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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읽을래?]색다르게 읽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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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5-04 11:09 조회 5,33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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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작당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읽고 토론하는 홍천여고 독서동아리들. 매일 같은 시간에 모여 앉아 그저 읽기만 하기도 하고, 종알종알 떠들며 읽을 책 고르는 데 몇 날 며칠을 보내기도 한다. 읽은 책에서 마음에 남은 구절을 적어 작은 칠판에 적어 전시하기도 하고, 색색의 포스트잇에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 동아리 일지를 채우기도 한다. 책 읽은 것을
핑계로 자신들만의 체험학습을 계획하기도 한다.
 
책을 놀이처럼 즐기는 아이들에게 책과 만나는 또다른 방법을 안내하고 싶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라는 현실 속에서 여러 방법을 고민했다. 2015년에 처음 공모전을 시작하면서 책 대화, 책 사진 공모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토론한 내용을 보고서에 담아 제출하는 책 대화 공모전, 책을 소재로 사진을 찍은 후 파일을 제출하는 책 사진 공모전. 색다른 공모전에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고 여러 동아리가 응모를 했다.
여름 방학을 앞두고는 동영상 공모전을 열었다. 아이들에게 함께 읽기를 주제로 한 동영상을 제출하게 한 것이다. 방학 전 공지를 하고 방학을 이용하여 아이들에게 촬영과 편집을 하게 했다.
 
가르쳐야, 한다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해 본 적이 없는 학생들에게 책 읽고 나눈 대화를 보고서로 제출하라는 것은 재봉질을 책으로 가르친 후 치마저고리를 만들어 제출하라는 것과 같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수업 시간을 이용하여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기를 가르친다. 함께 책 읽고 토론하기의 기본을 모두가 배우는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학교도서관저널> 2016
년 12월호와 2017년 1+2월호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기본을 배운 이후에 아이들은 자신들이 읽고 나눈 이야기를 솔직하고 진지하게 보고서에 담아 제출했다. 귀여운 사진도!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햇살과 바람이 되어 함께 성장해 간다.
“나는 살면서 해온 수많은 토론들 중에서 이번 토론만큼은 배울 점이 많았다고 느꼈어. 나는 좋게 말하면 주관이 뚜렷하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 센 편이라 내 의견과 내 느낌을 설득하는 걸 우선으로 토론에 임했었어. 그런데 이번 독서토론에서는 그런 조급한 마음이 아닌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으로 임하면서 경청의 자세를 배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연이가 처음에 시간이 없어서 독서토론을 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지? 만약 그런 친구들이 더 있다면 부담 없이 시도해 보라고 전하고 싶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도 가치 있지만 책과 소통을 통해 얻는 교훈도 그만큼 가치 있다고 말이야.”
- 아이들의 보고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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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제작은 1학기 2회 고사가 끝난 시기, 수업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기간을 이용하여 지도한다. 우선 5명 내외로 모둠을 구성하게 한다. 그 다음 함께하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표현하거나 특정 책의 홍보, 시 노래 등 자신들이 희망하는 주제를 선택하고 동영상 제작 노트 작성법을 설명한다.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콘티를 꼼꼼하게 작성하도록 신경 써서 지도해야 한다. 또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촬영 일정, 자막 구성, 음악, 장소 섭외, 소품 준비까지 책임지고 맡아서 할 담당자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둠별로 영상 제작에 필요한 이야기판을 작성하고 촬영 계획을 세우는 데까지 지도하는 게 교사의 역할이다. 그
다음은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촬영하고 편집을 하도록 아이들에게 맡긴다.
 
개학 날, 학생들이 만들어 온 동영상 상영회를 하면서 2학기 수업을 열었다. 화면 속 자신의 모습 또는 옆 친구가 낯설면서도 재미있는지 아이들은 화면에 얼굴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즐거워한다. 어색한 발연기에도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매 시간 수업을 시작하며 시 노래 부르기를 하는데, 이 시간에 활용하려는 약은 마음으로 ‘시 노래를 활용하여 영상 만들기’도 주제 중의 하나에 포함시켰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마치 1990년대 노래방을 떠오르게 만드는 화면 구성에 모두 다 같이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재미는 있을지언정 활용도는 떨어졌다. 2016년도에는 동영상 주제 영역을 더 세분화하여 함께하는 책 읽기, 독서토론카페, 독서동아리 활동, 5인의 책 친구, 독서동아리에서 함께 읽기 좋은 책 홍보 등으로 나누어 제작하게 했다. 이렇게 하면 신입생들에게 학교의 독서교육을 선전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교사의 백 마디 말보다 언니들의 귀엽고 깜찍한 ‘꼬심’이 훨씬 효과적일 때가 많다.
 
스스르륵 빠져든다, 노노노 녹아든다
함께 읽기 책 사진 공모전은 책을 소재로 사진을 찍어 제출하는 단순한 형식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읽기에 큰 흥미가 없는 아이들의 마음속 벽을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런 아이들은 책에 대한 엄숙주의가 강해서 책을 가까이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생길 것처럼 반응하지만 사진 찍는 것은 좋아한다.
 
나흘간의 수학여행을 떠나면서도 가장 큰 트렁크에 옷을 가득 챙겨와 가는 곳마다 화보 사진을 찍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 덕분에 점심시간 도서관 구석구석은 모델과 사진작가가 된 아이들로 붐빈다. 책도 예쁘고 아이들도 예쁜데, 이 둘이 만나 한 화면에 담기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사진을 찍은 아이와 모델이 된 아이, 누구 이름으로 공모하지? 모두의 이름으로 응모하면 된다. 함께 작업했으니 보람도 함께 느끼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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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도 재밌게 읽으며 살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한 해를 어떻게 살 것인지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독서 계획이다. 굉장한 마음을 먹고 결심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 평균 독서량은 9.2권이다.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굉장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 되어 버렸다. 꼭 그래야 할까?
친구와 대화하기, 사진 찍기, 동영상 만들기… 10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여기에 스리슬쩍 책을 끼워 넣는다. 책으로 친구와 대화하고 책을 활용하여 사진을 찍는다. 배우가 되기도 하고 때론 감독이 되어 화면에 책 이야기를 담으며 즐거워한다.
 
아이들의 생생한 일상, 그 속에서 이어지는 수많은 관계 맺음이 사실은 책이 아닐까? 우리가 만들어 가는 오늘이 곧 책이 아닐까? 그저 재밌어서, 재밌자고 시작하는 일인데 너머에 있는 무엇이 자꾸만 보인다. 그 너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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