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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학교도서관저널 , 2014년 12월호> 15-03-17 20:43
조회 : 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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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혼자라도 괜찮아 엘렌 고디 지음|에밀 아렐 그림|김주경 옮김|국민서관|96쪽|2014.09.25|9,000원|낮은학년|동화
지금은 복층 구조를 가진 건물에 가야 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옛날 한옥에는 큰 방 뒤쪽이나 부엌의 위에 ‘다락’이나 ‘벽장’이라는 공간이 있었다. 어린 시절 숨바꼭질이나 공상을 즐기는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장소였다. 주인공 아미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가족에 대한 반감으로 선택한 장소가 ‘골방’이다.
처음에 아미는 골방에서의 시간이 길어질 지 몰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무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자 골방에서 평생을 지내며 자신이 골방이 될 것을 결심한다. 갇혀 있는 것이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미는 골방에 보관된 식료품과 담요, 텐트 등을 이용해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놀이를 하고 자신만의 파티를 열면서 골방에서의 시간을만끽한다. 아미의 식구들 또한 아미를 억지로 끌어내지 않고 몰래 음식을 넣어 주고 음악을 들려주며 골방 생활을 지지해 준다. 아미는 골방에 있기 때문에 바깥을 볼 수 없는 대신 벽에 귀를 기울여 세상의 소리에 집중하고 가족들의 대화를 듣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미는 가족을 이해하고 마침내 자신이 진정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아미의 골방 생활은 아미가 방심한 틈을 타 문을 열고 들어온 언니 로자에 의해 끝이 난다. 하지만 골방은 이후에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으로 남는다. 다른 가족들에게도 골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골방’은 휴식의 공간이자 감춰진 상상력과 창의력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아미가 파란색 텐트로 만든 하늘에 빨간색 스파게티 소스와 초록색 가루 수프로 크리스마스트리를 그리는 장면은 감춰져 있던 아미의 상상력이 발현된 짜릿한 순간이다. 우리가 아는 창의력의 대가들은 자신을 의도적으로 골방에 가둔다고 한다. 잠시 휴식을 가지며 비워진 머릿속에 채워질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상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반드시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도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자신만의 골방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배수임 전 서울 중현초 사서

달동네 아름드리나무
루이사 마티아 지음|바르바라 나심베니 그림|이현경 옮김|라임|152쪽|2014.09.16|9,000원|가운데학년|동화
요즘 도시에서는 잘 볼 수 없지만 아직도 시골 마을에 가면 그 마을을 지켜 왔다는 큰나무를 간혹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아름드리나무도 달동네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이자 달동네를 지켜 주는 수호목이다. 게다가 아름드리나무는 소피아와 술래이만의 좋은 친구다. 하늘로 곧게 뻗은 아름드리나무의 나뭇가지를 보며 소피아는 하늘을 나는 꿈을 펼치고, 술래이만은 자신의 고향 아프리카를 생각하곤 한다. 달동네 사람들의 삶은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지만, 아름드리나무는 늘 항상 그 자리에서 묵묵히 시간의 흐름을 품고 있다.
그런 아름다운 마을 달동네와 아름드리나무에게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바로 달동네를 파라다이스 쇼핑센터로 만든다는 아름다운 도시 주식회사의 통보 때문이다. 만약 쇼핑센터가 들어선다면 아름드리나무가 있는 곳으로 도로가 들어서게 되고, 아름드리나무는 베이게 된다. 달동네 사람들은 쇼핑센터가 들어서는 걸 원치 않았고, 아름드리나무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돌아가며 아름드리나무 곁을 지킨다. 하지만 이런 방법도 역부족이어서 ‘말하는 나무’를 만들어 좀 더 고차원적인 방법을 계획한다. 하나의 무전기를 나무 몸통 구멍 안에 넣고, 또 다른 무전기를 조콘다의 집에 두고 조종한다. 사람들이 고민을 안고 아름드리나무를 찾아오면, 조콘다의 집에서 책을 찾아 무전기를 통해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름드리나무는 점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자작극이라는 것이 들통 나지만, 경찰과 검찰은 공사를 진행하려 했던 업체를 자세히 조사하게 된다. 결국 업체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고, 대표가 구속되면서 달동네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고향의 그리움을 알지 못하는 요즘 학생들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지켜져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박혜리 부천 원미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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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소년
임지형 지음|이영림 그림|아이앤북|200쪽|2014.09.20|9,500원|높은학년|동화
누군가의 삐뚤어진 신념 때문에,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무책임 때문에, 무관심 때문에, 지금도 지구촌 어딘가에서 생명존엄을 짓밟는 일들이 무감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그런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마루타’는 일본어로 통나무라는 뜻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세균전 부대 중 하나였던 만주 731부대에서 중국인, 한국인, 러시아인과 전쟁포로들을 상대로 했던 생체 실험 대상자를 칭하는 말이다. 731부는 1936년부터 1945년 여름까지 일본관동군 소속의 비밀 생물학전 연구기관으로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에 있던 부대다. 냉동실험 세균실험 독가스실험 폭파실험 중일전쟁을 거쳐 생물 화학 무기를 만들고 치명적인 생체실험을 행했다. 3천여 명이 마루타 실험에 희생되었다고 실험의 결과들로 세균전에서 페스트 등 전염병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의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기적이고 추악한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그들을 잊지 않게 해 준다.
