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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잡이 길잡이 [교사의 책] 지금 당장 변화를 일으키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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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5-31 18:05 조회 5,25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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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학이다. 아이들과의 새로운 만남에 가슴 뛰다가도, 막상 출근을 하려니 만만치 않다. 어린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눈물을 흘리며 운전대를 잡은 분도, 불통 관리자가 방학 동안 벌인 일들을 뒷수습 하는 분도, 폭탄 업무에 벌써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온 분도 계실 터. 게다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을 마주하는 순간, 이 동물(?)들 언제 사람 만들어 올려 보내나 한숨부터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순간, ‘배움의 중심에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교육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이런 멋진 말들이 기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슬픈 내 마음을 다잡아 주기는 하지만, 당장 눈앞에서 화장하고 게임하며 떠드는 30여 명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약간의 기술이다. 혹시 어떻게 교육에 기술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있냐고 여기며 거부감이 먼저 들더라도, 조금 여유 있게 생각해 보기를 권해 본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는 안목과 내공이 있을 터이니 말이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 칙 무어만, 낸시 웨버 지음|윤미나 옮김 한문화|2013
 

말은 힘을 가지고 있다
“지각했네! 시작종을 친 지가 언젠데!”라는 지적에 학생이 “그래서요”라고 날카로운 눈으로 시니컬하게 대꾸한다면? 속이 뒤집힐 터. 대부분 이런 순간 교사와 학생 간에 감정 싸움이 시작된다. ‘어디 선생님 말에 말대꾸야.’라는 전형적인 레퍼토리가 시작될 수도 있고, 긴 잔소리가 이어질 수도 있겠 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당신이 진짜 어른이고 진짜 교 사라면, 아이들이 놓은 덫에 걸리지 말고 프로답게 행동하 라고 조언한다.
특히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말’을 통해 진짜 선생 노릇 을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의 언어 습관이 학생의 행동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 각한 학생의 예로 다시 돌아가 보자. 본문에는 “지각했네!” 라는 말이 “선언적이다.”라고 지적한 후 다음과 같은 말을 제시한다. “우리는 72쪽을 공부하는 중이야.” 느낌이 좀 다 르지 않은지? 이와 같은 말을 들었을 때 학생의 반감이 줄 어들 것은 당연해 보인다. 수업의 흐름도 덜 끊긴다.
이렇듯 칙 무어만과 낸시 웨버는 “당신이 학생에게 하는 말이 당신이 진정으로 원 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네 자리가 어딘지 모르 겠니” 대신 “수업을 시작하게 이제 자리에 앉으렴.”을, “내가 방금 뭐라고 했니” 대 신 “같은 걸 두 번 설명해야 하니까 선생님도 화가 난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를 권 한다.
모든 대안들은 그 말 자체만 제시하지 않았다. 이유를 함께 적었는데, 아래와 같이 별생각 없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꼬집어 지적한다.
 

“선생님은 린다의 앉은 자세가 참 마음에 드는구나”는 솔직하고 직접적인 의사소통 방식이 아니 다. 실제로 이 대화법은 린다에게 하는 말이 아니고, 린다를 제외한 다른 모든 학생에게 하는 말이 다. 린다는 다른 학생들의 행동을 조종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의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반 전체에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이 좋다. 교사가 현재 원하는 바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 을 제시해야 한다.(27쪽)
 

이렇듯 많은 생각 거리들을 던져 주기에, 저자들이 제시한 대안을 단순히 발문기술이나 화법에 국한시키기에는 아까워 보인다. 그들은 “얘들아, 앤디가 그린 그림 좀 봐!”라는 류의 공개적인 칭찬을 들었을 때, 수줍음이 많거나 개성이 뚜렷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안절부절못할 수 있음을, 흔히 쓰는 “참 잘했어요.”라는 말이 가지는 타인 인정에 대한 중독성까지 지적한다. 오랜 시간 동안 애정을 가지고 아이를 관찰하지 않는 이상 쉽게 알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세심함에 저자들의 경력을 다시 읽어 보니 역시나, 현장에서 각각 40년, 20년을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낸 전직 교사였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은 확실히 다르다.
참, 이 책의 원제는 ‘Teacher Talk’이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라는 제목에서 아쉬움을 느낀 분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더그 레모브 지음 구정화, 박새봄 옮김|해냄|2013
 

