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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청소년 문학
<학교도서관저널 , 2015년 06월호> 15-09-23 14:04
조회 : 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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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 탐정록
유영소 지음|르네상스|223쪽|2015.04.17|12,000원|중・고등학생|소설
제목부터 끌리는 책이다. 책을 읽다가 여러 번 사전을 찾게 된다. 작가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을 잘 살려 썼기 때문이다. 문장력 또한 탄탄하다. 탐정이 사건을 추리해 가는 과정과 사건의 내막이 밝혀지기까지 궁금증을 주체할 수 없다. 이 책은 규방의 어린 처자 설이가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설이의 아버지는 대사헌을 지내다 능평 지역 현령으로 좌천된다. 그런데 이 지역에 살인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이 책은 포쇄반전, 규중몽혼, 영소모정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부분에는 각각 살인 사건이 한 가지씩 나온다. 지경의 실종과 그의 모친 살해 사건, 신부가 뒤바뀐 일에 얽힌 한 사내의 살해 사건, 마지막으로 젊은 처자의 살해 사건이다. 설이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사람의 속마음을 통찰하는 능력이다. 설이는 언니와 어머니를 잃은 경험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규방의 명탐정 설이를 만나보기 바란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길도 만나게 될 것이다. 배영태 용인 삼계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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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달고 살아남기
최영희 지음|창비|248쪽|2015.04.17|10,000원|중・고등학생|소설
동네를 떠도는 꽃년이가 친모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어느 날, 진아는 진실을 향해,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기로 한다. 진실을 찾기 위해 ‘진아’가 나아가는 곳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어떤 비밀스럽고 기묘한 세상이다. 이 세상에서는 불합리한 일에도 좋게 좋게 넘어갈 것, 사건의 논점을 흐리고 두루뭉술하게 매듭짓는 것을 강령들로 삼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들에겐 오히려 모종의 보복을 가하기도 한다. 개성 넘치고 흥미로운 이야기와 인물들 속에 빠져 웃고 우는 사이 ‘진아’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이 TV 드라마 엑스파일 속 미지의 사건보다 더 알 수 없는 뿌옇기만 한 세상을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지금 현재 당신의 눈앞에 보이는 이 세상이 진실한 세상인지 확신할 수 있는가?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귓가에 울리는 어떤 노래 가사처럼 신도림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하고, 머리에 꽃을 꽂고 미친 척 춤을 출 수 없으니 이 책을 읽으며 진짜 세상을 찾아보자! 진실은 늘 저 바깥에 있다. 더 트루쓰 이즈 아웃 데얼! 박수진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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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첫 학기
이근미 지음|설지현, 설철국 그림|물망초|253쪽|2015.04.30|15,000원|중학생|소설
이 책은 분단, 이산가족, 북한의 인권 문제 등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북한에도 한창 꿈을 키워나가야 할, 우리가 보살펴야 할 어린 아이들이 있고 따뜻하고 밝은 미래를 꿈꾸는 가정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이야기는 탈북 소녀 ‘한송이’가 남한으로 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힘든 과정 끝에 남한에 오게 된 ‘송이’에게 더 말할 필요 없는 밝은 미래와 희망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마치 다른 세계에서 살다 온 이방인처럼 온통 적응해야 할 새로운 것들이 펼쳐져 있고, 무한한 경쟁 사회 속에 내던져질 뿐이다. ‘송이’가 맛있는 밥을 먹고 따뜻한 침대 위에서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떠올리고, 마음씨 착한 친구들과 사람들의 배려를 받으면서도 탈북 과정에서 놓쳐 버린 다른 친구들을 떠올릴 때 당신은 지금 주어진 삶에 충분히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 물어보는 듯하다. 이 책은 ‘당신이 통일을 위해 어떤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북쪽 저 너머에는 우리의 가족이 있고, 희망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박수진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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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의 썸 싱
전경남 지음|자음과모음 |240쪽|2015.03.31|12,000원|중·고등학생|소설
