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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다시 발돋움하는 학교도서관을 위해 열렬을 잇대다 - 이성애 송곡고 사서교사,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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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2-09 17:19 조회 8,0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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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면, 앞선 경험들로부터 답을 구하기 위해 도서관을 향하듯, 2011년 2012년 사서교사 신규 임용 0명, 비정규직 사서 문제… 오늘내일의 학교도서관을 짊어지고 송곡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펼쳐 놓은 책에 밑줄을 긋듯,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어온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을 들으며 더 나은 앞날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사서교사 37년, 도서관에 담긴 그득한 이야기
이덕주 선생님은 사서교사 하신지가 얼마나 되셨고 정년은 얼마나 남으셨나요?

이성애 삼십칠 년쯤 됐어요. 앞으로 3년 남았으니까 40년을 하고 마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덕주 와… 40년이 되시면 나라에서 훈장도 특별히 받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정년이 단축되어 근속 사십 년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선생님은 정말 일찍 시작하셨네요. 일찍 시작하셨던 덕분에 어려움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이성애 처음에는 교사를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대학 다닐 때에는 사서교사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대학 도서관에서 근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사서교사가 돼서 이렇게 마무리 3년밖에 안 남았네요. 저는 정말 행복한 직장생활을 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녹을 먹는 직장이라는 생각보다는 ‘내 학교다’라는 생각으로 생활했어요. 37년의 세월 동안 송곡여고에서 한 2년 있었고, 그 이후로 쭉 송곡고에 있었잖아요. 사실은 교장선생님보다 제가 더 오래 몸담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남의 학교라기보다 내 학교라는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가르치는 분이 꽃이잖아요? 수업하시는 분이 꽃이지요. 그런 면에서 사서교사나 보건교사는 조금 음지의 꽃이잖아요. 아쉬운 부분도 있었죠. 그래서 제가 젊었을 때는 수업도 했었죠. 그랬는데 지금 나이 들고 보니까 사서교사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리고 2000년 이후에 학교도서관이 활성화 됐잖아요. 시설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또 사서교사 인원도 많이 증원이 되고. 그래서 학교도서관이 많이 활성화되면서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지요. 벌써 10여 년 전인데, 그때는 제가 더 젊어서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강의도 많이 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했었어요.

이덕주 한 십년 전부터 양지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송곡고에서는 이미 그 전부터 도서관의 다양한 문화 활동이나 사례를 생산했던 것 아닌가요?

이성애 학교들마다 나름대로의 활동은 있었죠.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가 도서관에 대해 무관심했어요. 그러니까 도서관에서 아무리 열심히 학교 행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이 그렇게 빛이 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0년부터 정책적으로 교육청이나 교과부, 사회단체나 시민단체에서 관심 갖고 지원해 주니까 달라진 거죠.

이덕주 사실 그 전에는 도서관 운영에 관한 교육청 공문 자체도 없었지요.

이성애 없었어요. 그러니까 자구책으로 열심히 한 거죠.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학교 자체에서.

이덕주 지금도 많이 고생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그동안 해 오신 학교도서관 주요 운영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성애 제가 사서교사로 부임하고 나서 맨 처음에 도서부를 한 반에 두 명씩 뽑았어요. 그러니까 한 60명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 반이 되는 거예요. 그때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문학을 좋아해서 그 학생을 데리고 ‘문학의 밤’ 형식으로 ‘문학의 오솔길’을 처음에 계획했었지요. 그래서 문학의 오솔길을 다 계획하고 준비하고 교감선생님께 그 식순을 갖다 드리면서 교실 한 칸 반 정도 되는 작은 체육관에서 하겠다고 했더니, 프로그램을 보시면서 학교 행사로 하자고 하셔서 1, 2학년 학생들은 수업 안 하고 적십자 회관에 모여서 첫 행사를 했어요. 그때 독서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죠. 그리고 매주 토요일 C.A 시간에 독서토론도 하게 하고, 글짓기도 하도록 했죠. 그렇게 독서교실 운영이 ‘송곡예술제’의 시초가 된 거에요. 맨 처음에 도서부에서 시작한 거예요. 그게 발전해서 예술제가 되었다가, 어느 해에는 없어지기도 했는데, 그러면 제가 또 우리끼리 행사로 잡아서 하고 하면서 ‘송곡예술제’가 이렇게 큰 기반을 잡게 됐습니다. 독서교실을 꾸준히 하면서도 ‘문학의 오솔길’이라는 명칭으로 공연을 중심으로 했었죠. 처음 몇 년은 그렇게 했는데, 공연은 한 번으로 끝나니까 아이들이 허무해 하더라고요. 그리고 전시를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전시로 자연스럽게 넘어갔죠.

이덕주 지역사회 개방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시는지요?

