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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학교도서관협력수업 초등] 다양한 가족을 알고 존중하는 마음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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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9-01 17:11 조회 2,24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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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족을 알고

존중하는 마음 나누기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사회교과(3학년) 협력수업


마민희 용인 원삼초 사서교사





학교마다 여건이 다르겠지만 코로나19는 학교도서관에 학생들의 접근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사서교사가 직접 수업할 수 있는 시간을 없앴다. 개교 이래 학교도서관 담당자가 처음이라는 이곳에서 ‘교사’라는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 ‘담임교사와 사서교사 협력수업 프로젝트’ 주제의 교육청 공문을 받고서 3학년 담임교사에게 협력수업을 제안했다. 협력수업이라는 생소한 길을 함께 갈 동료를 설득하기 위해 협력수업의 장점을 피력하며 설득을 했다. 그리고 같이 수업을 구성하고 실천할 것에 뜻을 모았다. 

학생들은 도서관활용수업을 통해 교과서와 교실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고 지식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 필자는 단편적 지식을 습득하는 교과서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뛰어넘어 도서관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활용능력을 신장시켜 미래 인재의 역량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이 활용수업임을 알리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정보원을 제공하는 단순 협력이 아닌 교육과정을 재구성·개발하고 활동까지 전개하는 능동적 교육활동을 사서교사와 담임교사가 수업으로 진행한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나아가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관점의 협력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다양한 텍스트에 대한 정보를 선별하고 활용하는 정보활용능력을 기르고, 다양한 정보를 지원하는 도서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자 한다. 담임교사는 학생들 삶의 맥락과 성장 기반에 대한 고유한 정보를 갖고 교육적 업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학습 기반을 넓히고, 교사들은 소통하며 수업 주제를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사서교사-담임교사 간의 협력수업은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동행인셈 이다.




첫째, 협력수업의 주제 정하기 


도서관의 장서를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협력수업 단원을 추출하기 위해 여러 논의를 거친 결과, 협력수업의 바탕이 될 과목을 3학년 사회 교과로 정했다. 사회 교과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다룸에 있어, 신문기사나 공익광고 등 분절적인 내용을 구성하고 있기에 학생들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교육적 효과는 미비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보완하고 극복하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다양한 가족의 삶의 모습이 담긴 텍스트를 활용한 독서교육과 연계한다면 풍성한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통일교육 중점학교로 지정된 본교의 특수성까지 고려해서 전쟁이 만든 가족인 ‘이산가족’과 ‘새터민가족’의 생활 모습을 깊이 살펴볼 수 있도록  융합적 교육과정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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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협력수업 과정 세우기 


1단계 계획(Plan)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담임교사와 사서교사는 6, 7월 두 달간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수업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실제 수업은 9월과 10월에 진행했다. 수업에 앞서 학생들의 독서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독서교육의 방향을 설정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등장하는 자료를 읽은 경험이 있는지 조사했는데, 학급 구성원 7명의 학생 중에 조손가족, 탈북민가족, 이산가족에 관한 독서나 관련 자료를 접해 본 경험이 있다고 각각 한 명씩 답변했다. 학생들은 관련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자칫 수업에서도 가족의 종류만 아는 단편적인 앎으로 그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그들의 모습을 어떻게 존중하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양질의 도서를 탐색했다. 나아가 학생들이 다양한 가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짐으로써 자기 삶과 건강하게 연결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수업의 목표를 설정했다.
필자는 이주민가족,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조손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는 그림책을 찾아서 3학년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어휘가 등장하는 책들을 선별했다. 특히 통일교육과 연계되는 3차시에 사용할 새터민이나 이산가족에 관한 그림책이 드물어서 인터넷 서점과 블로그 등을 탐색했다. 그렇게 선정한 책이 『살구꽃 필 무렵』(박상재)이다. 이 책은 전쟁으로 인한 이별의 아픔으로 고통받는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실버 세대의 슬픔을 공감하고 이해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이는 우리의 수업 의도와도 맞닿아 있었다. 우리는 수업에서 여러 가족의 형태를 살펴본 뒤 타인과 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나아가 공감의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 책의 배경이 되는 6·25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본교가 통일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저학년 시기부터 통일교육을 하고 있기에 선수학습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연구 지정 학교가 아니거나 학생들 관련 정보를 접하지 않았다면 통일 주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단계 계획(Plan)
수업의 방향은 분명한 지식을 제공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되, 활동 중심으로 꾸리기로 했다. 8차시의 수업 가운데 1∼2차시와 6차시는 사서교사 주도로, 4∼5, 7∼8차시는 담임교사 주도로 이뤄졌다. 3차시는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했지만 매 차시 동석하고 수업 준비와 평가도 함께했다.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을 할 때 교과 지식 전달은 교과 수업을 맡은 담임이, 정보를 조직하고 표현하는 활동에 대한 안내는 사서교사가 하는 편이다. 본 수업 중 사서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에서는 국어사전을 이용해 자신이 정의한 개념과 사전적인 의미를 비교해 보았고(정보활용 방법), 자신이 읽은 책을 활동지에 요약하고 가족 개념으로 매칭하는 활동(정보 조직)을 진행했다. 그리고 자신이 읽은 책을 북튜버 활동으로 표현(정보 표현)해 보기도 했다. 사서교사가 진행한 1∼2차시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교과 성취 기준으로 설정한 개념들을 책 읽기로 스스로 체득할 수 있게 이끄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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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가족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단어 쓰기 / (우) 패들렛에 북튜버 활동과제를 올린 모습  
  

