은 실천이 과연 효력이 있을지 의문을 품으며 플라스틱에 관한 경고를 담은 책도 넣어 본다.


무너진 일상, 그럼에도 걸음을 맞출 수 있게

스무 권 그림책은 힘든 상황을 지나 돌보고 살리는 이야기까지 모두 다섯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았다. 모든 재난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고 대비해야 하는 현실이 현재진행형이라

는 의미에서 ‘떠도는’ ‘무너지는’ ‘사라지는’ ‘돌보는’ ‘살리는’으로 이름 붙였다. 첫 번째 ‘떠도는’ 카테고리는 고향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떠나와 돌아갈 수도 없이 파괴된 집을 그리며 한없이 떠도는 난민에 관한 그림책들이다. 두 번째 ‘무너지는’에선 해수면 상승, 산불, 플라스틱 쓰레기 등을 떠올리며 그것이 무너뜨린 일상이 담긴 그림책을 골랐다. 세 번째 ‘사라지는’ 카테고리의 그림책에는 인간에 의해 훼손된 자연 속에서 이미 사라지거나 곧 사라질 비인간 존재들의 이야기가 있다. 네 번째 ‘돌보는’에는 그 힘듦 속에서도 살아남아 함께 걸음을 맞추고 외로움을 달래고 서로를 돌보며 대안을 마련하는 등 희망이 그려진 그림책들이 담겼다. 다섯 번째 ‘살리는’의 책들은 질병 앞에서 인류를 살려낸 순간들을 만나고 대비책을 다룬 논픽션들이다.




청소년소설로 '감정 재난' 문단속하기

왕지윤, 박미연, 배미용, 이찬미, 이현애, 이혜연, 조진아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 청소년 문학 분과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동명의 소설로, 신카이 마코토의 재난 3부작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바닷가 마을에 살던 여고생 스즈메가 페허를 찾아 헤매는 수수께끼의 청년과 거대한 지진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서정적인 그림체와 인상적인 음악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연출도 일품이지만, 지진이라는 자연 재해를 해석하는 개성적인 시각이 특히 인상적이다. 다른 세계의 문에서 튀어나와 꿈틀거리는 생명체처럼 그려진 재난의 전조는 주인공들을 압도하며 신비롭고도 두려운 감정을 관객에게 전염시킨다.


사회적 울타리 밖으로 밀려난 인물들의 분투

“뜻하지 않게 생긴 불행한 변고. 또는 천재지변(天災地變)으로 말미암아 생긴 불행한 사고.”라는 재난의 정의는 언뜻 인간의 의지와 무관한 저항할 수 없는 참사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재난을 다루는 많은 연구에서 밝힌 바, 인간은 기술과 진보, 과학을 통해 끊임없이 자연에 개입해 왔다. 인류 역사를 통해 인간이 재난을 어떻게 경험하고 이해하며 극복했는지 추적하는 『재난인류』(송병건)는 인류가 겪은 고난을 고대와 중세의 ‘자연 재난’, 산업 혁명과 과학 기술 발전이 이뤄진 근대 사회에 발생한 ‘인공 재난’, 세계적인 기후 격변과 네트워크가 초래하는 ‘시스템 재난’으로 분류한다. 통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러한 분류법을 청소년 문학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지만, 청소년 문학에 나타난 재난의 형태에 위 키워드를 적용해 다음의 하위 카테고리를 생성해 보았다. 첫째, 자연 재난으로 바라본 ‘기후위기’와 ‘바이러스’의 카테고리다.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자연 재난은 더 빈번하고 더 파괴적이 될 것이다.”1)라는 불온한 예감은 SF소설의 디



1) 알렉스 캘리니코스,『 재난의 시대 21세기』(책갈피, 2024)

“문학에서 드러나는 재난은 사건이 일어나는 시공간적 배경일 뿐 아니라

작품 속 인물들의 마음속으로 침투하는 불안의 근원이자 실존을 위협하는

극한의 심리적 환경이다. 그로 인해 작품 속 캐릭터들이 가지는

감정적 재난이 어떻게 지속되거나 해결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 두드러진다. 코로나19로 대표되는 팬데믹은 상실과 단절의 경험을 체화시키며 테마 단편집으로 묶여 다양한 시선을 보여 준다. 둘째, 인공 재난으로 바라본 ‘전쟁’과 ‘참사’ 카테고리다. ‘전쟁’은 역사 소설의 형태로 분쟁과 내전의 전쟁사와 난민들의 디아스포라적 삶을 그린다. ‘참사’는 망각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기억 문학’의 형태로 기록되며 애도의 시간을 연장한다. 셋째, 시스템 재난으로 바라본 ‘SNS’와 ‘일상’의 카테고리다.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한 재난은 경제적 몰락과 정서적 고립으로 전락하며 사회적 울타리 밖으로 밀려나는 청소년들을 다층적인 시선과 감정으로 그려낸다.



청소년 문학은 감정적 재난을 어떻게 그리는가

명징한 구분처럼 보이지만 재난은 불분명한 경계 위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거대 담론에서 이야기되는 인문학적 시선의 재난과 달리, 문학에서 드러나는 재난은 사건이 일어나는 시공간적 배경일 뿐 아니라 작중 인물들의 마음속으로 침투하는 불안의 근원이자 실존을 위협하는 극한의 심리적 환경이다. 그로 인해 캐릭터들이 가지는 감정적 재난이 어떻게 지속되거나 해결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재난의 원인에 바탕을 둔 카테고리는 문학 작품이 감상자에게 어떠한 위로와 실마리를 주는지 살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상실과 혼란을 겪는 소녀가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며 성장해 가는 여정을 그린다. 극중 문을 닫는 행위는 재난을 해결하는 방식이자 감정의 격류를 정리하고 스스로를 지켜 내는 상징적인 의식이다.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껴안는 용기를 배우며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감정 재난 극복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자존감이 흔들리기 쉬운 청소년 시기, 십 대들이 여기 소개한 책들을 읽으며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에 공감하면서 자기 감정을 직면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얻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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