이성애 예산은 저희가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중랑구에서 1년에 3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어요. 거기에서 인건비 나가고 나면 1천5백만 원 정도 남고요, 그 중에서 또 900만 원 정도는 도서 구입을 해요. 30%는 도서 구입을 하라고 하니까요. 결국 지역 주민을 위해서 문화교실을 할 수 있는 건, 600만 원 정도예요. 저희는 지역 주민을 위한 행사로 크게 독서교실과 문화교실 이렇게 두 파트로 나누어서 하고 있어요. 독서교실은 월별 행사를 주로 계획하고 있어요.

이덕주 사서교사로 계시면서 가장 큰 보람이 있다면요?

이성애 도서관으로 인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죠. 가장 최근에 감동을 준 학생은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된 학생이에요. 예전에 제가 학생들을 데리고 문화교실을 하면서 다도를 가르쳤는데, 한 학생이 예절・다도 대회에 나가서 전국 1위를 했어요. 그 학생은 1학년 때 도서부에 들어왔는데 제일 성실했어요. 그래서 2학년 때 부장을 뽑을 때 제가 그 학생을 시키겠다고 하니까, 어떤 선생님께서 걔는 조금 어눌해서 왕따를 당한다고 시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상관없다, 성실한 학생을 원한다고 해서 그 학생에게 부장을 맡겼어요. 이후 토론대회가 있었는데, 그 학생을 시켰어요. 그 학생하고 남녀 학생이 각각 3명씩 하게 됐는데, 어떤 선생님이 걔가 말을 어눌하게 하니까, 토론대회 내보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랬는데 저는 토론대회 좀 못하면 어떠냐고, 말을 좀 못하면 어떠냐고, 성실하니까 나는 그 학생을 내보내겠다고 했어요. 그때 대회를 굉장히 넓은 곳에서 해서, 뒤에서는 잘 안 들렸는데 그 학생 목소리만 들리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 학생은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꼼꼼히 준비한 거죠. 그 이후 그 학생은 지방대를 나오고, 입사 경쟁률이 100 대 1인 대기업에 들어가게 됐어요. 나중에 그 학생이 와서 얘기하더라고요. 아마 도서부 활동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을 했던 것 같다고요. 그러면서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면 도서부 활동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제자가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고 가슴에 가장 남는 일이지요.

비정규직 사서 문제 해법은?
이덕주 활발하게 지역 사회 개방도 하고, 독서 교육도 열심히 해주시고. 이렇게 도서관이 많이 발달한 측면도 있는데, 정규직 T.O는 늘지 않고 정부나 교육청, 학교에서는 비정규직만 자꾸 뽑으려고 하고, 그래서 비정규직 사서 선생님들은 많이 힘들어 하고,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후배 사서교사들이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하고, 어떤 자세로 근무를 하면 좋을까요? 선배님 입장에서 후배들을 볼 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성애 정말 유감스럽지요. 비정규직 사서 선생님들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을 거예요. 일단은 학교도서관이 역동적으로 운영되려면 교사여야 될 것 같아요. 물론 열심히 하시는 분은 다 길이 있으니까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길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학교라는 제도권에서는 교사가 교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활발히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도서관에서 어떤 행사를 할 때도, 제가 기획하고 진행을 하지만,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제가 했던 여러 독서토론대회나 최근의 ‘이야기 영어 낭송 대회’ 같은 행사는 심사위원 여섯 분 포함해서 진행위원 선생님들이 열 분이 넘게 필요합니다.

이덕주 일반 교사들이 협조를 해주시는 거죠?

이성애 그렇죠. 사서교사 혼자서는 그런 행사를 못해요. 토론대회를 할 때는 국어과 선생님들이, 도와줬고 이번에 ‘이야기 영어 낭송 대회’를 하니까 영어과 선생님들이 저한테 영어과에서 해야 하는 행사를 선생님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영어 독서 저변 확대를 위해서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평소에도 신경 써야 돼요. 사서교사는 베풀 줄 알고 배려하는 마음이 많아야, 나중에 선생님들하고 도서관 활성화 활동을 하기에 좋아요. 그리고 사서교사는 혼자라서 굉장히 전천후여야 해요. 비정규직 선생님들 중에 도서관 활성화를 잘 이끈 분들은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하신 거예요. 그런데도 여러 측면에서 정당하게 대우를 못 받으시고, 때로는 기간이 되면 나가야 하는 상황을 볼 때는, 정말 학교도서관의 비애가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비정규직 사서들도 시험이나 연수 등 일정한 과정을 통해 사서교사가 되고, 비정규직에서 열심히 하면 그 자리에 사서교사로 채용될 수 있는 제도적인 것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비정규직 사서가 사서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방법을 제도적으로도 좀 모색하면 좋겠어요.

