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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방방곡곡 사서人 인터뷰] 장효경 사서교사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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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06-11 14:06 조회 5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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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책으로 만나

'우리'가 될 수 있다는 기적

장효경 사서교사와의 만남


인터뷰·사진 김상화 기자


정다움이란 단어가 육화한다면 이 사람일까. 함께하는 즐거움이 가장

큰 가치라는 사람. 그래서 학교도서관은‘ 우리’를 배우는 곳이라는 사

람. 타자 대신 손글씨로 마음 나누고, 매 4월이면 노란 리본을 접고, 틈

만 나면 아이들 숨은 재능 콕 찾아내 팡 끄집어내 주는 20년 차 베테

랑. 장효경 사서교사를 만났다. 그가 있는 나주고는 매년 하나의 대주

제 아래 전교생 대상 독서인문교육을 한다. 올해의 대주제는“ AI 시대,

인간의 길을 찾다”. 지난 12월부터 고심해 정한 주제라고. 우리가 잊

고 있었는지 모를 인간다움의 참 의미를 아이들과 함께 찾고 싶다는 장

교사의 이야기에 책으로 교육의 본질에 가닿으려는 진심이 환했다. 매

년 아이들과 책을 짓고, 꾸준히 교사들과 고전을 읽고, 교육청 독서사

업 지도교사로 숨 가쁘게 달리면서도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장

교사. 24시간이 모자랄 것 같은데도,“ 지금은 뭐든 즐거운 것 같”단다.

마음가짐이 곧 전부라는 걸 그를 만나 다시금 배운 초여름. 학교도서

관이 문학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분야를 통섭하는“ 무(無)영역이자 다 (多)영역”이라는 사실을‘ 장효경’이라는 이름으로 똑똑히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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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발령부터 오늘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장효경’이라는 책이 지금 눈앞에 있다면,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할 명사와 동사가 하나씩 궁금합니다.

명사는 ‘우리’, 동사는 ‘즐겁다’. 저는 ‘우리’가 되어 같이 하는 것들이 너무 좋아요. 또 ‘우리’는 일상에서도 충분히 모든 사람이 쓰는 단어잖아요. 실은 되게 중요한 단어인데 이 단어의 가치가 점점 퇴색되는 것 같아서 저는 일부러 ‘우리’를 많이 써요. (기자: ‘즐겁다’의 이유는요?) 흠… 지금은 뭐든 즐거운 것 같아요. 학교에서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랑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요. 경력이 쌓이니 누구와 협력하는 게 자연스러워지기도 했고 제가 당당해졌어요. (기자: 앞으로의 학교도서관 생활도 기대되시나요?) 당연히요. 그러나 사실 제가 20년만 일하기로 남편이랑 결혼할 때 얘기했었거든요? 제2의 삶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근데 지금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 너무 어려요. 이제 생계형이 되었어요. (웃음) 만약 제가 훗날 제2의 직업을 갖는다면, 단정할 순 없어도 저는 분명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어떤 즐거운 일’을 할 것 같아요. 이랬는데 저 퇴직까지 학교에 있을지도…



‘장효경’이라는 책에서 「교사 기간 통틀어 최대 고비였지만, 결국 지나보냈다」라는 제목으로 실릴 만한 이야기가 한 가지 있다면요?

신규 때도 힘들긴 했지만 2023년이 조금 힘들었어요. 관리자와의 행정적인 문제들이요. 사서교사는 학교라는 큰 틀을 벗어날 수 없잖아요. 그래서 학교도서관을 운영할 때 실질적 결정 권한이 사서교사한테 없을 때가 많아요. 하나하나 관리자를 설득해야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힘들 때가 있더라고요. 그게 2023년, 문향고에서의 마지막 해였어요. 좋으면서도 가장 힘든 해였어요. 제가 그때의 아이들을 정말 사랑했거든요. 그런데 노력한 결과의 공이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않아서 그게 조금 속상했던 것 같아요.



2023년 문향고 도서관 이야기가 실린 기사1)에서 “‘효경 쌤’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선생님이 내년에 다른 학교로 가신다니 아쉬워요.”라는 학생 인터뷰가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얼마나 사서쌤과 애착이 깊었던 걸까 궁금했어요.

