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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함께 읽는 사람들]교사, 학부모 마음을 터놓다 - 대구동중 교사학부모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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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1-05 16:10 조회 11,10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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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혼자서 책을 읽는 것도 행복하지만 여럿이 함께 읽으면 더욱 풍부하게 책을 이해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어요.”
“아이들에게는 매일 공부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나의 생활을 돌아보면 책 한권 읽은 게 언제 적 일인지 감감한 것이 부끄러웠어요. 무척 망설이며 시작한 독서모임이었는데, 이제 누구 엄마로서의 내가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고 내 꿈을 떠올리는 시간이어서 연애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모임을 기다려요.”

2007년 대구동중 교사학부모 독서모임이 시작된 이래로, 해마다 신입회원들로부터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들 중 하나이다. 책을 읽는 즐거움과 사색의 즐거움이 소통의 즐거움으로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기에 모임 회원들은 독서모임의 중독성을 절감했다고 이야기한다.

교사와 학부모, 책으로 마주하다
2007년 뜻있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자는 소박한 마음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을 품에 안고 학교도서관에 모인 것에서 독서모임은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6년째 매월 첫째, 셋째 주 목요일 아침 9시 10분이면 동중학교 도서관 학연재로 향하는 학부모들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흔히 교육의 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교사나 학부모가 매한가지이지만, 학부모와 교사가 마음 편하게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음을 모두가 느낄 것이다. 더군다나 교사와 학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생각을 주고받으며, 아이들을 향한 눈높이를 맞추는 자리는 정말로 귀하고 귀한 공간이다. 대구 동중에는 교사와 학부모가 책을 매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귀중한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바람으로, 배움은 학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바로 대구동중 교사학부모 독서모임이다. 커가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겪게 되는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의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곳이기도 하다. 책읽기를 통해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면 아이도 자연스레 변화하기 마련이다.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
독서모임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인 토론 모임을 가진다. 한 달에 두 권의 책(문학 한 권과 비문학 한 권)을 번갈아 읽고 토론을 하면서 장르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함께 읽을 책의 목록은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고 있으며,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책의 내용을 요약하며 발제한다.

지금까지 읽은 100여 권의 책들은 『내게 금지된 책들』, 『서쪽 마녀가 죽었다』, 『스프링벅』과 같은 청소년 문학과 『심리학, 열일곱 살을 부탁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인권을 넘보다』와 같은 청소년 비문학 장르의 책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아이들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또한 『두근두근 내 인생』, 『엄마를 부탁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등과 같은 책을 읽으며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공감하기도 하고, 『열하일기』나 『프로이트, 심청을 만나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하는 우리 신화』 등을 통해 고전을 이해하려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독서모임이 함께 참여한 비정기적인 행사로는, 아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나만의 책 표지 그림을 그려보기, 저자 초청 강연회를 통해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 나누기, 10월 학교 축제기간에 아이들과 시・노래 등을 함께 즐기는 ‘책 읽는 가을밤 행사’ 등이 있었다.
또한 ‘한 도시 한 책 읽기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독서모임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문학기행이다. 독서토론 모임을 통해 읽은 책의 배경장소나 작가의 문학적 고향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회원뿐 아니라 가족,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안동 권정생 작가 생가 기행을 시작으로 조지훈과 이육사를 찾아가는 여행, 토지의 배경이 된 지리산 자락을 찾아가는 여행을 했다. 지난해 가을 단양 문학기행을 통해 시집과 고전이 전하는 온달산성까지의 험한 길을 함께 걸으며, 독서모임의 길이 또 하나의 전설이 되어 살아 숨쉬기를 기원했다.
아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엄마와 아이가 주고받는 한마디가 아이들의 인생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아이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위로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 시대의 전설은 그렇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게 소통하고, 그렇게 이해하고 이해받으므로 행복할 때 아이들은 커다란 나무로 자라날 것이란 믿음을 가진다.



교사와 학부모 각자의 꿈을 찾는 시간
대구동중 교사학부모 독서모임을 향한 회원들의 열정은 이제 서서히 불을 지피고 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며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학부모들이 생겨났다. 자녀들이 대구동중을 졸업하면 독서모임의 회원자격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을 아쉬워한 졸업생 학부모들이 OB모임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책읽기의 즐거움에 중독되어 그 모임을 계속 이어 나가고자, 졸업생 학부모의 독서모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독서모임은 학부모 회원의 삶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대구동중에 재직하는 동안 독서모임에 참여했던 선생님이 모임을 통해 한 개인으로서, 교사로서의 생활을 돌아보았다고 한다. 책읽기를 통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가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교과 과목을 국어로 전과하기 위한 긴긴 연수와 준비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함께 책읽기가 만들어낸 자신의 꿈 찾기가 학부모와 교사, 아이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혼자 책을 읽어도 즐겁다. 여럿이 함께 책을 읽으면, 책 속에 쓰인 한 줄의 문장이 여러 개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리하여 나는 그 책을 여러 번 읽은 것이나 다름없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폭넓게 소통하게 되는 것, 그리하여 세상과 내 아이를 보는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진정 즐겁지 아니한가? 이러한 독서모임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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