성공적인 수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교사라는 직업에서 수업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비록 우리가 상당량의 에너지를 수업 외의 것에 쏟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정체성은 여기서 찾을 수밖에 없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밀려오는 잔잔함. 아이들의 다소 상기된, 하지만 평온한 표정. 우리만의 그 느낌. 공기의 스침과 숨결 하나하나까지 느껴지던 바로 그 순간! 교사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수업을 기억하리라. 수업이 이렇게까지 하루를 버텨 낼 힘을 주고, 삶과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만큼 영향력이 큰 이유는, 아마 그 본질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좋은 수업, 성공적인 수업에 욕심이 난다.
물론 성공적인 수업의 기준은 모두 다르다. 배움이란 상당히 개인적인 영역에 속하니 말이다. 그걸 알면서도 좋은 수업에 대한 모델을 찾고 싶은 건 나만의 욕심이 아닌 듯싶다. 미국의 교육학자 더그 레모브는 공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차터스쿨’ 분야의 연구자인데, 5년 동안 교사 7명의 수업을 관찰・분석하며 정리한 효과적인 수업 기법 52가지를 책으로 묶어냈다.
아무래도 저자의 연구 분야가 차터스쿨이다 보니, (미국의 차터스쿨 정책은 국가의 예산 지원을 받되 단위 학교에 자율적인 운영 권한을 주고, 이에 대한 평가 기준을 전적으로 학 생들의 학업 성취도에서 찾는다.) 책에서 제시하는 최고의 교사라는 기준 역시 국가 표준시험 점수에 두고 있어 이 점이 독자에게 상당한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머리말에서 “대도시 공립학교에서 가난한 학생들 에게 성공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교수법”을 담았다고 밝힌 점 은 우리 마음을 좀 무겁게 한다. 30명이 넘는 아이들을 대학 입시를 위해 끌고 가 야만 하는 슬프디 슬픈 한국 교육의 현실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우리의 수업에 도움 되는 조언들이 제법 담겨 있어서이다.
학생들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말고, 두루뭉술한 답변을 지나치지 말고, 지시는 구체적으로 하고, 빠른 질문으로 수업에 집중시켜라 등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 각되지만 실제 수업에서 빠트리기 쉬운 내용들이 많다. 기법 한 가지당 3~4쪽 정도의 설명이 있고, 교사와 학생 간 대화문을 직접 인용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 인 예문을 담고 있어, 관심 있는 부분을 뽑아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장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사가 학원 강사냐”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할 말이 없다. 그 질문의 무게를 잘 알면서도,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효율적인 수업을 추구해야 아이들이 대학에 갈 수 있는 우리의 교실 풍경이 서글플 뿐이다.
 
 
『교육기술 입문』  무코야마 요이치 지음|한형식 옮김 즐거운학교|2013
 

수업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교육기술과 기법에 대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한국의 경우 사교육이 너무 심각해서인가, 적어도 공교육만은 백점 맞는 기술 가르치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어 보인다. 거기에 수업 공개를 꺼리고 교과별 벽이 높은 교실문화가 더해져 학생을 잘 가르치는 일은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으로 그 책임이 축소되어 왔다. 교대나 사범대나 모두 교육과정은 공부하되, 발문 기술은 그만큼의 비중으로 배우지 못한다. 수업 모델은 공부하지만, 실제로 어느 지점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멈추는지는 주목하지 않는다.
일본도 상황이 비슷한가 보다. 교육학자 무코야마 요이치는 잘 가르치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교사 개인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고 꼬집어 말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사집단 전체의 문제라는 것인데, 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한 “교육기술 법칙화 운동”은 적어도 교직을 전문직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교사만이 가진 “교육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교육기술이란 말이 다소 생소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교육기술이란 “가르치는 사람이 적은 수고로 배우는 사람이 목표에 쉽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이다. 의사라면 누구나 맹장수술을 할 수 있듯이, 교사 역시 쓸데없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하지 않고 누구나 같은 방법으로 같은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에는 구체적으로 뜀틀을 뛰어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 기술을 수업에 적용한 결과 95% 이상의 교사가 성공했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 한 번에 단 한 가지만을 지시하고, ‘잘했어요’와 같은 모호한 평가보다, ‘15점’, ‘75점’ 이런 식의 평정이 학생들을 긴장시키는 데 효과적이란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러한 예시들은 대부분 6장과 7장을 중심으로 들어있는데, 아예 이 부분을 먼저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다. 특히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7장에는 실제 수업 사례가 상세히 안내되어 교육기술에 대한 감을 잡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이 부분은 번역자가 이해를 돕기 위해 같은 저자의 책 『아이들이 열중하는 수업에는 법칙이 있다』(즐거운 학교, 2012)의 마지막 장을 삽입한 것이라 일본어 원서에는 빠져 있다.)
책 곳곳에서 당장 수업에 적용할 만한 것들이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 아마 많 은 분들의 마음이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좀 불편하리라 생각한다. 강의식 전체 수업을 전제로 교육에 대해 기계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래도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어색하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가 단순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싶다. 그 역시 수업 기술이 교육에 있어 전부가 아니라 단지 7~ 8%의 비중만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단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사실 “교사는 실패한 장면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자기류의 계획만으로 수업을 하는 교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158쪽)라는 지적은 꽤 뜨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집어든 진짜 이유는 다음 에피소드 때문이었다. 저자의 학급에 한 아이가 결석을 계속했다. 이혼 가정에서 자라다 어렵게 엄마와 다시 함께 살게 된 경우였는데, 나중에 이유를 알고 보니 엄마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 셔서 낮이 아니면 엄마 얼굴을 볼 수 없어 학교를 나오지 않았단다. 저자는 이 상 황에 대해 “그런 아이에게 그래도 학교에 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이 필자 에게 없었다.”(219쪽)라고 담담히 고백한다.
우선순위를 사람에게 두는 이라면, 굳이 교육에 있어 ‘기술’을 강조한 그 고민은 결코 가볍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할 수 있게 하는 교육기술이 있을 것이다 라는 신념”(140쪽)이 필요하다는 것 아 닐까? 그 신념은 내가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반드시 있으리라는 믿음, 그만큼 학 생을 향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것이 내게 큰 도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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