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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책으로 읽는 영화, 영화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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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4-07 23:45 조회 10,77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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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미 수원 대평중 사서
 
큰 병에 콩을 부어 가득 채운다. 콩알만으로도 꽉 찬 병에 좁쌀을 부으니 사이사이 빈 공간을 작은 알갱이들이 빼곡히 채운다. 비로소 ‘꽉 참’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책과 영화의 관계도 그렇다.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영상으로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알아차리는 것은 원작을 읽은 사람들이 누리는 특권이다. 따라서 책을 쉽게 읽지 못하는 이용자를 위해서 원작이 있는 시청각 자료를 학교도서관에 구비해 보자. 책과 영화를 적절히 활용하여 ‘꽉 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 영화와의 적절한 동거
시대가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영원한 고전임을 입증하는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있다. 학교도서관 서가의 고전문학들은 지속적인 출판에도 불구하고 읽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고전문학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배워왔지만 선뜻 Someday List(내가 읽고 싶은 책을 적은 목록)에 올리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 한두 사람의 고백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출판계에서는 개정판을 내면서 좀 더 현대적인 표지디자인과 감각적인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학교도서관에서도 DVD로 출시된 영화를 구비하여 이용자들이 원작과 영화를 비교・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게 하는 것을 권한다. 고전문학의 원작과 영화의 공통점, 서로 다른 점, 영화에서 더 부각되는 메시지,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더 추가하고 싶은 장면 등 여러 갈래로 독후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오만과 편견』은 꾸준히 영화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는 고전문학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흑백영화부터 BBC드라마 시리즈까지 비교・감상해 보면 각각의 작품마다 느낌이 달라 재미가 있다. 특히 인도판 ‘오만과 편견’인 <신부와 편견>은 인도영화 특유의 화려함과 넘치는 율동감을 잘 살려내어 인도인들의 시각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작품으로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이 있다. 이 작품은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을 대표하고, 세계 10대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흑백영화이다. 우리나라 김소진 작가의 소설 『자전거 도둑』의 모티브가 된 영화이기도 하니, 소설과 영화를 함께 수업자료로 이용하기에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이중인격을 잘 드러낸 유명한 고전문학이다. 원작과는 달리 지킬 박사의 하녀 메리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영화가 <메리 라일리>이다. 단,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서 학생들이 보긴 어렵지만, 학부모나 교사 대상으로 독서토론을 해봄직하다.
 

현대소설, 영화로 다시 쓰는 이야기
현대소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인 만큼 영화, 연극,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독자들의 검증을 거쳤기에 작품성과 흥행성을 다 거머쥘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요즘은 드라마 속에서 소품으로 활용된 소설책도 화제가 되어, 나온지 좀 지난 작품도 다시 읽게 하는 역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활자를 읽기에는 너무 바쁘거나 귀찮은 독자들에게 문학으로 통하는 여러 모양의 길을 내주고 있는 셈이다.
<빌리 엘리어트>, <킹스 스피치>는 소설이 영화로 제작된 대부분의 작품과는 반대로 영화를 소설로 옮긴 작품이다. 청소년들의 자아발견과 자신의 꿈 찾기에 자주 추천되는 <빌리 엘리어트>는 뮤지컬과 연극으로도 제작되어 지속적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장르를 달리한 문학작품을 읽으며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각색된 부분을 찾거나, 소설 속의 상징적인 묘사를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물찾기를 해보자.
만화(웹툰), 스크린에서의 재회
만화와 영화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시각화했다는 공통점 때문에 태생부터 친구 관계이다. 그러나 이미 지면으로 시각적인 전달을 거친 원작을 어떻게 영상화 했는지에 대한 관심 덕분에 경쟁자 관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영화는 만화 원작을 뛰어넘는 또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마당을 나온 암탉』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 ‘달수’일 수도 있고, 영국 동화 『마루 밑 바로우어즈』에서 단순하게 모티브만 따서 만든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의 새로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인기 만화 영화의 대다수가 일본 작품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아쉬운 현실인데, 요즘 우리나라의 웹툰이 영화화 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동화, 동심 파괴와 동화 재해석의 갈림길
동화의 경우 세계 애니메이션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월트디즈니 사의 공주 시리즈가 영상매체의 주류를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체로 원작에 충실한 전개를 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 제작되는 영화는 그 주인공들의 사회적 역할(특히 성性 역할)이 재해석되는 경향이 짙다. 공주는 더 이상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 가기만 기다리지 않고 전투적이기까지 한 여성으로 표현된다. 왕자 또한 보다 더 저돌적인 짐승남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게다가 웅장한 컴퓨터 그래픽과 화려한 배경으로 관객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으니 원작과 또 다른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다음의 목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가 서양 자료에 편중됨을 알 수 있다. 영화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준 있는 동화를 영화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을까,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볼까? 선택의 순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책과 영화가 서로의 빈틈을 채워 주는 것은 분명하다. 콩은 콩만의, 좁쌀은 좁쌀만의 가치가 있다. 두 잡곡이 함께 어우러져 최고의 영양 상태가 되듯 학교도서관 이용자들에게 풍성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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