정말 사랑하는 아이들이었어요. (이렇게 애착 관계가 깊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제가 좀 허용적인 편이기도 하고요. 아이들 모두가 공부를 잘할 순 없지만 각자의 재능이 있잖아요? 그걸 잘 발견해서 끄집어내 주는 걸 제가 생각보다 잘하는 것 같아요. 지금 나주고에도 영화에 미쳐 있는 학생이 있거든요? 그 학생에게는 영화 원작 책 큐레이션을 맡겨서 지금 도서관에 전시 중이에요. 그리고 작년엔 여행 가이드북 만들기를 했는데, 디자인 잘하는 학생이 있어서 책의 총 편집을 맡겼어요. 판권면에 이름 올리고요. 수업 시간에 말을 한 마디도 안 하는 학생도 있는데 이 학생이 컴퓨터를 잘한대서 작년에 도서부하고 만든 독서 MBTI 검사지를 앱으로 만들어 오라고 과제를 내줬어요. 아이들로 하여금 이런 과정이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가 되거든요? (기자: 진로교사이기도 하셨네요!) 저는 모든 영역이 학교도서관과 융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도서관은 무(無)영역이자 다(多) 영역이니까요. 그래서 안타까운 점 중 하나가 도서관을 문학만의 공간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는 점이기도 해요.


1)“ 전남교육가족을 소개합니다4”, 노현서 기자, 2023.12.22., <전남교육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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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경 사서교사가 영화를 좋

아하는 학생에게 맡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북큐레이

션, 디자인을 잘하는 학생에게

총 편집을 맡겨 만든 여행 가이

드북 『걸어서 세계 속으로』와

여행 팸플릿들





나주고에서는 해마다 핵심 주제를 정해, 한 해 동안 그 주제로 전교생 대상 독서인문교육을 이끄신다고요. 작년은 ‘기후·생태’가 주제였는데, 한 주제로 1년간 독서 교육 이끌 때의 장점과 단점이라면요?

작년에는 ‘기후·생태’ 분야를 주제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란 이름 아래 네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프로젝트마다 지정 책 1권씩을 읽었죠. 첫 번째는『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읽고, 작가님 만나고, 밤샘 캠프. 두 번째는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읽고 1·2학년 전부 강당에서 비경쟁 독서토론 후 작가와의 만남. 셋째는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읽고 곡성 미실란에 가서 이동현 농부 과학자님 만나 습지 탐방하고, 친환경 간식이랑 채식 밥상 체험. 마지막으로 학교 와서는 각자 글쓰기 하고, 친환경 클렌징바 만들었어요. 또 스타북스(나주고 독서동아리) 학생들은 ‘나도 작가 프로젝트’2)의 일환으로 『#생태_시』와 『#생태_소설』 읽고 토론 후, 자기만의 생태 글감으로 시와 소설을 써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라는 책을 썼어요. 이렇게 한 주제로 1년을 이어갈 때의 장점은, 깊어진다는 것. 환경 문제의 기본적 실천법은 모두 알아요. 쓰레기 분리 배출하기, 물건 아껴 쓰기… 그러나 왜 이게 필요한지 깊게 생각해 보질 않았거든요? 그걸 하려 했어요. 단점은 생각보다 아이들이 비문학을 읽기 힘들어한다는 점이었어요. 또 실천으로서의 결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그게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서 올해는 주제에 맞춰 취향껏 여러 권 볼 수 있도록 작년보다 책을 많이 지정했어요.


2)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남교육청 학생 책 쓰기 지원사업 중 하나. 장 사서교사는 본지 2025 3월호 <모여요, 책숲으로> 코너에서 스타 북스 학생들의‘ 나도작가 프로젝트’ 과정을 소개한 바 있다.




올해의 나주고 1년 독서인문교육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점을 기대하고 계세요?

 올해는 <AI 시대, 인간의 길을 찾다>예요. 결국 AI 시

대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에 대해 공부할

거예요. 그래서 지금 선정된 책들이 『로봇 시대, 인간의

일』, 『프랑켄슈타인』, 『동물농장』, 『동물복지의 시대

가 열렸다』, 『강원국의 인생공부』, 『논어』, 그리고 『제2

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이에요. 이 책 중 취향

껏 골라 반별로 시간을 할애해 읽혀요. 제 수업 시간만

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니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협조해

서. 다 읽고 전교생이 7월에 비경쟁 독서토론을 할 거예

요. 그리고 책 읽는 중간중간 인문학 강좌를 올해 주제

에 맞게 다 연결 지었어요. 스타북스 아이들의 2025 나

도작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위 주제로 책 읽고 토론

한 후 여름방학 직전부터 책을 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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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대하는 바는 하나예요. 아이들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차근차근 찾아가는 것. 그런 과정은 결국엔 혼자면 안 돼요. 인간은 살려면 ‘우리’가 되어야 해요. 이렇게 책 읽고 토론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있으면 물론 좋고요.