일거리도 먹을 것도 없는 추운 이국의 땅, 가족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려고 나서야 했던 사람들, 그 틈을 비집고 마수를 뻗쳐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동족을 사지로 내모는 용배청년, 자기 아들의 간질발작 치료를 위해 사적인 임상실험을 하는 마루타기사 사토시, 힘겨운 병마와 외로움으로 한껏 위축되어 있는 그의 아들 테츠오, 돈 벌러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다 몸져누운 어머니와 굶주린 동생들을 위해 용기를 낸 12살 경복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처절한 상처투성이거나 삐뚤어진 군상들이다. 평화롭지 못한 시대상황이 만들어 낸 가해자와 피해자들이다. 사토시의 불순한 의도를 모른 채, 경복이는 같은 간질 발작 증세가 있는 테츠오를 수발한다. 그 과정에서 동갑내기 두 소년 사이에는 순수하고 따뜻한 우정이 싹튼다. 하지만 테츠오는 마루타들에게 먹이려고 만든 세균 만두를 잘못 먹고 목숨을 잃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테츠오는 친구 경복이를 살려 달라 간곡히 유언하고 사토시는 마루타 감옥에서 경복이를 탈출시킨다. 인간의 본성은 과연 선할까? 악할까?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손톱 공룡
배봉기 지음|민경숙 그림|바람의아이들|172쪽|2014.09.30|8,500원|가운데학년|동화
그렇게 손을 내밀던 그날의 엄마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참으려 했는데 눈물이 팍 터졌다. 푸른빛의 돌이 눈물에 적어 거뭇거뭇하게 변했다. (중략) 한참 그렇게 있으니까 가슴까지 따스한 느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동화는 아이들에게 이 세상이 살아 볼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갖게 하고, 세상의 두려움에 대해 기댈 언덕을 만들어 준다. 위의 글을 읽으면, 이 작가가 이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느낄 수 있다. 그들에게 따스한 느낌을 주고 싶었으리라.
주인공은 혼자다. 엄마는 돌아가셨고, 아빠는 도망 중이며, 할머니는 무섭고, 선생님은 바쁘고, 친구들은 주인공을 무시한다.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 주인공은 말을 잃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겠다.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는 공허한 느낌, ‘말을 잃었다’는 것은 말할 사람이 없는 현실의 다른 모습이다.
주인공의 옆에는 생전에 엄마가 우연히 주워 준 푸른빛의 돌 하나만이 남아 있다. 그런데 그 돌이 눈물에 젖어 ‘부화’가 된다. 돌이 깨지면서 아주 작은, 손톱만한 공룡이 나온다. 공룡의 주인공에 대한 신뢰는 무한하다. 싫어하는 바퀴벌레도 잡고, 괴롭히는 친구들도 혼내 준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은 점점 자신감뿐만 아니라 공룡과 말을 하면서 목소리도 되찾는다. 누군가 믿어 주는 한 사람만 있으면, 아이들은 당당할 수 있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한 사람이고 싶어 한다.
주인공에게 든든한 조력자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힘을 주는 캐릭터는 ‘학교에 간 사자’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의 ‘손톱 공룡’도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읽는 이에게 힘을 준다. 읽는 이에게 내게도 이런 공룡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게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공룡의 이름이 처음에는 ‘무지무지하게 단단하게 우뚝 솟은 뿔이 있는 머리’, ‘녀석’, ‘두두’ 등으로 불리다가, 제목이 ‘손톱 공룡’인 것은 느닷없다. 작은 공룡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섬세했더라면 더 좋았겠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위험한 잭과 콩나무
애덤 기드비츠 지음|서애경 옮김|아이세움|488쪽|2014.09.25|13,000원|높은학년|동화
아이들이 옛이야기에 이끌리는 것은 초자연적인 시공간과 환상적인 사건이 등장하는 이야기 속에서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옛이야기의 재미가 잘 살아 있다.
그림 형제 동화집의 새로운 버전인 『사라진 헨젤과 그레텔』의 애덤 기드비츠의 신작으로 「개구리 왕자」, 「잭과 콩나무」, 「벌거벗은 임금님」 등의 익숙한 옛이야기에 작가만의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탄생됐다. 왕자로 변하지 못한 말하는 개구리, 임금님 대신 벌거벗은 공주 질, 암소와 콩을 바꿔 아버지에게 쫓겨난 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본인들이 갖지 못한 용감함과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 마법의 거울을 찾으러 길을 떠난다. 하늘과 땅속을 넘나들며 거대한 통나무를 오르고, 살인 거인들을 만나고, 사악한 인어를 따돌리고, 고블린을 만나는 등 위험천만한 위기의 순간들을 맞이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은 이야기에 극적 긴장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끔찍하고 불쾌하고 두려운 고통과 고난을 경험한 뒤에 자신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숨겨 놓은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반전을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은 500쪽이나 되는 장편이지만 대화체 형식으로 이루어진데다 작가가 개입하여 각 이야기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힌트를 제시하고 약간 무서울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올 때에는 미리 언급해서 살짝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에 술술 읽힌다. 옛이야기를 뻔한 이야기로 여기는 아이들과 색다르고 무시무시한 책을 찾는 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면 좋겠다. 우리 학교 아이들의 경우 “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던「잭과 콩나무」가 원래 이런 이야기였다니 놀라웠고 조금 잔인한 이야기만 빼면 아주 재밌었다.”라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아이들이 잘 알려진 옛이야기들도 여러 가지의 판본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앞으로도 옛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찾아 읽을 수 있겠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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