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책으로 여는 생태전환교육] 큰일을 하는 데 넌 결코 작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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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1-02 10:51 조회 921회 댓글 0건본문
큰일을 하는 데
넌 결코 작지 않아
이민지, 박경미, 박정윤, 신동영, 조미라, 김근영, 홍진희, 조소영, 남하나, 손희선
어린이책 큐레이터 책보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등교를 거부하기 시작한 학생이 있다. 스웨덴의 열다섯 살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다. 학교에 가지 않은 툰베리는 피켓을 들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서 정치인들에게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툰베리의 용기와 결단력은 몇 개월 만에 지구의 수백만 명이 환경 문제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만들었다. 휴양지로 유명한 발리섬이 플라스틱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가장 먼저 행동을 시작한 것도 열두 살의 멜라티 위즌과 열 살인 이사벨 위즌이다. 두 소녀는 비닐봉지 사용을 막고자 ‘바이 바이 플라스틱 백’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장바구니를 나누어 주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나아가 국제 캠페인 사이트인 ‘아바즈(Avaaz)’에 비닐봉지 사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아 발리 내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툰베리와 위즌 자매는 나이가 어리다 해서 삶을 변화시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이들처럼 우리도 이제 내 주변을 관심 있게 바라보며 환경과 생명을 둘러싼 문제를 바로 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행동하는 어린이가 나오는 『어려도 지구는 우리가 구할 거야!』
이번 호에서는 기후위기에 맞서는 어린이들의 경험담을 담은 그림책 『어려도 지구는 우리가 구할 거야!』를 같이 읽고 ‘실천하는 어린이 환경운동가’가 되어 행동한 경험을 소개한다. 책 속에는 세계 곳곳에서 지구를 지키는 어린이들의 실제 경험담이 담겨 있다. 숲을 지키려고 ‘지구를 위한 나무 심기’라는 단체를 만든 독일에 사는 펠릭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마을에 유기농 텃밭을 만든 프랑스에 사는 뱅상 등의 실제 이야기는 당장 오늘부터 작은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를 준다. 우리가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지구를 구할 수 있다.
『어려도 지구는 우리가 구할 거야!』
롤 커비 지음│아델리나 리리어스 그림│
심연희 옮김│책읽는곰│2022
이 책을 읽기 전 우리 반 학생들과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떠올려 보았다. “쓰레기를 주워요.”, “학용품을 아껴 써요.” 등 홀로 할 수 있는 실천을 말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 속에서 개인에서 출발하여 가정, 이웃, 우리나라,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하고 같이 행동하는 멋진 어린이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어리니까 우리는 큰일을 할 수 없어!”에서 “우리는 어리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많아!”라는 인식의 전환을 꾀할 수 있었다. 나아가 지금 당장, 오늘부터, 이번 주부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평소 사회나 과학 수업에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 조사 학습을 익숙하게 해왔던 터였다. 하여 기후위기 독립언론 <뉴스펭귄> 웹사이트(www.newspenguin.com)에 접속하여 기사를 읽는 일이 수월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뉴스 기사를 접하고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와 문제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 웹사이트에는 기후 저항, 멸종 저항에 관한 기사와 우리 고장 멸종 위기종에 대한 정보가 잘 탑재돼 있다. 우리나라 강화도 학교의 생태 뒷간(똥을 흙으로 퇴비화하는 화장실) 소식, 쓰레기장에서 결혼 사진을 찍은 대만 예비부부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사이트를 통해 일상 속 환경 이슈를 습득한 다음 『어려도 지구는 우리가 구할 거야!』의 제목 중 ‘어려도’, ‘우리가’ 부분을 가린 상태에서 표지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고 책제목이 무엇인지 추측해 보았다.
책에 실린 학생이자 기후 네트워크 대표인 애나 테일러의 추천사를 들려주고 여러 가지질문을 하며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관해 알아보았다. 기후위기를 알리기 위해 학교를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학생들은 아주 놀란 듯했다. 학교 파업에 참여하고 싶은지 의견을 나누어 보고, 참여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 보자고 했다. “우리도 같이 학교에 가지 않고 싶어요.”, “많은 친구들이 학교에 오지 않으면 어른들이 놀랄 것 같아요.” 등 학생들은 여러 의견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친구들에게 학교에 가지 않는다면 그 시간 동안 지구를 위하여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그림책 속 열두 어린이들의 이름, 국가, 주요 활동을 살펴보고 어린 자신도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했다. 책에서 소개된 어린이들이 기후위기를 막고자 실천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물 카드 만들기와 별명 짓기(선택 활동)을 통해 직접 인물을 그리고 별명을 써 보았다. 한 학생은 인도네시아의 토종식물을 되살려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있는 아델린에게 ‘맹그로브 자연의 친구’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읽기 단계별 수업의 과정
학급 내 공동의 실천 약속 만들고 독려하기
책을 읽고 나서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하는 신문기사를 작성해 보았다. 4학년 2학기 국어 「5. 의견이 드러나게 글을 써요」 단원과 연계하여 사실과 의견을 나누어 글을 쓰고 학급 게시판에 붙여 같이 나누었다. 학급 친구를 대상으로 같은 관심과 목표를 가진 또래들과 환경 단체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자발적으로 모인 학생들은 단체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이름을 짓고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정하고 실천하기로 했다. 당장 시작해 볼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정리해 보았다.
다음 수업 시간에는 더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책을 위해 지자체, 정부 혹은 기업에게 ‘내 목소리를 전하는 열 가지 방법’에 관한 목록을 적어 보는 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