2023년, 전남교육청에 드디어 독서교육 전담부서가 생겼죠. 그 후 ‘나도작가 프로젝트’를 비롯, 다양한 지원이 이어지는 듯해요. 어떻게 체감하고 계세요?

일단 ‘나도작가 프로젝트’는 제가 계속해서 참여한 교사 입장으로서 되게 좋아요. 다만 예산이 너무 적어요. 300만 원이에요. 아이들 책 출판을 이 돈으로 다 한다는 게 사실 쉽지가 않아요. 어떻게 책을 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공도 들이고 돈도 좀더 들여서 책다운 책을 만들어 주고 싶거든요. 항상 ISBN도 다 받아요. 사업은 좋지만 예산은 조금 더 늘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것 말고는 지금 전남교육청에서 아예 독서인문교육 예산을 학교마다 400만 원 정도 지원해 주고 있어요. 학교가 크면 좀 더 많이. 그 외엔 ‘전남독서인문학교’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해요. 저는 올해 여기 지도교사로 가고 있어요. 고등학생 60여 명을 선발해서 매달 서너 권의 책을 읽고, 모여서 수업을 진행해요. 그리고 여름방학 때는 12박 13일의 국외 캠프를 가요. 다녀와서 책 만들고 주제탐구 보고서를 쓰는데, 사실 지정 책들이 난도가 있고 커리큘럼을 지도교사들이 짜야 해서 많이 힘들어요. 결과적으로 2023년 이후로는 지원이 많아지긴 한 것 같아요



작년에 나주고 1학년을 대상으로 ‘먼 훗날 자신이 꿈꾸는 직업인으로서의 특별한 하루’를 상상해 쓴 글을 모아 『소중한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책을 만드셨죠. 미술 교과와 협업해 아이들이 그린 삽화도 책에 넣었다고요.

 저는 매년 수업 때마다 나만의 책을 만드는데요. 지난 학교 미술선

생님께서 늘 남다른 수업을 하셨어요. 그 결과물들이 아까워서 협

력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그 해부터 매년 미술선생님

들과 책을 만들게 됐어요. 『소중한 우리가 주인공』은 그렇게 나주고

에서 만든 2024년 결과물이에요. 작년에 제가 ‘진로와 직업’ 교과

를 담당하게 됐는데, 뭘 하지 고민하다가 신문 기사도 찾아보고 진

로독서 활동도 하며 미래 나의 하루를 글로 써 보자 했어요. 미술 교

과에서는 아이들이 미래 자기 모습을 담은 자화상을 그렸죠. 예를

들면 변진호라는 학생은 수학선생님을 꿈꿔서 2035년 3월에 교사

로서 내가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를 상상하며 글을 썼어요. 크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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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필명의 학생은 작가가 꿈이어서 글을 쓰고 있는 자기 모습을 원화로 그렸고요. 책도 내지 색, 종이 두께, 폰트, 글 순서, 책날개 문안까지 콘셉트를 다 정해 제작했고, 출판 기념회 때 줄 기념품도 어떤 의미를 담을지 다 계획해서 만들었어요. 저는 매년 주제와 형태를 다르게 책 쓰기를 하고 있어서, 올해는 또 어떤 형식으로 책을 만들어 볼지 궁리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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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배치율은 현재 전국 최하위인 17.4%로, 여전히 TO 문제가 시급하죠. 지역에서 겪는 또 다른 어려움은 없으실까요?

전남도 한 번씩 임시로라도 사람을 뽑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그래서 ‘순회사서’라는 한시 공무직을 뽑았었어요. 그런데 당장에 사서교사 수가 부족하다고 공무직을 양성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다고 봐요. 그래서 교육감 면담 때도 전남 사서교사들이 “더디더라도 사서교사를 꾸준히 뽑아 달라” 요구했어요. 그게 그래도 받아들여져 지금의 17.4%가 나온 거예요. 천천히 계속 충원된, 최선의 결과라서 단순한 수치로 ‘전국 최하위’라 평가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저희가 인사과도 찾아가고, 늘 요구를 하러는 가요. 그런데 교육청 답장은 늘 이거예요. ‘이건 교육청 결정 사안이 아니다. 교사 TO는 기획재정부와 교과부 관련이다.’ 그래도 꾸준히 목소리는 낼 예정이요. 지역에서 겪는 어려움도 있죠. 군 단위는 연합 프로그램이 어려워요. 제가 목포에서 근무할 땐 초중고 연합도 했어요. 쌤들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프로그램 계획하고 같이 공부했던 경험이 정말 좋았거든요? 군 단위에서는 급별로 사서교사가 1명씩 있는 정도라 연합할 학교가 많지 않아 아쉬워요.



