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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우리, 같이 읽을래?]수업, 함께 읽고 토론하기를 배우기 좋은 시간(2)
<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01+02월호> 17-01-18 13:10
조회 : 5,610  


예외 없는 시간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과 수업을 기획하며 책 읽을 시간 확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로만 읽으라는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주 1시간의 국어 수업 시간을 온전히 함께 책 읽고 토론하기로 채웠다. 그리고 예외 없이 꾸준히 실천했다. 진도에 대한 압박은 뺄 것은 과감하게 빼고, 공통되는 내용은 묶어 가르치는 것으로 해결했다.
 책 읽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일은 가슴 벅차면서도 힘들다. 다들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책을 읽으면 참 좋겠지만, 자연에 가까운 아이들은 더운 날은 더워서, 추운 날은 추워서, 비 오는 날은 우울해서 잠이 든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선 40대 이상만 좋아하는 계피맛 사탕이 필수다. 진한 계피향이 솔솔 풍기는 왕사탕을 준비했다가 졸고 있는 아이의 손바닥에 놓아 주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깨어난다. 계피맛 사탕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박하맛 사탕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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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며 우리도 배운다
하다 보면 늘 아쉽다. 특히 올해의 경우 주제통합 독서토론 주제 도서 선정에서 아이들을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읽기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난이도가 있는 책이 이어지는 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한 모둠도 있었고, 제목과 내용이 좋아서 선정했는데, 아이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어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한 책인데 묶여 있는 책이나 영화가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해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권위 있는 기관에서 추천한 도서라 제목만 보고 괜찮겠지 하고 넣었다가 실패 한 경우도 있었다.
 영화 선정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 남의 말만 듣고 선정하거나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영화는 막상 아이들이 크게 호응하지 않아 곤혹스러웠다. 특히 어른들 입장에서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선정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경우 대부분 실패했다. 아직 삶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었던 것이다.
 교사가 여력이 된다면 주제 도서 선정 시 난이도가 다양한 책을 선정하면 좋을 듯하다. 주제를 선택하여 모둠을 정한 뒤, 모둠원들끼리 자신들의 읽기 능력을 고려해서 주제 범위 안의 책 중에서 적절한 책을 스스로 고르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책이기에 읽는 과정에서 책임감도 더 생기고, 능력 부족으로 인해 의기소침해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더, 책을 읽고 자기 의견을 쓰는 전 단계에 책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게 하면 어떨까? 특히 비문학 책의 경우 내용 파악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된 토론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장별로 내용을 요약하거나 핵심적인 사건 위주로 정리를 하다보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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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사전 독서는 필수
학교는 생명 다양성이 살아 있는 야생의 들판 같다. 눈에 안 보이는 작은 풀꽃 같은 아이도 있고, 화려한 색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도 있다. 가시가 잔뜩 박혀 있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아이도 가끔 있다. 어쨌든, 자기만의 개성으로 살아남기 위해 다들 애를 쓰고 있다.
 지적 수준도 참 다양하다. 전공자나 읽을 법한 두껍고 어려운 책을 뚝딱 읽고 핵심을 쏙쏙 찾아내어 교사를 놀라게 하는 아이도 있고, 초등학교 시절 동화책을 끝으로 책과는 안녕을 고한 아이도 있다. 그래서 이 수업에서는 책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의 욕심으로 ‘고등학생이니 이 정도는 읽어야지’라는 마음이면 실패하기 딱 좋다. (수
업만 실패하면 다행이다. 아이들에게 ‘역시 책은 아무나 읽는 게 아니야.’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읽기는 쉽지만, 내용은 좋은 책을 골라야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사전 독서가 중요하다. 평소 다양한 책을 눈여겨보았다가 함께 책 읽고 토론하기 수업만을 위한 사전 독서를 해야 한다. 주변 교사의 말도 참고 사항일 뿐이다. 그 학교 아이들에게 좋았다고 우리 학교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책을 골라야 한다. 비문학의 경우, 개념을 딱딱하게 설명하는 책보다는 사례 중심으로 서술된, 아이들 삶과 밀착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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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지만 뿌듯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에 대해 ‘어렵고 힘들지만 뿌듯하고 재미있는 수업’이라고 말해 주었다. 딱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주제 도서를 정하고, 책을 소개하고, 매 시간마다 책을 읽게 하는 일은 어렵고 힘들다. 안 넘어가는 책장을 바라보는 일도, 너무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쓴 글을 읽는 일도, 토론 주제는 안 만들고 어제 본 박보검
이 얼마나 멋있었는지에 대해 떠들고 있는 것을 듣고 있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아이들이 쏟아내는 빛나는 말과 글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다정한 눈빛, 조금 다른 생각에도 서로를 인정하며 “그래, 넌 그렇게 생각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차오른다.
 
“독서토론은 샐러드 같아. 다양함이 섞여 더 맛있는 샐러드가 되는 것처럼 우리들의 독서토론도 여러 의견이 한데 모아져 근사해지니까 말이야.”(『우리 같이 읽을래? 2』 중에서)

 혼자보다 여럿이 있을 때 더 근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그래서 서로를 바라보면 웃게되는 수업이 있다. 모든 변화와 응용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기의 기본을 수업시간에 익힌 후, 독서 동아리나 독서 활동에 다양하게 변주하여 활용한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고, 어떤 생각도 다 옳은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덤이다. 이야기 도중 친구의 생각을 듣고 나의 생각이 바뀌어도 괜찮다. 세상에 정답은 없고 나의 바뀐 생각 또한 세상의 물음에 대한 나의 답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저작권자 (주)학교도서관저널,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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