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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초등] 도서관과 함께하는 연극 <세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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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1-22 02:12 조회 14,32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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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영 학교도서관을생각하는사람들의모임 초등도서관활용수업소모임


1. 이야기를 시작하며

‘타임머신’과 시간 여행
오늘의 주제는 ‘타임머신’! 우선 낡은 냉장고를 구해서 겉에 알루미늄 호일을 칭칭 감아 붙이고, 꼭대기에는 번쩍번쩍하는 경찰차 비상등을 달고, 갖가지 손잡이와 키보드를 나사로 조이고 풀로 붙여서 ‘타임머신'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푹신한 방석을 깔고, 돌돌 말린 전화 줄 끝에 플래시 등도 달아놓았다. 문을 닫으면 밀폐된 공간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숨쉴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뚫어두는 일도 잊지 않았다.
타임머신의 목표는 책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는 것! 완성된 타임머신을 교실에 갖다놓고 자물쇠를 채운 후 온갖 경고 표지판을 사방에 붙여놓았다.
“일급비밀! 공사 중! 절대 들여다보지 말 것! 대단히 위험함! 엄청난 방사능이 유출될 수 있음!”
물론 가장 큰 의문은 바로 이것이겠지.
“저게 진짜 타임머신이에요? 정말로 작동이 되는 거예요?”
– 『에스메이의 일기』 중에서


미즈 에스메이가 교실 한 편에 타임머신을 놓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 순간부터 아이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와 현대를 넘나들며 연극 놀이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교실에도 타임머신을 갖다 놓고 싶었다.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꾸며 연극을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틀림없이 즐거운 경험이 되리라 믿었다. 이렇게 도서관 활용 연극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 도서관 활용수업을 준비하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과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연 국어과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의 국어과 교육 내용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의 6개 영역으로 나뉜다. 그중 6학년 국어과 문학 영역에서 연극적 요소와 관련된 내용을 개인적으로 추려보았다.



이렇게 문학 영역을 추리며 살펴보니 모든 문학 수업은 교실보다, 교과서보다, 도서관이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들이 더욱 풍성하고 맛있는 문학을 흠뻑 맛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도서관 활용수업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수업계획부터 단원,학습 자료의 준비 등을 함께 계획하고 평가까지 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는 사서교사가 없고, 사서가 없는 학교도 많다. 우리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보니 이번 연극 수업도 혼자서 교과교사 및 사서교사의 몫까지 다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소모임 선생님들과 함께 진행해 보았다. 사서교사의 빈자리를 느끼며, 소모임 선생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며 그렇게 수업 준비를 함께했다.


3. 자료 찾기
연극? 사실 어렵다. 나 스스로 연극을 해 봤다고 떳떳하게 말하기도, 아이들에게 입으로 지도하기도 참 어려운 분야이다. 그래서 두 가지 방법으로 연극 지도 방법을 찾아보았다.

도서관에서 자료 찾기

첫 번째, 도서관에서 도서자료 찾기.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을 때는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과 연극을 하기도 전에 연극의 ‘역사’만 정리하다 포기하는 수도 있다. 그리고 잘 생각해야 하는 것이 ‘검색어’이다.

도서관에는 많은 자료가 있다. 그 중에 검색어를 잘 정해야 한다. 나는 ‘연극’으로 검색했더니 검색결과가 14페이지가 나와서 다행히 조금의 수고를 들여서 찾아볼 수 있었다. 또 ‘교육연극’으로 검색했더니 결과가 내가 찾고자 하는 내용과 근접한 자료들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도서관의 자료는 내용별로 분류되어 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자료를 찾으면, 그 자료가 꽂힌 서가 주변을 살폈다. 그러면 나에게 말을 거는 책들이 반듯하게 꽂혀 있었다.

사실 한국십진분류표를 보면 ‘680 연극’에 내가 찾는 자료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680대는 연극이라는 예술에 관한 어려운 책들이 더 많다. 사실 내가 찾는 자료는 ‘370 교육학’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건 아주 통쾌한 반전이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이다. 나는 수업을 통해 연극예술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통해 교육을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내 전문분야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680 연극’ 서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연극과 관련된 책이 이렇게 많다니!)

선생님께 여쭈어보기

사회과에서 자료 조사할 때 흔히 쓰는 방법이 ‘어른들께 여쭈어 보기’이다. 그래서 몇 년 전 연극 연수를 해 주신 조현우 선생님을 만나 궁금한 것들을 여쭈어 궁금증도 해소하고 책도 추천 받고 자료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수업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져 갔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4. 놀고 배우며 연극하기
가. 수업 흐름
하루에 2시간씩 국어(문학 관련내용),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해 연극 수업을 했으며 1차시는 몸풀기 과정으로 연극 놀이, 2차시는 본격적인 연극 활동을 조금씩 해 나갔다. 그렇게 총 16차시로 수업을 하였다. 그리고 학예회 때 연극 공연을 하기로 했다.

조현우 선생님은 매번 연극을 할 때마다 연극 놀이를 1시간씩 꼭 넣으라 하셨다. ‘시간도 부족한 것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가?’ 의구심이 들었는데 하다 보니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연극이라는 건 몸과 마음이 충분히 이완이 되어야 가능한 활동이라, 연극 놀이는 워밍업하는 시간으로 꼭 필요했다. 연극 활동 전에 몸과 마음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으면 뭔가 어색했다. 게다가 연극 놀이는 연극에 흥미를 더해서 아이들에게 연극 수업에 대한 기대감과 흥미를 유발하는 촉진제가 되었다.


