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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읽을래?]새 학기 첫걸음은 '언니들의 북토크'
<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03월호> 17-03-03 10:05
조회 : 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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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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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언니들은 ‘언니들의 북토크’에서 이런 말들을 후배들에게 곧잘 들려준다. 독서동아리 만드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 주고 독서동아리를 안 하면 엄청 후회한다는 귀여운 협박도 한다. 그러다 밤잠 설치게 만드는 독서토론카페를 ‘강추’하기도 한다. ‘5人의 책 친구’의 특별한 매력을 생생하게 전하기도 한다. 나는 이것을 ‘유혹의 토크’라고 부르고 싶다.
 
유혹의 토크 덕분에 학년 초 수업시간에 교사가 하는 독서교육 오리엔테이션이 한결 더 수월해지고 힘을 얻는다. 선배들이 그 재미와 의미를 육성으로 증언하는 힘 덕분이다. 그것도 교사보다 훨씬 더 쉽고 생생한 말로! 자기들만의 언어로! 이 유혹의 토크는 예상보다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그 덕에 허보영 선생님과 나는 8인용 모둠 책상 6개를 매일 도서관 뒤로 밀고 무대를 세팅하는 8일간의 땀을 사랑하게 되었다. 실제로 8일간의 북토크가 끝나기 전에 휴대폰과 교무실로 문의가 쇄도했다! “독서동아리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독서토론카페는 언제 해요?”라는 질문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교사는 그저 유혹의 판을 만들어 줬을 뿐인데!
 
북토크에 오세요!
우선 북토크를 이끌 선수들을 모신다. 2학년 학생들에게 ‘언니들을 북토크에 모심’이라는 글을 게시판에 공지한다. 그리고 후배인 동생들의 참가 신청도 받는다. “언니들이 1학년 후배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다양한 독서 활동 방법을 안내합니다. 북토크에서 나만의 책언니를 만나보세요.”라는 문장을 담아 아이들에게 안내한다. 1학년의 경우 북토크 1회 참가를 의무로 하되 그 이후로는 여러 번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음에는 북토크 진행일과 독서동아리 이름, 언니들의 명단과 분야 등이 담긴 양식을 별도로 만들어 동생들의 신청을 접수 받는다. 이때 언니의 이름과 분야를 직접 살펴보고 선택하는 묘한 설렘이 일기도 한다. 이후 언니들은 8일 동안 정해진 주제와 북토크에서 권한 책을 바탕 삼아 북토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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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공동체 안에서 자라기
책 읽기에 흥미가 없던 언니들로 모인 동아리 ‘베리’는 북토크에서 독서동아리 활동 경험담을 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독서동아리를 만들고 나서 독서활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의외의 이야기, 꼬박꼬박 정해진 시간에 만나 자신감을 얻었다는 경험이 예사롭지 않았다. 베리 아이들이 인생의 비밀 중 하나를 알게 된 것이 분명하다.
“처음 주제를 정할 때에는 어려웠어요. 과학, 소설, 진로 등 많은 주제 사이로 고난의 연속이었어요. 그렇게 방황할 때 서현숙 선생님께서 그림책을 권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림책이 활동 주제가 되었죠. (중략) 요일과 시간을 정확하게 정해서 만나는 것을 가장 큰 원칙으로 했어요. 그랬더니 갈수록 뭔가 잘 굴러가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토론은 주
로 그림이 전하는 뜻이나 분위기, 숨은 의미를 일상생활과 연결 지어 이야기했어요. 저희처럼 책에 흥미가 없거나 책을 많이 접하지 않던 친구들에게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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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흥미가 많은 수민 언니는 아래와 같이 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 비법을 전수한다. 독서토론이나 글쓰기가 부담스럽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유혹하기에 ‘딱’이다.
 
 “우리는 책을 읽고 나서 독서동아리 친구들과 직접 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했어. 예를 들면 건축에 관한 책을 읽고 휴대폰 앱을 다운받아 내가 살고 싶은 가상의 집을 지어 보는 활동을 했어. 일상 속 과학에 대한 책을 읽고 우리가 직접 그 원리를 체험하고 동영상으로 제작해 보기도 했어. 독서동아리는 그런 곳이야. 독서토론 뿐 아니라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
 
도서관과 독서교육을 시작하는 3월, 전국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언니들의 북토크’를 권하고 싶다. 열심히 활동했던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고 먼저 활동하며 얻은 배움을 동생들에게 나눠주는 기회를 줄 수 있다. 동생들은 언니의 경험과 조언을 들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고등학교의 독서활동 계획을 구상하게 된다. 북토크가 열리는 날마다 참석한 동생들도 많았다. 막상 와보니 재미있어서 말이다. 그래서 지도교사는 독서교육의 힘을 자랑하고 신입생을 도서관으로 마음껏 유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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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도서관저널> 2015년 6월호에 소개된 김은하 선생님의 외국도서관의 북토크 사례를 다룬 ‘책에 대한 소개 1’ 기사를 접한 후 언니들의 북토크를 구상했다. 처음에는 ‘재미있겠다. 학년 초에 독서교육으로 분위기를 확! 이끌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8일의 여정에서, 먼저 걸어온 길을 즐겁게 걷는 방법을 알려 주는 언니와 맑은 눈빛과 박수로 배우는 동생들에게 중요한 것을 배웠다. 학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라는 걸 말이다.
 
교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서로 환대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함께 읽기와 독서토론이 서로 인정하고 사랑받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준다는 것 말이다. 우리가 일궈낸 함께 읽기의 공동체에서 부쩍 성장한 수정이의 목소리를 이 자리에 빌려 본다.
 
“함께 책을 읽는 순간, 사람들은 연결된다.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생각을 나누는 자리는 언제나 즐겁다. 1년 동안 여러 프레임과 색안경 사이에서 진정한 나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를 배웠다. 독서토론이란 배를 함께 탄 사람들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들 모두가 감사하다. 그래서 나는 매일 책으로 대화로, 사람들과 연대할 사회를 꿈꾼다!”

<저작권자 (주)학교도서관저널,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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