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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특성화고·특목고 도서관 꾸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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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05-02 14:16 조회 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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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도서관 운영하기① 천안공고

성공 취업 어드벤처! 방탈출 진로교육

임학 천안공고 사서교사





 천안공고는 75년 전통의 충남 대표 공업계 특

성화고다. 도시공간건설·건축디자인·기계·전

기·화학공업·메카트로닉스 총 6개 학과를 운

영하며,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과 적성에 맞는

과를 택해 3년간 전문 교육을 받는다. 천안공

고는 단순히 취업만을 준비하는 곳이 아닌,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와 현장실습, 기능사 취

득,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으로 미래를 준비

할 힘을 길러 주는 배움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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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가 확실한 천안공고 학생들

나의 17살은 어땠을까? 그때의 내게 진로는 늘 ‘나중에 고민할 문제’였다. 그러나 천안공고에서 만난 17살들은 달랐다. 일찍이 진로를 찾아 움직이고, 좋아하는 분야에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있었다. 이들이 무심코 들른 학교도서관에서 읽은 한 권의 책, 한 번의 경험이 계속해서 책에 눈길을 머물게 하고, 그 안에서 제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해 동안 기획하고 다듬어 온 도서부 주축 행사가 있다. 바로 ‘성공 취업 어드벤처, 방탈출 카페(이하 취업 방탈출)’다.




‘취준’ 정보활용교육으로 시작한 방탈출 프로그램

필자는 천안공고 학생들을 위해 취업 정보 탐색, 진로 독서노트 작성, 미래 직업 조사 등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단순히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채용 공고나 자격증 정보, 이력서 작성법 등을 안내할 수는 있었지만, 그 정보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나에게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모습은 생각보다 드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는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살펴보고 취업 준비에 필요한 

과정들을 순차적으로 경험해 보는 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방탈출’이었다. 단순히 놀이 또는 일회성 체험이 아

니라 하나의 시나리오 속에서 정보를 찾아 문제를

풀고, 팀과 소통하며 힌트를 얻는 과정을 통해 학생

들이 직접 움직이고, 생각하고, 실패도 해 보며 취업

준비 과정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체험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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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입구의 취업 방탈출 홍보 X배너

관리자의 협조가 컸던 예산 확보 과정

취업 방탈출 행사를 처음 구상할 때 운영 물품과 장

식, 소품, 카페 재료 등 다양한 준비물이 떠올랐다.

도서관 운영비만으로는 한계가 있겠다 싶었다. 그래

학교의 핵심 부서인 취업지원부에 제안서를 들고 가 이 행사가 학교의 진로교육 방향

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했다. 학생들과 함께 행사를 기획·운영한다는 교육적 가치와 새로운 시도에 대해 설명했다. 취업지원부장님은 아이디어에 깊이 공감해 주셨고, 그 자리에서 교장·교감 선생님과의 연결이 이어졌다. 행사의 기획 의도와 구성안을 설명드리자 “도서관에서 이런 프로그램까지 한다니 기대된다.”라는 격려가 쏟아졌다. 학교 차원의 예산 지원이 확보되었고, 교과 시간표 협조도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었다. 그 순간부터 방탈출 행사는 ‘할 수 있을까?’의 단계에서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로 방향이 바뀌었다.



행사 이끄는 도서부, 방탈출 견학은 필수
프로그램을 위해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도서부1)였다. 방탈출의 어떤 흐름과 장치가 효과적인지 직접 느껴 보고자, 도서부는 천안 시내 방탈출 카페를 찾아 각기 다른 방탈출 테마를 체험했다. 방탈출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은 “힌트를 줄 때 폴라로이드 사진을 써 볼까요?” 등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참가자가 문제를 풀며 어떤 순간에 몰입하게 되는지, 힌트는 어떻게 제공되는지, 소품 활용은 얼마나 창의적인지 하나하나 메모했다. 이 체험은 도서부에게 단순 견학이 아닌, 방탈출 콘텐츠를 직접 느끼고 분석함으로써 도서부가 자신들이 만들 프로그램의 주체로 첫걸음을 내딛게 한 셈이었다.