나. 활동 내용
1) 작품 만나기–그림책 『세 가지 질문』 읽어 주기
6학년 학생들과 연극 주제로 존 무스의 그림책 『세 가지 질문』을 골라 보았다. 주제가 좋고 이야기의 구성도 쉬워 대본화하기에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대본 만들기–<세 가지 질문>
연극을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대본인데 구미에 맞는 대본을 구하기가 참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존 무스의 그림책 『세 가지 질문』(달리)을 아이들과 함께 대본화하였다. 톨스토이의 원작을 대본화하는 것은 어려울 테지만 그림책을 대본으로 쓰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림책이라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각색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조현우 선생님께 배운 대본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가) 우선 내용을 장면별로 나눈다.
(나) 그리고 모둠들에게 ‘장면 1’의 처음과 끝만 준다.
(다) 5분 동안 즉흥극으로 만들어 모둠별로 발표하게 한다.
(라) 교사는 즉흥극을 토대로 대본화한다.
(마) 그리고 다음엔 ‘장면 2, 3, 4’ 이런 식으로 계속 각색한다. 그러면 이야기가 새롭게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3) 연극 연습하기
– 대본을 가지고 직접 해 보면서 대사, 행동선 등을 수정해 간다. 대본은 공연 올리기 직전까지 계속 바뀌는 것이다.
– 연기자가 무대를 등지고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따따부따 이야기하는 것보다 “얼굴을 보여 주려 노력해라.”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 비난이나 꾸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상 칭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하는 연극은 연극이 목적이 아니라, ‘교육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4) 연극 준비하기–음향, 조명, 무대장치 등 연극 준비하기
– 음향 준비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음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에게 안 들리면 꽝이다. 마이크를 써야 한다. 그런 여건이 안 된다면 미리 녹음을 해 두고 재생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필요한 효과음과 음악을 구해서 순서대로 배열해 놓는다.
– 조명 준비
조명을 장면에 맞추어 조절해야 한다. 장면에 따라 조명을 정하고 미리 책임자를 정해 놓는다.
– 무대장치
필요한 배경이나 소품 등을 챙기는 역할 담당도 있어야 한다.
– 의상 및 소품 준비
학예회 예산으로 동물 의상도 빌리고, 인물의 성격에 맞는 옷과 소품을 준비한다.

5) 공연하기
학예회가 다가오고 연극 공연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긴장 속에서 즐거워하고 실수를 해도 괜찮았다. 연극 느낌을 아니까! 함께 작품을 만들었다는 하나라는 느낌.
6) 평가 및 반성하기
아이들은 참 잘 해냈다. 행복은 완벽함이 아니라 만족에서 오니까. 서로의 수고를 북돋우며 반성회를 마쳤다. 6학년의 마지막을 연극 <세 가지 질문>으로 마무리 하니 왠지 찡했다. 교사인 나에게는 말로는 하기 힘든 것들을 연극으로 풀어낸 느낌이었다. 예를 들면, 우리 교실에서 기니피그를 키웠는데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다. 그런 이야기도 연극에 한 장면으로 넣어 결국 우리가 기니피그를 살려내는 것으로 했다. 기니피그가 실제로 죽었을때는 그에 대해 뭐라 말을 하지 못했는데 작품과 결부되어 다들 느끼는 바가 있는 것 같았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5. 연극이 끝나고

내가 좀 얼뜨고 필요 이상 열광적인 면이 있다 해도, 그것이 혹 다른 사람의 신경을 거스른다 해도 나 역시 위대한 사람들의 예를 따를 수밖에. 좌절과 실패를 겪을지라도 시도하고 또 시도해 봐야지. 지치고 힘들겠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목표한 바대로 항상 이룰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부딪쳐봐야 해.나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오래오래 빛을 내뿜는 아이디어로. 어쩌면 내가 너무 목표를 높게 잡았는지도 몰라. 하지만 생각해봐.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지 않으면 어떻게 목표 근처에라도 갈 수 있겠어?
–『에스메이의 일기』 중에서

처음에 6학년 아이들에게 연극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너무나도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차라리 죽음을 달라”며 아우성치던 아이들이 차근차근 놀며 배우며 연극을 시작하자 “공부하지 말고 연극하자”고 조르는 기분 좋은 사태가 벌어졌다. 물론 좋았던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나 자신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조금씩 연극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 내 일기장에 빨간 단풍잎으로 꽂혀 있다.

교과서 진도를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건, 사실 재미없었다. 이번 연극 프로젝트 수업은 물살을 거스르며 힘차게 헤엄치는 물고기가 된 듯한 경험이었다.

‘하고 싶은 건 많았으나 직접 뛰어들어 해보지 못했다면, 아이들을 가르쳐라.’
그래, 내가 선생님이 돼서 가장 좋은 건 뭐든 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연극 연출자가 되었다. 아이들 말대로 “참 재미있었다.” 다음엔 뭘 해보지? 생각만해도 난다 난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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