『학교도서관을 사랑한 사람들』에서 들려주셨던 전남 모임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이 나온 지 벌써 4년인데, 요즘은 어떻게들 모이고 계세요?

지금은 전남 사서교사 수가 많이 늘었어요. 초창기 적은 수였다가 코로나 때 엄청 늘어서 현재 139명. 확실히 옛날보다 끈끈한 느낌은 덜해요. 근데 그 시절 했던 연합 프로그램들이 저는 되게 좋았고, 중요하다 생각해서 2023년에 또 자체 연합 프로그램을 했어요. 전남에서 중등 10개 학교가 각자 예산을 조금씩 모아 토요일에 만나 책 읽고, 비경쟁 토론을 했어요. 2024년에는 나주도서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1박 2일로 했고요. 학교별로 개성 넘치는 팻말도 만들고. (웃음) 그런데 규모가 크니 힘들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두세 곳의 학교만 연합해 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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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으로는 『학교도서관을 사랑한 사람들』에도 소개됐지

만, 고전 읽기 모임을 10년째 꾸준히 하고 있어요. 또 연구회

는 종류가 많아요. 중등·초등 교과연구회, 협력수업 연구회,

전교조 분과 연구회, 고전 연구회 그 외 작은 연구회가 무수

해요. 예를 들어 전교조 사서교육 분과 ‘느리게 읽기’ 팀에

선 지금 『월든』을 읽어요. 읽고 토론하고 탐방 준비를 하는

데, 탐방 시 로컬 자원을 활용하려 해요. 분명 지역 안에 인

적 자원이 많을 텐데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수 있어서요. 이

렇게 지역에 갔을 때 만났던 작가님들이 곡성의 농부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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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박사님, 강진의 목수 김진송 작가님과 『민들레는 민들레』를 그린 오현경 작가님이에요. 올해 1월엔 해남 ‘목신의 숲’도 갔었어요. 여기저기 다니면서 아이들 독서인문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의 인적·생태적 자원을 많이 발견했어요



일전에 스스로를 “여전히 휴대폰 캘린더보다 달력에 수기로 일정을 적는, 아날로그형 인간”이라고 하셨어요. 에듀테크가 활황인 요즘의 학교도서관에서 아날로그형 인간으로서 기쁨을 느끼는 순간들이라면요?

나주고에서는 ‘15분 책 읽기’를 점심시간마다 하거든요? 그다음 아이들에게 손으로 느낀 점 한 줄 쓰기를 시켜요. 그때 아이들 손글씨를 보는 순간이 저는 너무 좋아요. 요즘은 필기도 다 패드로 하니까요. 사실 지금 시대는 아날로그가 아닌 게 많잖아요? 이러다 정말 구식 선생님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고민이 많아요. 그래도 아이들이 손의 감각을 잊지 않도록 해 주려 해요. 손글씨는 빠르게 쓰이지 않으니까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수업 시간이면 “패드는 한곳에 다 쌓아 놓아라” 해요. 몸의 감각을 쓰는 게 정말 중요해요. 아이들 안에 종이책만의 감성, 뇌와 눈의 움직임, 온몸이 사용되는 그 감각들이 살아있었으면 좋겠어요.



학교도서관은 “우리를 배우는 곳”이라 하셨죠. 그 의미를 자세히 들려주시면요?

‘우리’라는 말 안에는 ‘나’도 있고 ‘너’도 있고 ‘같이’도 있어요. 이게 다 있어야 ‘우리’가 완성돼요. 그 모두가 중요하다는 가치를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배웠으면 좋겠어요. 학교도서관은 우리가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에요. 책은 혼자 읽지만, 책이 좋으면 우리는 추천하잖아요. 그 추천으로 친구가 책을 읽고, 그게 또 좋았으면 서로 책 수다를 나누게 되고요. 그렇게 해서 자연스레 생기는 함께의 기쁨을 아이들이 꼭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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