1) 천안공고 도서부(Info Bridge)는 활동만큼이나 선발 과정 또한 특별하다. 단순 지원서 제출이 아닌,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3차 신입 도서부 교육으로 구성된 선발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는 특성화고의 특성을 반영해, 실제 취업과 유사한 방식을 취한 것이다.


본격 취업 방탈출 행사 과정


‘취업 준비생의 시간여행’ 테마 속으로 입장!
참가자들(천안공고 학생들)이 도서관 입구에 도착하면 먼저 4인 1조로 한 팀이 된다. 하나의 조가 된 참가자들은 운영 스태프인 도서부의 안내에 따라 주의사항, 자물쇠 사용
법 등 기본 설명을 들은 후, 각자 안대를 착용한다. 참가자들은 그렇게 시각이 차단된 채 서로의 어깨를 잡고 나란히 서서 감각에만 의지해 쪽문을 통해 도서관으로 조심스레 입장한다(천안공고 도서관에는 입구 외 별도의 쪽문이 있다). 이때 참자가들은 익숙한 도서관이 아닌, 또 다른 시공간으로의 이동을 경험하게 된다. 안대를 벗으면 차분한 음악과 함께 도서관 내 스크린에서 ‘취업 준비생의 시간여행’ 시나리오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해당 영상은 도서부가 직접 찍고 편집한 영상으로, 방탈출의 테마를 설명한다. 영상을 다 본 참가자들은 이제 이 시나리오 속 주인공(김천공)이 되어 그동안 주인공이 놓쳤던 기회들을 직접 되짚고 취업 준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여정에 들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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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카페 이용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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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긴장감을 가득 품은 채 안대로 눈을 가리고 도서관 쪽문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4인 1조 참가자들





“주인공은 천안공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곧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
는 무거운 아쉬움이 남아 있다. ‘좀 더 일찍 자격증을 준비했다면…’ ‘진로에 대해 한 번이라
도 진지하게 고민했더라면…’ ‘이력서를 채우기 위해 급급한 것이 아니라, 나를 소개할 준비
가 되어 있었더라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어느 날, 주인공은 그 아쉬움 속에
서 잠이 들게 된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주인공은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한다.
1학년, 입학 첫날로 되돌아온 것.”
                                                                                                                 ―‘취업 준비생의 시간여행’ 방탈출 테마 시나리오



방탈출 문제 살짝 들여다보기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주인공의 일기에는 방탈출에 필요한 첫 번째 열쇠의 위치 정보가 숨겨져 있다. 일기 속 정보를 바탕으로 열쇠를 찾아 잠긴 책장을 열면 그곳에는 여러 전공 자격증 책과 ‘TOP SECRET’이라 적힌 봉투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봉투 안에는 작게 조각난 퍼즐들이 있고, 퍼즐을 하나씩 맞춰 나가면 완성된 퍼즐에 ‘청구기호’ 하나가 나타난다. 이 청구기호로 찾은 도서는 바로 ‘승강기 기능사’ 문제집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벽에 승강기 기능사 자격증 취득 명단이 붙어 있는데, 그 안에 주인공의 이름도 있다. 또한 책상 위에 놓인 주인공의 이력서에 적힌 승강기 기능사 자격증의 취득일은 2023. 7. 5.이다. 바로 이 숫자들이 자물쇠의 정답인 ‘2375’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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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퍼즐 안에 문제 해결의 핵심 단서인

‘ 청구기호’가 만들어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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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어 있는 단서(승강기 기능사 자격증 취득 명단에 주인공

‘김천공’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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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비밀번호 힌트가 담긴 주인공의 이력서




이렇듯 자격증 종류에 대한 탐색, 이력서 분석, 학교 취업 프로그램 일정 등 취업 준비에 필요한 정보와 핵심 단계들로 총 8∼10개의 문제가 구성된다. 이윽고 마지막 열쇠를
찾아 최종 상자 자물쇠를 풀고, 상자 안에서 서로 묶여 있던 사원증을 풀어 각자 목에 걸고 “취업 성공!”을 외치면 최종적으로 방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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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일기를 힌트 삼아 단서를 찾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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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력서를 살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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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물쇠 여는 모습




방탈출 끝나면? 북카페 스탬프 투어!

