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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초등학교도서관, 공공도서관과 유대 관계를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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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2-09 01:01 조회 6,98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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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운영위원, 전 서울 연지초 사서
 
초등학교 도서관은 어려움이 많다. 도서 구입, 행사 상품 구입, 기존 행사 몇 가지만 할 뿐인데도 예산은 빠듯하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드는 학교 밖 활동에 제약이 많다. 학교도서관 활동에 있어서 물질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어떤 학교의 경우 도서관에서 ‘밤새워 책 읽기’를 하겠다고 보고했다가 밤이라 위험해서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학교에서 아이들이 밤을 새워 활동하는 다른 방식의 프로그램이 기존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사서에게는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는 이유로 학교와 학부모가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도서관과 함께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협력을 제안하다
도서관 활동을 진행하면서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2007년 12월 월계문화정보도서관(이하 월계도서관)이 개관해서 인근 3개 학교도서관 사서와 북부교육지원청 교육복지담당자와 함께 도서관을 찾아가 협력을 제안했다. 월계도서관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2008년 북부교육지원청 주재로 노원구 관내 공공도서관 사서와 초등 학교도서관 사서가 만나 앞으로 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첫 협력 사업은 문학기행이었다. 인근학교 사서와 월계도서관 사서가 회의를 통해 작가, 작품, 장소, 프로그램, 사전답사, 세부 일정을 협의하고 업무를 분담했다. 공공도서관에서 문학기행을 진행한 것의 가장 큰 장점은 학교 측의 “계약직 사서에게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와 같은 제재가 없었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교 측에서 가지고 있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신뢰 덕분이었다. 이 행사를 통해 아이들은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공공도서관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도서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문학기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도 좋지만 더 큰 성과는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앞으로도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처음이 어려웠을 뿐, 이를 기점으로 학년 초가 되면 북부교육지원청에서 학교와 공공도서관 사서들의 회의를 개최하여 그 해의 협력 사업을 논의하게 되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라는 말처럼 필요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먼저 다가가서 협력을 제안해 보자.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으리라.
 
MOU 체결의 의미
공공도서관과의 협력을 통한 성공적인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학교들도 늘었다. MOU 체결을 하게 되면 학교도서관 사서가 공공도서관 운영위원으로 위촉되어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과의 협력 사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굳이 MOU를 체결하지 않아도 가능한 일일 수 있지만, 계약 관계를 통해 적극적인 교류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형식적일지라도 학교에 ‘도서관’이라는 실체를 각인시키는 기회가 된다.
MOU 체결은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개발 공유하고, 홍보하여 지역의 독서문화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공공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학교도서관에서 개발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른 학교나 공공도서관까지 공유한다면 독서문화가 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이 협력한 결과물로 연합 행사를 많이 했다. 그 예로 학생들이 다 읽은 책을 가져오면 쿠폰으로 바꿔서 다른 책과 교환하고 관련 놀이까지 즐기는 ‘노원 책 장터’, 걷는 거리에 따라 적립한 포인트만큼 학교에 책을 기부하는 ‘노원 책사랑 나눔 걷기대회’, 책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어깨동무 독서교실’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활동들을 했다. 이 모두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사서들이 협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MOU 체결을 하게 된다면 상호 발전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함으로써 도서관 활성화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혼자가 힘들 땐 손을 내밀자
그동안 공공도서관과의 협력 사업을 많이 한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함께 고민한 것은 문학기행에 그친다. 나머지는 다른 학교도서관에서 프로그램을 제안하거나, 공공도서관에서 제안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협조도 안 되는 곳이 있다면 더 강한 ‘협력’을 시도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단위 학교만으로는 진행이 어려울 때 공공도서관과의 협력을 시도하는 것이 어떨까. 학교도서관에서 먼저 도움을 요청한 것일지라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하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공공도서관에도 득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철강왕이라 불리는 ‘앤드루 카네기’의 회고록 중에 “도서관은 오직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도우며, 사람을 결코 빈곤하게 만들지 않는다. 도서관은 큰 뜻을 품은 자에게 책 안에 담겨 있는 귀중한 보물을 안겨 주고, 책을 읽는 취미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낮은 수준의 취미를 멀리할 수 있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중 ‘사람을 결코 빈곤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말은 도서관에서 지식을 배워 ‘경제적인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도 있지만, ‘정신적인 빈곤’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서관이라는 실체와 도서관문화에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행사에 참여하거나, 탐방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도서관을 개인 생활공간의 일부로 생각한다면 정신적 빈곤을 겪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도서관의 활성화가 중요하며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협력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협력, 사서들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정신적인 일에서부터 육체적인 일까지 수많은 일거리가 따른다. 그래서 사서들 간의 유대와 협의가 없다면 서로 일을 미루게 되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발생한다.
협력을 위해 사서들의 유대감은 중요하다. 서로가 친밀감을 가지고 소통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학기행을 간다고 할 때, 사서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좋아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협의가 없다면 단순한 탐방으로 그칠 수 있다. 알찬 프로그램 진행은 사서들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장담한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해야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동안 공공도서관과의 협력 사업을 하면서 도서관 간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서로 신뢰가 쌓여서 웬만한 것은 굳이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 없이 몇 마디의 말로도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도서관 발전을 위한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 발전이라는 공공선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친다면 우리 아이들과, 지역주민에게 더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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