1차시 수업 진행 당시, 학생들과의 마음 열기 과정에서 가족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단어를 쓰고 이유를 설명하게 했다. 한 학생이 우리 가족은 모이면 각자 핸드폰만 한다면서 핸드폰이라고 썼다. 그 외에도 보약, 고기, 베트남 등 다양한 이유를 가진 단어들이 등장했다. 단어를 모두 쓴 뒤에는 사전에서 정의한 가족의 개념을 직접 찾아보면서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는 과정을 가졌다. 그런 후 “함께 모여 살며 서로 사랑한다면, 가족입니다.”라는 작가의 서문이 실린 『삐약이 엄마』(백희나)를 읽고 느낌 나누기를 하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또한 2차시 사전학습을 위해 책 소개를 간단하게 실은 활동지와 책표지를 포장지로 감싸 어떤 책인지 호기심을 자아내도록 블라인드북을 만들었다. 그런 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작성한 활동지와 사진을 패들렛에 올리게 했다. 이윽고 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개설한 밴드에서 수업에 대한 격려과 칭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을 담임교사가 전해 주었다.

2차시 수업 시작 전에 수업에 활용할 책을 소개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여 주면서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했다. 아이들은 사전에 받은 책을 이미 읽고 내용을 요약하는 선수학습을 해서인지 두려움 없이 각자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했다. 심지어는 친구들에게 읽은 책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 답하는 과정까지 척척 해냈다. 수업 마지막에는 자신이 읽은 책에 등장하는 가족이 어떤 형태를 띤 가족인지 해시태그를 달아보는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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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에 등장한 가족의 형태 유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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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협력수업 돌아보기


3단계: 성찰(Review) 

협력수업의 과정을 돌아보는 성찰 단계에 바탕하여 담임교사와 사서교사가 각자 자신의 수업을 되새겨 보았다. 소개하기에 앞서, 필자는 담임교사 와 역할 분담을 세밀하게 따로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총 8차시의 수업을 함께 진행했는데, 학생들의 후기에도 선생님이 두 분이라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할 수 있고 질문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 학생들에 대한 교수법이 부족한 사서교사와 책으로 주제를 풀어내는 독서교육이 궁금한 담임교사의 동료 장학으로 매 차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사서교사가 수업안을 작성할 때 학생 수준을 파악하는 데 능통한 담임교사가 구성 잡기를 도왔고 수업에 도움이 되는 동영상이나 책 등 다양한 정보원은 사서교사가 제공했다. 담임교사는 의견을 종합하여 전한 바, 필자의 의견을 더해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담임교사의 성찰

① 학생 배움의 공간 확대: 풍부한 텍스트를 활용하여 교사의 주입식 설명 대신 학생의 질문이 많아지는 수업을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적극적 배움의 시간이 늘어났다. 

② 좋은 책의 발견: 통일교육 주제 서적을 공공도서관까지 가서 책을 대출해 오는 사서선생님의 열정이 좋은 책을 발견하게 했다. 덕분에 협력 교사 인 나에게도 발견의 기쁨과 의미가 더해졌다. 

③ 적극적 협력자로서의 사서선생님과의 만남: 사서선생님과 함께한 도서관협력수업은 수업 주제 나눔이나 관련 책 선별뿐만 아니라 수업에 대한 접근 방식에 새로운 도전과 기대를 갖게 했다. 온텍트, 블랜디드 등으로 새로운 도전에 따르는 시행착오와 두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협력자가 있어 든든했다. 수업 친구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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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의 성찰

도서관의 역할은 재미있는 책을 제공하고 독서교육을 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교육과정 안에 스며들어 학생이 배움의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움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담임교사와의 협력은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 요건이 되어야 하지만, 일선에서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담임교사를 운 좋게 만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살뜰히 챙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덕분에 교사로서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배웠다. 명목은 학생들을 위한 협력수업이었지만 나도 같이 성장했다. 오늘도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3학년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진심으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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