이덕주 좀 예민한 질문인데요, <학교도서관저널>
9월호에 게재된 비정규직 사서 선생님들의 요구 조건을 보니까 사서교사들의 요구사항이랑 비슷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수업을 할 수 있게 해 달라, 이런 얘기도 있고, 여러 가지 결재권을 달라는 말씀도 있고. 어쨌든 보람찬 경험을 이야기하시는데, 학생들과 교감하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사서 자리는 행정직이 아니라 교사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담당교사 제도를 아예 없애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있던데 계약직 사서 선생님들한테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저희 사서교사들한테도 이렇게 해서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성애 일단 사서교사든 계약직 사서든 함께 연대하고 소통해야 된다고 봅니다. 저는 계약직 사서 선생님들하고 연대를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그분들도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단체협상안 관련해서 자료를 보았는데, 제가 애초에 가졌던 판단과 좀 상이한 면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분들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공부를 하셔서 사서교사 자격증이 되는 길과, 저희가 건의를 할 수 있다면, 그 몇 년의 경험이 되면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신 분들은 어떤 제도적인 연수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서 교사 자격증을 주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런 사업들도 제도적으로 교육기관하고 연계를 하면 좋겠지요. 그분들이 사서교사로 나갈 수 있는 제도적인 방향을 저희가 모색을 했으면 좋겠어요. 단협안을 보니 열심히 도서관운영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지금 비정규직으로 계신 분들이 수업 등 교사 고유의 업무를 똑같이 요구한다면 정책적으로 혼돈이 올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도 제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계약직 사서 선생님들도 본인의 의지로 비상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이 문제는 엄청 힘든 문제 같아요.

이덕주 그러니까 계약직 선생님들도 그 상태에서 머물지 마시고 계속 공부를 해서 사서교사 자격을 취득하시면서 함께 노력하자고 하시는 거죠.

이성애 공주사대 문헌정보과에서 하는 연수라든지, 교육대학원 같은 곳에서 어느 정도 경력이 있으면 사서교사 자격을 줄 수 있는 교육 기관도 좀 열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덕주 제가 봤을 때 어쨌든 학교도서관진흥법(이하 학진법)이 지금 추진하는 것 같이 사서나 사서교사 배치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개정이 되면 어쨌든 사서교사나 사서를 의무적으로 정규직으로 두어야 하니까. 어떤 보완책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성애 비정규직으로서는 본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서교사와 똑같은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선생님들도 잘 아실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단은 기안권이나 결재권도 없고, 결재권이 주어진다고 해서 주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교사간의 연대감도 부족한 편이죠. 물론 개인적인 성향이 좋아서, 교사나 학교장하고 친밀한 분들도 계실 텐데 어쩔 수 없이 그렇지 못한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런 자구적인 노력을 했으면 좋겠는데, 이건 굉장히 어렵네요.

바로 지금 사서교사에게 필요한 것
이덕주 올해부터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이하 학도협) 대표로도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학도협의 주요한 계획은 어떻게 되지요?

이성애 저는 학도협 대표를 맡고 나서 그동안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을 펼치고 싶어요. 그게 뭐냐면, 첫째는 인력 양성이에요. 일단 학교도서관진흥법, 프로젝트, 독서교육, 운영 프로그램 등 파트별로 연수 담당자를 두고 체계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요. 전국망으로 인재 양성을 해서 우리가 연수 기관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과 이와 관련해서 협의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가 할 일을 많이 빼앗기고 있잖아요. 우리가 연수 기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능력도 충분히 있는데 지금 그걸 못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걸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교총에도 알아봤더니, 교총에 직무 연수 기관이 있더라고요. 우리가 사이버 상으로나 오프라인 상으로나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문을 두드리지 않은 거더라고요. 그래서 인재양성을 확실하게 해서 사서교사들의 사명감을 높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두 번째는 사서교사는 자료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각각의 관련 분야에서 우리가 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못하고 있지만, 저는 그 일이 우리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권장도서 목록이나 학교도서관에 대한 모든 지도서라든가 책자 같은 것도 우리 스스로 만들려고 해요. 학도협 대표 임기가 2년이라 저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러한 계획을 이루려면 올 연말에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야 돼요. 그래서 지난 임원회 때도 집필진을 모으자고 했죠. 여러 선생님들께서 프로젝트, 논술, 토론 등 다 하고 계시는데, 사례가 잘 모아지지 않아요. 그래서 집필진을 모아서 제 임기 내에 책자로 두 권은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이 사업은 꼭 하고 싶은데요, 이건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학도협 이름으로 집필진을 만들어서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정말 완성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덕주 후배 교사들은 지금도 학교도서관이 엉망이고,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고, 많이 의기소침해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사십 년 가까이 걸어오신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그래도 학교도서관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해도 맞는 이야기겠지요?