방탈출에 성공했다면? 이제 그 성취를 기록할 차례. 방탈출 인증샷 인생네컷(소요 시간을 적은 보드를 들고 찍는다) 촬영부터 페이스페인팅, 와펜 키링 만들기, 북카페까지… 이용할 때마다 도장이 하나씩 찍힌다. 차곡차곡 채워지는 도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한 학생들을 향한 도서부의 마음이다. 이 도장을 다 채우고 후기까지 남긴다면 이벤트 응모도 가능하다. 특히 와펜 키링 만들기는 매년 인기 있는 체험이다. 책상 위에 펼쳐진 자수 패치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부터 이니셜 패치까지 재료들을 직접 고르고 조합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키링을 완성해 나간다. 학생들은 서로의 키링을 보면서 “진짜 너답다” 라는 말을 주고 받는다. 이처럼 작은 체험 하나도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자기 표현의 장이 되며, 키링 안에는 개개인 학생의 분위기와 태도,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방탈출이 남긴 공고 학교도서관의 진가
“밖에서도 하기 힘든 걸 학교에서 경험하니 너무 재밌었어요.” “공고에서 한 것 중 가장좋았어요.” “저도 자격증 진짜 따야 하는데…”, “처음엔 그냥 게임인 줄 알았는데, 생각이
많아졌어요.” 등 학생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어느 순간부터 정답 찾기를 넘어, ‘나는 어떤 취업 준비를 하고 있지?’ ‘어떤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던 태도는 어느새 서로를 기다리고 맞춰 주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문제의 답을 함께 결정하는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협업을 배워 갔다. 이것이 바로 내가 방탈출을 통해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다. 지금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하고,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려는 태도에서 진로 준비는 이미 시작되었다. 방탈출처럼 당장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으나 하나하나 차근히 풀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미션이 끝나고 마침내 목표하던 문이 열리는 순간이 학생들에게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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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스탬프 투어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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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북카페 이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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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인증샷 인생네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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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만든 자수 와펜 키링




진로교육, 재미와 경험이 가장 중요
진로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주제다. 그러나 형식과 문턱을 낮춰 주면, 학생들은 훨씬 더 깊이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찾아간다. 중요한 건 그 시작점에 ‘재미’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천안공고에서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학교 도서관은 진로라는 주제도 즐겁게 배우고 경험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들이 교육 현장에 점점 더 많이 쌓이면서,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가 진로교육의 중요한 존재로 조명되길 기대해 본다. 앞으로 더 많은 특성화고에서 사서교사는 ‘있으면 좋은’ 선택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의 자리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특목고 도서관 운영하기① 수원외고

휴먼북 라이브러리: 세계를 잇는 통역사

하유란 수원외고 사서교사





 수원외국어고는 특목고다. “세계가 원하는 인

재, 인재가 원하는 교육”이라는 목표로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프랑스어, 중국어 5개 전공

언어를 토대로 한 다양한 세계시민 교육이 이

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어 교육, 창의융

합 교육을 실시한다. 4년 전 처음 발령받았을

때만 해도 외고에서 일할 거란 생각은 해 보지 않아 막막했다. 이전 근무지가 종합고(특성화와 일반계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학교)여서 더욱 그랬다. 발령 당시 1정 연수도 받지 않은 저경력 보유자였기에 학교와 학생들 기대에부응할 수 있을지, 외고 교사라면 외국어를 잘해야 하는 건 아닐지 이런저런 걱정이 많이 앞섰다. 하지만 근무해 보니 외고여도 크게 다른 점은 없었고, 걱정과 달리 열정적인 선생님들, 예의 바르고 착한 학생들 덕분에 즐거운 교직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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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학생들은 원서를 자주 이용할까?
도서관이 복층으로 이뤄져 있어 처음엔 관리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1층은 서가 공간, 2층은 학습 공간으로 계단 중간이 유리문으로 분리돼 있어, 2층에서 수업 또는 회의를 할 때 업무에 방해를 받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도서관의 위치다. 교실과 다소 떨어져 있어 그나마 가까이 위치한 1학년 학생들을 제외하곤 쉬는 시간에 학생이 도서관을 방문하기 쉽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 장서 구성은 다른 학교와 비슷하지만 외고 특성상 각 전공어별 원서를 별치 서가로 운영한다. 5개 언어 중 영어 원서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근무할 때에는 학생들이 원서를 자주 이용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어를 제외하면 대부분 학교에서 처음 전공어를 접하다 보니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았다. 원서의 수준 또한 초등∼중학생 수준인 경우가 많다. 주로 수행평가나 교과 세부 특기에 기재할 도서(특히 사회과학 분야)를 많이 찾아 학생들 관심 분야에 맞춰 수서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에서 국제 통역사를 만나기까지