만약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하’는 중학교를 갓 졸업하고 예고에 입학한다. ‘하하’는 밴드 동아리에서 선배 여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여진은 여러 남자 친구를 동시에 사귄다. ‘하하’의 엄마는 비혼모(非婚母)다. 한 남자와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소멸되면 또 다른 사랑을 찾는다. 결혼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 주인공 ‘하하’의 주변 인물은 여러 사람을 사랑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인간은 사회화를 거친다. 사회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성으로 통제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내면에 감춰 둔 여러 색깔의 은밀한 사랑이 있다. 우리는 그 여러 사랑 중에 오로지 하나의 사랑만 겉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모두 알고 있으나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풀어내고 있다. ‘하하’와 엄마, ‘하하’와 여진의 대화를 통해 사랑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손에 넣으면 여러 사랑이 꿈틀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삶의 시각을 넓혀 주는 보약이다. 곧, 진지한 사랑의 탐색이 시작될 것이다. 배영태 용인 삼계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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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한스 라트 지음|박종대 옮김|열린책들|320쪽|2015.04.03|12,800원|중·고등학생|소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작가의 소설이지만 현실을 풍자하는 재치 있는 문장과 현실을 넘어서는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핵심에 다가서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겠는데, 그중 유력한 길은 인물의 성격을 오롯이 담아낸 이름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소설의 주인공 야콥과 아벨은 모두 기독교의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이름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야콥 야코비. 이 이름에서 우리는 아브라함의 손자이자 이삭의 아들인 야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창세기 32장에는 야곱이 신과 날이 새도록 씨름하는 사건을 겪은 이후 신으로부터 ‘이스라엘’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사연이 나온다. 지금의 나라 이름이기도 한 이스라엘은 ‘사람이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뜻이니 유대인이 야곱을 조상으로 섬기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다음은 아벨 바우만.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몸에서 최초로 태어난 형제 카인과 아벨을 떠올리게 된다. 아담과 이브의 맏아들인 카인은 농부요, 둘째 아들 아벨은 양치기였다. 카인과 아벨 모두 신께 제물을 바쳤으나 신은 아벨의 것만 받으셨다. 이에 분노한 카인은 아벨을 죽인다. 인류 최초로 벌어진 살인의 희생양 아벨이 바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제 소설을 보자. 야콥은 아내로부터 이혼당하고 경제적으로도 파산 직전에 이른 심리 치료사다. 전처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전처의 남편에게 일격을 당한 야콥은 병원 응급실에서 어릿광대 복장을 한 40대 후반의 남자를 만나는데 그가 바로 스스로 신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아벨이다. 작가는 야곱의 별칭이 ‘신과 씨름한다’는 뜻의 이스라엘임을 상기시키려는 듯, 이 소설은 야콥과 신이라고 자처하는 아벨이 기묘하게 엮이며 삶의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을 보여 준다. 거기에 우리의 현실적 욕망이 투영된 인물들을 여럿 배치해 우리가 지금 갈망하는 것들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일깨운다. 나누기는커녕 지금 가진 것에도 만족하지 못해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 욕심 부리는 인간의 욕망을 꼬집는 아벨의 가르침이 대표적이다.
작가는 “신이 없더라도 우리는 신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라는 볼테르의 말을 이 소설에 바치는 제사로 삼았다. 이 말은 신의 실재 여부가 본질적인 문제는 아님을 알려 준다. 신이란 영원히 미완으로 남을지도 모를 인간 삶의 보완재로 기능할 뿐, 삶을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은 결국 인간 자신이다. 야콥이 침몰하는 유람선에서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을 위해 목숨 걸고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드는 마지막 장면은 인간이 신에게 다가서는 방법이 무엇인지 오래도록 곱씹게 한다.
이세주 서울 광성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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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
김해원 지음|사계절출판사|203쪽|2015.04.30|10,000원|중·고등학생|소설
자신의 죽음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 있을까? 7개 단편 중 하나인 「최후 진술」의 서술자인 선혜는 굴지의 기업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을 얻었다. 산재 신청을 한 뒤 그녀가 맞닥뜨린 현실은 위로와 공감이 아니라 외면과 협박이었다. 이제 자신의 병이 회사에서 한 일과 관련 있다는 것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여러 의사들 앞에서 증명해야 한다. 무표정한 그들 앞에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최후 진술을 한다.

