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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책 읽는 부모]뭐가 되려고 그러니? 뭐라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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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0-06 17:46 조회 6,21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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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노릇하기 힘든 세상이다. 부모는 부모 노릇, 자식은 자식 노릇을 잘하면 되건만 오늘 우리 시대는 자식 노릇은 온데간데없고 부모 노릇만 강조 혹은 강요된다. 오죽하면 “자식만한 상전이 없다”는 말까지 떠돌까. 심지어 세간에 부모 노릇을 규정해주는 책들이 우후죽순이다. 그 모든 책들에 나온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부모’라 불리는 모든 사람들의 등골이 휘게 생겼다. 그래서 반가운 책이 바로 『뭐가 되려고 그러니?』다. 지은이가 서문에서 “이 책은 육아 에세이일 뿐, 자녀교육서가 아님을 여기서 밝혀두고 싶다”고 강조했지만, 제대로 된 자녀교육을 위한 진정한 지침서가 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뭐가 되려고 그러는지 몰라!”

부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녀들에게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자녀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뭐가 되려고 그러는지 몰라!”라고 혼자서 읊조리기도 한다. 부모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자녀들은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부모들은 여전히 ‘20세기’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 이렇게라도 자녀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부모 노릇하다 보면 한두 번쯤 내뱉게 되는 이런 대사는 무언가 되는 것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소통 불가능성에 대한 탄식에 가깝다.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자식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식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물론 지은이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인정한다.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어른들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눈높이에 맞추는 것보다 자의식을 존중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자의식을 존중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성인으로 자란 자녀들은 이제 부모와 말길을 열어두려 하지 않는다. 어쩌면 부모와 자녀는 평생 소통 불가능한 존재일 수도 있다.

사실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는 초보자다. 첫째는 첫째여서 초보자고, 둘째는 그 나름의 인격이 있기에 다시 초보자일 수밖에 없다. 셋째와 넷째를 낳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여전히 초보자이긴 마찬가지다. 그 자녀들이 나이를 먹고 자라도 모든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초보자 신세를 면할 길이 없다. 지은이는 스물다섯 딸을 바라보는 심정을 이렇게 적었다.
“어른이 되면 될수록 모든 것의 윤곽이 점점 흐릿해지는 거 같은데 이 아이는 지금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의 어디쯤 있는 걸까? 아침저녁으로 표정을 살펴봐도 알 수가 없다.”

여기까지만 소개하면 『뭐가 되려고 그러니?』가 자녀양육의 푸념만을 담아낸 책이라는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뭐가 되려고 그러니?』는 그런 작은 푸념들 사이로 자녀들과 말길을 열었던, 그리고 삶을 함께 나누었던 오롯한 기억들로 충분하다. 자녀들이 나고 자라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한 필체로 엮어내면서 지은이는 함께하는 시간이야말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누리는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지은이가 말하는 행복 중에 거창한 것은 없다. 책 한 권을 읽으며 나누었던 정담이 있는가 하면, 친구 이름을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정을 나눈다.

“저는 몇 안 되는 내 친구 이름을 몇 번이나 말해도 잊어버리고 헷갈리면서 큰소리다. 애들을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애들한테 ‘야단을 맞는다.’ 내참, 뭐가 좀 잘못된 거 같다. 어렵고도 어려운 자식교육!”
실패의 연속인 인생,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군가 말했다. “아이 하나 키우는 일이 전 세계 빈곤 퇴치하는 일보다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지은이는 『뭐가 되려고 그러니?』에서 “흔들리는 엄마 노릇”을 숨기지 않는다. 수학 공식 대입하듯 잘라 말한다고 모든 부모와 자녀에게 적용될 수 없고, 그것이 정답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흔들리는 엄마로서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지은이는 모든 부모, 특히 엄마들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의 가장 큰 미덕은 실패의 연속인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주는 데 있다. 뭔가 쌈박한 자녀교육 지침서를 원한다면 『뭐가 되려고 그러니?』는 적격은 아니다. 하지만 자녀들과의 일상이 얼마나 빛나는 아름다움인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이야말로 안성맞춤이다.


『뭐가 되려고 그러니?』
최윤정_바람의아이들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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