‘휴먼북 라이브러리’는 학생들을 위한 새

로운 독서 프로그램을 고민하다 접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도교육청 중

앙도서관에서 지원한 사업으로, 학생 스

스로 기획하고 만드는 진로탐색 활동이

다. 2024년에는 6개 직업(유튜브 PD, 성우,

과학 칼럼리스트, 만화 작가, 국제회의 통역

사, 마술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

데 마침 국제회의 통역사가 있어 부장님

과 협의 후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학생들

모두 언어에 관심이 많기에 통역사라는

직업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

다. 사업에 선정된 후 휴먼북 라이브러리

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했고, 20여 명의

학생이 신청했다. 필자는 수업 한 차시당 2시간씩, 총 5차시로 두 달간 

프로그램(통역사와의 만남 2차시 포함)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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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북 라이브러리 홍보 포스터



첫째, 주제도서 선정·함께 기획하기
이 사업은 학생 주도형 프로그램이어서 1차시에 함께 프로그램명을 짓고 조별 도서 선정, 차시별 활동을 기획했다. 조는 1, 2학년을 섞어 4인 1조로 구성했다. 함께 읽을 책은 주제 도서를 미리 준비하여 목록으로 안내한 뒤 고르게 해도 무방하지만, 목록에 없는 도서도 국제 통역사와 관련 있다면 읽어도 상관없다고 안내했다. 통역 관련 도서는 전공자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절판된 책도 있어 사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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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로 읽을 책을 선정할 때는 ①주제와 연관되어 있는가?(목차와 미리보기로 책 내용 확인) ②구성원 모두 이해할 만한 수준의 책인가? ③분량이 적절한가?(300페이지 내외 추천) 이렇게 3가지를 고려하도록 했다. 전공자를 위한 책은 고등학생이 이해하기 어렵고, 너무 두꺼운 책은 읽을 시간이 부족하기에 조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주제도서를 선정하도록 안내했다. 여섯 조 중 다섯 조는 1, 2번 도서를, 나머지 한 조는 『통역과 번역의 이해』(이혜승)를 함께 읽기로 했다. 그다음 조별로 프로그램명 짓기와 4차시(사전활동, 본 활동 1차, 본 활동 2차, 사후활동) 동안 할 희망 활동을 적도록 했다. 활동을 기획하라고 하면 학생들이 막연하게 느낄 수 있기에 차시별 예시 활동을 몇 가지 제시해 도움을 주었다. 이를 토대로 의견을 나누며 ‘세계를 잇는 통역사’라는 프로그램으로 활동 기획서를 완성했다.



둘째, 독후활동·휴먼북에게 건넬 질문 준비하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 2차시(사전활동)는 지필고사 등 교내 일정을 피해 1차시 활동 5
주 후에 진행했다. 필자는 그동안 조별 도서를 배부하여 학생들이 미리 읽어오도록 독려
했다. 2차시는 조별 도서를 읽고 느낀 점 나누기, 국제회의 통역사 탐구, 사전 질문 작성,
KWL 개인 활동지 작성으로 구성했다. 먼저 주제도서를 읽으면서 통역사에 대해 궁금했
던 점, 알게 된 점 등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이후 커리어넷, 통번
역대학원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참고하여 국제 통역사라는 직업을 탐구했다. 학생들의 흥
미를 돋우기 위해 <유 퀴즈 온 더 블럭>(샤론 최를 비롯해 정현영과 이은선 통역사의 출연분)