나는 더 읽어 내려가지 못했다. 울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었다. 의사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중략)
“저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당신들 앞에 죄인처럼 앉아 이따위의 최후 진술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56쪽)
 
흔들리는 손끝으로 마쳤을 최후 진술에 이어 동생이 서술을 이어간다. 동생은 상실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아픔을 절절하게 전한다. 선혜가 읽었을 최후 진술문을 읽으며 엄마와 아빠는 발악하며 오열한다. 그러나 남은 가족들에게 더 잔인하게 다가오는 것은 앞으로 살아내야 할 삶이다. 신문에 나온 소식을 들었다며 대기업을 어떻게 이기겠느냐는 편의점 사장의 가벼운 말에 편의점 알바인 동생은 대꾸 없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삼각김밥과 우유를 건네받는다. 이들의 절규와 울먹임은 선혜의 최후 진술처럼 많은 이들의 무표정함 앞에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어 버린다.
전작 『열일곱 살의 털』에 이어 7년 만에 내보인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우리 사회의 단절과 소외를 더 예리해진 시선으로 끄집어낸다. 글을 쓰는 것은 세상을 구경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작가는 어느 순간 자신이 구경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 발을 딛고 살지만 자신의 발아래만 보고 걷느라 주변을 바라보지 못한 사람이 자신이었다는 부끄러움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함께 실린 7개의 단편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세심한 관찰력과 묘사, 재치 있는 문체와 입담으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사건과 관련된 인물과 행동의 상징성 등 생각해 볼 여지를 남겨 놓기도 한다. 그리고 중간 중간 인물들의 직설적인 독백은 청소년과 어른들에게 우리 주변의 불평등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그 불평등 안에서 아파하는 사람을 공감하며 바라보게 한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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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Z
로버트 C. 오브라이언 지음|이진 옮김|비룡소|282쪽|2015.04.03|11,000원|중학생|소설
이 책은 핵전쟁 후에 세상과 격리된 외딴 골짜기 마을에서 혼자 살아남은 열여섯 살 앤 버든이 자급자족하며 생활하다 어느 날 찾아온 이상한 차림의 낯선 방문자를 맞닥뜨리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지만 상대방의 생명이 위독해지자 정성껏 간호한 덕분에 남자는 간신히 회복된다. 그럼에도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그와의 관계에서 알 수 없는 불안과 긴장이 흐르고 결국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을 탐구케 하는 믿기 힘든 파국으로 치닫는다.
표지 뒤에 쓰인 대로 SF 스릴러로 분류되는 장르일 수도 있지만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고, 한 소녀가 자립심을 지니고 살아가는 모습이 의연하고 실감나게 펼쳐진다. 물론 아무리 현실적으로 묘사해도 과장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주의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랄까, 뭔지 모를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면서부터 고조되는 긴장감이 이 책의 흥미를 최고로 높인다. 이 책은 날마다 기록한 일기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데 뉴베리상을 받은 전적이 있는 저자가 사후에 남긴 노트를 바탕으로 아내와 딸이 완성했다고 한다.
이 책 제목의 ‘Z’는 주인공을 가리킨다. 앤 버든은 어렸을 적에 『성경으로 배우는 알파벳』이라는 그림책으로 알파벳을 익혔다. 첫 쪽 A는 ‘아담의 A’고 B는 ‘벤자민의 B’라는 식인데 Z는 마지막에 나오기 때문에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달리 아마도 최후의 인간이 아닐까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 책은 원제를 그대로 딴 〈지 포 자카리아〉라는 이름의 영화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일한 생존자가 단 두 명인 설정과 달리 영화에선 한 명의 인물이 더 등장하는 모양이다. 또 하나, 이 책은 출판사 비룡소의 청소년문학선 중 하나인데, 출간일이 2015년인데도 시리즈 번호는 중간을 차지한다. 인터넷 모 서점에서는 아예 이 책에 대한 소개조차 나오지 않는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신간에 대한 정보가 좀체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 의아하다.
이찬미 인천 청천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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