이성애 맞죠. 특히 2007년인가요? 사서교사들이 한 150명 넘게, 서울지역 사립학교 채용을 포함하면 200명도 넘게 배치가 된 해가 절정이었죠. 그때 관할청, 교과부, 교육청에서 굉장히 관심을 가져줬잖아요. 처음에는 학교도서관 연구학교가 없었잖아요. 그래서 2001년, 2002년에 저희가 연구학교를 했었거든요. 그때 많은 학교가 연구학교가 됐었지요. 그게 교육청 정책적으로 됐던 것 같아요. 그게 발화점이 되서 5계년 계획안도 나왔고, 그래서 학교도서관이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오면서 갑자기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7년을 기점으로 해서 발전하다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 사서교사 배치가 없었잖아요. 지금 위기라고 말하는데, 우리가 많이 노력해서 다시 2007년 정도의 관심으로 끌어올려야 될 것 같습니다.

이덕주 후배 사서교사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성애 저희가 옛날에 교육청 공문 하나가 없을 때가 있었잖아요. 그때는 공문이라도 받고, 보고 양식이라도 좀 있고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그런데 많은 선생님들이 아시지만, 그때 선생님들끼리 모이자고 하면 모이고, 회비를 내라면 내고 어떤 분은 거금을 내놓기도 했어요. 다들 이제 정년이 얼만 안 남은 선생님들이셨지만 항상 잘 모였죠. 그리고 그때는 전산 시대가 아니라서 어느 학교에서 모여서 KOLAS도 배우고 또 여름방학, 겨울방학 연수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학도협도 탄생을 한 것이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의 사서교사 연수도 진행하게 되었죠. 그렇게 힘을 합치니까 잘 됐잖아요. 시민단체와 함께 ‘학교도서관살리기 국민연대’도 만들고 그러니까 정부도 움직이고, 그래서 사서교사가 이렇게 늘었거든요. 처음에 사서교사가 많이 부족했잖아요. 지금 칠백여 명이 된 것은 정말 선배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 또다시 교사들이 뭉쳐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서교사 배치가 안 되잖아요. 학진법 개정하고 사서교사 배치를 늘리려면 다들 모이고, 필요한 비용도 마련해야 해요. 어떤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는 이미 사서교사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후배를 위해서 이렇게 일하는 거라고요. 다시 지금 자리를 잡고 있는 사서 선생님들이 후배 선생님들을 위해서 그렇게 뭉치고 비용을 모으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사서교사 배치가 이 정부 들어서서 2009년, 2010년, 2011년 계속 잘 안됐잖아요. 그러니까 바꾸기 위해서 모이자고 하면 모이고 연구하자면 연구하고 재정이 필요하면 함께 힘을 보태고 해야죠. 후배 사서교사들한테 이 말을 하고 싶어요.

이덕주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선배님들 때랑.

이성애 예, 달라요. 그때 사서교사들은 다들 젊어도 15년은 되었고 대부분 20년, 30년이 넘었던 선생님들이라 다들 학교에선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우리를 위해서 모이고, 시간과 재정을 투자했던 것이 아니거든요. 아이들과 후배 사서교사들을 위해서 모였거든요. 어떤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사서교사가 오천 명만 있으면 우리나라 학교가, 우리나라 교육이 확 달라질 거라고. 그리고 우리가 있는 한 학교, 한 학교에서 학교 교육에서 도서관과 사서교사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 자리인지 보여주자고. 그래서 모든 학교에 당연히 사서교사를 배치하도록 하자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지금 막혔잖아요. 지금 학교도서관의 비정규직 사서 숫자를 합하면 오천 명이 되더라고요. 그러나 이분들이 정규직이 아니다 보니까 학교를 바꾸고 교사를 바꾸고 교육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많은 것이죠. 어떻게든 도서관 문을 열게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되었어요.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된다고 봐요. 그것은 저의 몫이 아니라 지금 학교도서관에서 애쓰고 있는 여러 후배 선생님들의 몫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제 젊은 선생님들은 그런 사명감이 많이 희박해지고, 내 학교만 잘 지키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비정규직 사서선생님들께도 부탁을 드리면 우리가 노동자의식을 갖고 우리의 권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도서관윤리선언에 입각한 봉사정신이 밑바탕에 깔리고 그 기반 위에서 학부모님들과 다른 교사들을 설득할 수 있을 때 정규직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후배 사서교사들도 도서관윤리선언의 핵심적인 가치들을 갖고 나가지 않으면 사서교사의 위상이 떨어질 수 있어요. 그러면 옛날처럼 교육당국도 무관심해지게 되면서, 본인의 자리도 위태하게 될 수 있어요. 다시 열심히, 자신의 이익보다 아이들과 후배들을 생각했던 선배들처럼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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