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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도서관에서 놀아본 언니 이야기-학생들이 주인이 돼서 펼치는 학교도서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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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0-16 23:54 조회 6,56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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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청소년 자치활동 지원단체 ‘인트로’ 대표
 
저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도서관에서 살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제게 있어서 학교도서관은 단순하게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우정과 사랑 그리고 꿈이 가득했던 공간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도서동아리와 학교도서관은 이미 만들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함께했던 동아리 구성원들과 만들어 낸 과정이자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모든 학교에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지길,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넘쳐나길 바라면서 도서관활성화 사업과 청소년 자치활동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 경험과 오래 전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하면 도서관에 꿈을 꾸는 아이들이 가득할 수 있을지 저와 같이 함께 고민을 나눠 주세요.
 
책보다 놀 것이 더 많은 도서관!
도서관에서 사는 저를 본 사람들은 제가 책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줄 알았대요. 실은 책 보는 것보다 책 표지 볼 일이 더 많았어요. 우리들에게 학창시절 학교도서관은 책보다 놀 것이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하교 후에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친구들과 게임도 할 수 있었죠. 청소년들에게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학교, 학원 외에 평상시에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흔치는 않죠. 문화적으로 풍족해졌지만, 일상 속에서 편하게 입시 스트레스를 잊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학교도서관은 은근 안성맞춤입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주로 하교 후에 도서관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책 정리 빨리하기로 떡볶이 내기도 하고, 편한 의자에 앉아서 잠도 자고, 경비 아저씨가 나가라고 할 때까지 폭풍수다도 떨었습니다. 또 어느 날은 보드게임을 잔뜩 가져와서 놀고, 누군가 연애를 시작하면 남녀 심리학 관련 책을 잔뜩 펴놓고 서로 상담도 해 주었어요. 또 레크리에이션도 나름 준비해서 신나게 뛰놀기도 하고, 그러다 기물도 파손해서 숨기기 바빴던 추억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도서관은 조용하게 책 보는 것 외에도 놀 거리가 정말 많답니다.
하지만 요즘 학교도서관들은 대부분 너무 일찍 문을 닫죠. 물론 인력 문제나 각 학교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하교 후 학원보다는 도서관을 택하는 저와 같은 학생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 몇 명의 무리가 도서관을 시끌벅적하게 발전시키기도 한다는 것이 공유되면 좋겠어요. 또 도서관을 자율학습실로 쓰는 학교도 많고, 너무 규칙이 많고 조용하기만 한 도서관도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도서동아리 활성화 사업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학교도서관만큼은 학생들의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공간이자, 자유로운 공간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학교도서관은 도서관의 주인들이 더 많아져서 함께 책임지고 아끼면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는 듯합니다. 그 주인들이 다양한 실험과 상상을 할 수 있으려면 편한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도서관에서 하는 도서관 캠프 요리대회, 레크리에이션(뛰어놀 수도 있다고 봅니다!) 등을 진행해 보길 추천합니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도서관은 굴러갔죠!
어느 날은 사서선생님이 아침에 출장을 가신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도서동아리인 저희들은 그냥 “또 가요? 잘 다녀오세요.”라는 말이 전부였고, 선생님도 그냥 문 잘 잠그고 가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제가 3년을 보냈던 고등학교 학교도서관의 주인들은 학생들이 었습니다. 특히 함께 운영하던 도서동아리 친구들이 도서관의 실질적 주인이었죠.
요즘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은 학생들 자치로 운영되지 않고 학생들은 단순히 손님으로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도서관에서 활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학생들에게 도서관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맡기고, 많은 아이들이 주인으로서의 권한을 누린다면 배가 산으로 가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도서관에서 벌어질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 말이죠. 또 사서선생님 혼자는 어렵지만, 학생들과 함께라면 생각지 못한 많은 일들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관계가 형성되면 사서선생님들은 살짝 바빠지시겠죠? 또 학생들과 신뢰가 두터워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믿음이 가득한 관계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서로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사서선생님께서 먼저 학생 한 명 한 명과 친해지셔야 합니다. 단순 상담이 아니라, 인생 10대 뉴스, 인생 곡선 등 공동체 인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면 기초공사가 탄탄해질 것입니다.
두 번째, 도서관의 일거리를 회의를 통해 펼쳐놓고 함께 점검해 보세요! 요즘 학생들은 끼가 많으니 각자의 장기를 활용할 수 있는 일거리를 주세요. 그러다 보면 가끔 자기 꿈을 찾아가는 학생들도 생긴답니다. 세 번째, 학생들에게 책임감이 따르는 일을 맡겨보세요! 지금 생각해 보면 도서관 열쇠를 학생들에게 맡기고 출장 다녀오셨던 저희 선생님이 대단한 거죠. 우리가 도서관에서 사고를 쳐도 선생님께서 책임지겠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우린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서 그런 날이면 도서관 규칙을 우리끼리 더 엄하게 지키게 되었어요. 그 열쇠 하나가 바로 믿음의 징표 그 자체였죠. 그렇게 저희는 책임을 배웠고, 믿음 관계를 어떻게 만드는지 배웠습니다.
 
도서관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곳이었어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가장 많은 여고생 시절, 우리의 호기심을 해결해 주는 곳은 도서관이었습니다. 여행을 가고 싶을 때는 책과 인터넷을 뒤져서 동아리 단합대회라는 명목으로 여행 계획을 함께 세웠었죠. 또 뭔가 맛난 걸 함께 해 먹고 싶을 땐 요리대회라는 행사를 일부러 만들어서 도서관에서 요리책 펴 놓고 만들어 먹었습니다. 학교생활, 학교 친구들 외에 다른 색다른 경험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을 때는 일부러 도서관 관련 행사를 찾아 나서서 학교 밖으로 나갔었죠.
이토록 학교도서관은 막연히 꿈꾸던 것들, 평상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실현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물심양면 지원해 주셨던 사서선생님이 계셨던 덕분이죠!
도서관에서 둘도 없는 우정도 만들고, 연애 공부도 하고, 미래에 어떤 꿈을 가질지 찾아도 보는 등 수많은 꿈들을 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함께 실현할 친구들도 있었고, 실현 가능하게 하는 정보와 힌트들이 가득한 곳이었어요. 흔히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우린 인생에서 필요한 것들을 학교도서관에서 함께 어울리며 혹은 책 속에서 찾아보고 경험해 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와 친구들은 아직도 학교도서관에서 보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큰 스승이었죠.
 
학교도서관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은 분명 있습니다!
학생들의 자치활동 지원 사업을 하면서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의 입시와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들이 대치되는 구도와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또 과거 도서동아리 연합이 그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는 아이들이 관심이 없구나. 애들은 너무 바빠.’라고만 생각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 위의 세 가지 깨달음을 연합회에서 잘 실현하지 못했던 것 같고, 저런 것이 현실화될 수 있게끔 프로그램을 공급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지난 활동에 대한 반성이지요.
모든 활동이 잘 되는 방법은 결국 ‘사람’이 중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그런 방법을 함께 많이 찾아봤으면 합니다. 분명 학교도서관을 무한 사랑할 아이들은 있습니다. 학교도서관과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보셨으면 합니다. 선생님들의 할 일이 더 많아질 수도 있지만, 저도 언제나 함께 그 할 일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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