 영상과 통역사의 하루를 기록한 유튜브 브이로그로 통역사를 더 자세히 파악할수 

있도록 영상을 준비해 함께 시청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잇에 각자 

휴먼북(국제 통역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들을 작성하고 가장 좋은 질문에 

별 표시를 하여 본 활동에 쓸 질문들을 추리며 2차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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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283회 유튜브 영상(디글) 중에서 캡처




셋째, 국제 통역사와의 만남·통번역 실습
3차시(본 활동 1차)는 ‘국제회의 통역사 톺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이뤄졌다. 통역사의 직업 소개를 시작으로 통역사가 된 계기, 통역사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들, 통역할 때 한국어와 영어 간 차이점 및 공통점 등 사전 활동 시 작성한 질문들에 답변하는 시간을 보냈다. 나아가 학생들이 2차시 때 탐구한 내용을 휴먼북과 소통하며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4차시(본 활동 2차)에선 통역 노트 작성법 익히기 및 실습, 한영-영한 통역 맛보기 등을 했다. 통역사가 실제 작성했던 노트를 보여 주시며 통역 노트 작성법을 익힐 수 있었다. 1분 정도의 짧은 제시문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한국어에서 영어로 통역해 보았다. 학생들은 ‘실제로 통역해 보니 생각과 달리 핵심만 담아 기록(번역)하기가 어려웠고, 아는 단어지만 통역할 때 주제와 적합한 단어로 바로 번역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고 했다. 각자 통역한 내용을 발표할 때 통역사가 피드백과 함께 단어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 언어 공부 팁을 알려 주셔서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활동이었다.


넷째, 내 진로 구체화해 보기
5차시(사후활동)는 2∼4차시 활동을 바탕으로 진로를 위한 만다라트 계획표 작성, KWL 개인 활동지 기록, 프로그램 참여 소감 나눔·설문 작성으로 구성했다. 만다라트 계획표
는 하나의 핵심 목표를 이루기 위한 8개의 세부 목표와 8개의 세부 목표를 위한 64개의 실행 계획을 작성하는 표로, 세계적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세운 계획표로 유명해
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듯, 학생들 또한 고등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생각하며 진로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계획표를 짤 때 소감도 같이 나누며 활동을 마무리했다. 프로그

램이 길어서 부담이 조금 있었지만 직접 활동을 계획하고 직업인을 만나며 심도

있게 탐구할 수 있어서 학생들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현직 통역사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통역 실습을 하며 피드백을 받아 신선하고 좋았다.”

등 긍정적인 소감을 남겨 프로그램을 기획한 필자 또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직업으로 휴먼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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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역사와의 만남 이후 각자의 진로를 구체화하기 위해 제

시한 만다라트 계획표 활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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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힌다
외고에서 근무한 지 4년 차가 되어 가는 지금, 발령받았을 때 했던 걱정들은 기우가 되었다. ‘교과선생님들은 능력자인 것 같은데, 내가 그 사이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금은 어떤 활동이든 진심을 담아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들과 함께하며 만족감을 느낀다. 열정을 가지고 교육에 임하시는 선생님들 곁에서 배우고 한층 성장했다.
 다만, 이곳 학생들은 학업에 열중한 나머지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아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필자는 도서관 행사에 더 많은 학생들이 방문하도록, 학생들이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는 것을 목표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힐링할 수 있는 위클래스·도서관 연합 행사도 상담교사와 기획한 바 있다. 수서할 때도 처음엔 ‘원서를 많이 사야 하나?’ 고민했지만, 학생들이 읽는 책은 한국어로 구성된 진로 관련 책이어서 평소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 진로 등을 기록하거나 도서관에 방문하시는
선생님들께 책을 활용한 수행평가를 한다면 필요한 주제도서가 있는지 여쭤 보며 목록을 구성한다. 짧은 교직 경력이지만 첫 발령은 종합고, 두 번째 학교는 특목고로 의도치 않게(?) 다양한 학생들과 만났다. 어찌 보면 행운 같다. 다음엔 또 어떤 학생들을 만날까 기대된다. 학교와 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도서관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기에 특목고·특성화고에 근무하는 선생님들께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이곳에 근무하게 될 선생님들,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해내게 되니 걱정은 조금 덜어 두시길 바란다!




 맛보기로 소개한 특집 외 다양한 이야기는 2025 <학교도서관저널> 5월호에 수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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