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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도서관 문화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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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5-02 14:25 조회 6,2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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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즐거움’을 주는 독서문화운동
좋은 책은 우리의 삶을 끊임없이 반성하게 하고,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하여 지혜로운 인간이 될 수 있게 해 주며, 자신의 삶을 질적으로 성숙시키고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내자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통해 내면을 닦고 가꿔 온 사람이라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도 중심을 잃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시대를 불문하고 어느 때나 책을 읽어야 하는 본질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도서관의 힘을 일찍이 알아채고 장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잘 갖춰진 독서환경을 바탕으로, 어려서부터 ‘책’을 통해 삶을 채워 나갈 수 있었던 사람들, 그들이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자는 캠페인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다. 모 언론사와 인터넷 포털 업체가 독서운동단체와 함께 벌인 독서문화운동의 일환이었다. 많은 가정에서 텔레비전이 추방되었다. 텔레비전이 있던 자리는 서가와 책으로 채워졌다. 이 운동은 아이들에게 가정에서부터 책과 친해질 수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북 스타트, 책날개, 한 도시 한 책 읽기, 아침독서, 북 크로스 등 그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온갖 독서문화운동이 근래 들어 차례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학교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우리의 독서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독서문화운동을 활발하게 벌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사실 독서가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다. 특히 ‘읽고 싶은’이 아닌 ‘읽어야만 하는’ 경우에는 즐거움은 고사하고 심지어 끔찍하기까지 하다. 프랑스에서는 ‘읽다’를 속된 말로 ‘꼼짝없이 매였다’라고 한다. 또한 ‘두꺼운 책’을 흔히들 ‘보도블록’에 빗대기도 한다. 프랑스나 우리나라나 ‘읽어야만 하는’ 책은 그리 매력적인 대상이 아닌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독서가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약간의 회유를 곁들인 강제적인 독서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그 아이에게 독서는 더 이상 행복한 경험이 아니다. 행복한 독서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평생 독서자가 될 수 없다. 아이들을 자연스레 행복한 독서의 길로 인도하는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독서환경, 학교도서관
아이들은 집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아이들의 모든 일상이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우리 아이들 을 책의 길로 안내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 일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학교도서관이 잘 운영되어야 한다. 학교도서관은 아이들과 책을 가깝게 해 주고, 다양한 책들을 만나게 해 준다. 친구와 선생님의 권유로 혹은 과제해결을 위해 도서관을 드나들다 보면 처음에는 책에 관심이 없었다가도 책이 눈에 들게 되고, 그러다 읽는 재미를 느끼며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학교에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저 도서관을 하루 종일 열어 놓기만 해 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학교에서 적극적 으로 도서관을 이용한 독서교육을 한다면 어떨 까?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을 책으로 끌어들이 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끊임없이 펼치고, 교 과 선생님들은 도서관 자료를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탐구학습 과제를 내 주며, 재량활동이 나 국어과 수업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독서능력을 기를 수 있는 체계적인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도서관을 활용해 펼쳐 나간다면? 그 대답은 이 러한 프로그램을 먼저 실행한 여러 나라들의 경 우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독서에 대한 아 이들의 부담을 없애 주고 독서능력을 길러 주 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독서를 취미활동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손에서 책을 놓 지 않을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그러한 아이들을 기르기 위한, 최소한의 독서환경이다.
학교도서관은 운동장, 매점과 더불어 학교 안 에서 아이들이 자유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이다. 계속되는 수업과 과제, 그리고 학원에 치여 제대로 쉬고 뛰어놀 시 간도 없는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서만큼은 자 기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관심 분야를 살펴보며 ‘해야 할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에 대 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학교도 서관은 아이들에게 쉼터와 놀이터가 되기도 하 고 꿈을 찾아가는 꿈 자람터가 되기도 한다.
책을 뒤적이며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해결하 고 때론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조금씩 자신의 미래에 대 한 밑그림을 그려 나간다. 학교도서관을 이용하 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펴보자. 수업시간에 따분 해 하고 까불던 녀석들이 진지하게 책을 읽고 때론 심각한 표정으로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기 도 한다. 그것이 설령 교사들이 보기엔 하찮아 보이는 ‘만화’를 보는 일이라 할지라도 진지한 자세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학교도서관은 학생과 교사 간의 새로운 관계맺음의 장
학교도서관은 아이들의 자유로운 책 읽기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만큼은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다 같이 평등한 관계가 된다. 그 누구도 자유로운 책 읽기를 방해할 수는 없다. 물론 최소한의 지켜야 할 예절 등은 있지만 이것은 책 읽기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일 뿐이다. 학교도서관에서 학생과 교사는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학교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독서행사들을 통해서 학생과 교사는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독서캠프, 독서토론, 저자와의 대화, 도서관 문화제, 문학기행 등 학교도서관 행사를 통해 교사들은 교실에서의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학생들의 모습이 아닌 활기차게 살아 숨 쉬는 다양한 가능성으로 빛나는 학생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책을 매개로 한 소통과 나눔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학생들 또한 통제자로서의 교사가 아닌 진정한 조력자, 친구로서 교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학교도서관은 학생과 교사 간의 소통과 나눔이 있는 행복한 공간이다.
학교도서관이 진정한 공교육의 희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도서관을 맡게 된 사서선생님 또는 담당선생님들의 마음이 열려야 한다. 도서관장인 선생님의 의지에 따라서 학교도서관은 퀴퀴한 책 창고가 될 수도 있고 아이들의 행복이 스며드는 문화 사랑방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아이들을 교육이란 이름으로 억압하는 장소가 될 수도 있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꿈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학교도서관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아무리 대학에서 도서관학을 전공하고 학교도서관을 전담하고 있는 선생님이라도 학교도서관에 대한 애정과 노하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반대로 도서관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학교도서관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있다면 전문가보다 학교도서관을 훨씬 더 잘 운영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다.
학교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지만 열린 마음으로 꾸려가다 보면 분명 힘겨움을 넘어서는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그 안에 있는 수많은 자료만큼,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학생과 교사의 수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다. 그 가능성을 경 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날이 갈수록 눈을 빛내는 아이들, 어려워하던 책도 거뜬히 읽어 내는 모습, 그리고 그 아이들과의 새로운 관계 맺음을 통해 교사로서의 기쁨을 만끽하게 되는 날. 그 순간 학교도서관은 더없이 즐겁고 (Delight) 유쾌하며(Delicious) 소중한(Dear) 누 구나 맡고 싶어 하는 ‘3D’ 업무로 탈바꿈할 것 이다.
 
독서는 습관이다 그리고 문화다
독서 또한 입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무래 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자유로운 독서가 가능 한지라 입시의 압박감과 학습량이 많아질수록 책에서 더 멀어지게 된다. 실제 2000년대 초반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고, 논술교육까지 덧붙여지면서 한때 독서열 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영어 교육과 일제고사 등 학업성취도 평가가 강조되 면서 도서관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전에 비 해 학교도서관 이용자들이 반으로 줄어든 경우 도 있다. 그에 따른 반대급부로 대학입시에 독서 이력을 반영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여러 문 제점이 지적되어 없던 일이 되었다.
실제 공부에 방해될 정도로 책에 빠진 학생 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또 어느 정도는 빠져 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 시절 무엇인가에 몰 두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큰 힘이 되기 때문이 다. 학교에서 문제풀이식 공부를 강조하고, 보충 학습이다 야간자율학습이다 하며 청소년들을 심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압박을 하다 보니 청 소년들이 책에 관심을 줄 여유가 없게 된 것이 다. 독서는 습관이다. 그리고 문화이다. 초등학 교와 연계된 지속적인 독서습관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고등학교에서 만들어야 한다.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함께하는 독서운동을 통 해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독서는 장기 적으로 봤을 때 공부를 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을 길러 준다.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학교도서관 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다른 얼굴을 한 학교도서관 문화
학교도서관에 있다 보면 책을 정말로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것도 모자라 하루에도 몇 번씩 올 라오기도 한다. 책을 많이 읽는 학생 중에서 종 종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리 많지도 않거니와 또 오래가지도 않는다. 시 간이 지나면서 관심의 폭을 넓혀 나간다. 물론 이 과정에는 학교도서관 담당교사나 사서교사, 사서들의 관심과 안내가 필요하다.
학교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은 어림잡아 전체 학생 중 15~20% 정도쯤 되지 않나 싶다. 이 학 생들은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어도 학교도서관을 즐겨 찾는 학교도서관교의 열혈신도들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학교도서관에 잘 오지 않는 나머지 80~85%의 아이들이다.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을 학교도서관에 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의 시설이 잘 되어 있고 좋은 책들이 가득 있어도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일단 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서 둘러보고 한 권의 책을 고르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학교도서관과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을 이끄는 힘은 바로 학교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에 있다.
학교도서관이 학생들로 인해 더 이상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도서관이 어깨의 힘을 빼야 한다. 학교도서관은 다양한 얼굴을 가져야 한다. 학습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학생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해야 한다. 정보와 자료를 찾는 공간이기도 하고 새로운 독서문화의 장이기도 하다. 100개의 학교도서관이 있다면 100개의 각기 다른 다양한 모습의 학교도서관 운영프로그램이 나왔으면 좋겠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다르다. 시골과 도시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다르다. 학교도서관이 아름다운 문화의 공동체라 할 때 그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삶의 모습에 천착한 도서관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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