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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학교도서관저널 , 2014년 11월호> 15-01-24 16:41
조회 : 7,151  



땅속나라 도둑 괴물
송언 지음|장선환 그림|비룡소|36쪽|2014.09.12|12,000원|낮은학년|탐색담
밤마다 잠자리에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모를 둔 어린이는 얼마나 행복할까? 한국어의 묘미를 잔뜩 살린 구수한 입말체로 옛이야기를 읽어 주다 보면 어른 또한 절로 흥이 난다. 『땅속나라 도둑괴물』은 지상도 아닌 땅속에서 괴물과 대적하는 젊은이와 공주의 이야기라서 어린이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을 것이다. 괴물을 무찌르고 공주를 되찾으려는 용감한 젊은이, 이 집념의 사나이를 돕는 호랑이 탄 산신령, 남의 공을 빼앗으려는 욕심 많고 비겁한 군사 셋, 지혜롭고 용감한 공주가 모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용기와 지혜, 정의로움은 항상 비겁함과 탐욕스러움을 이긴다.
옛이야기는 그래서 삶의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된다. 몸을 90°로 날려 괴물 머리통에 재를 뿌리는 공주 그림이 인상 깊다. 역동적으로 그려진 남자는 많이 봤어도 그런 공주를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마지막 화면도 참 좋다. 결말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그려낸 옛이야기 그림책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사서 행복의 구체적 형상을 확인하는 기쁨을 누려 보길 바란다.
박사문 대학강사
 
 
빈집
이상교 지음|한병호 그림|시공주니어|32쪽|2014.08.15|10,000원|낮은학년|자연
2007년에 출간되었던 책이 출판사를 바꿔 재출간되었다. 빈집을 중앙에 배치했던 예전 표지와 다르게 이번 표지에는 빈집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두었다. 빈집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에게 “이 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니?”라고 물으니 무서워서 들어가기 싫다고 고개를 젓는다. 시인의 시를 읽어 준 후, 다시 물으니 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단다. 그래, 함께 들어가 보자! 한때는 제일 좋은 우리 집이라고 자랑하던 사람들이 모두 이사 가고 빈집만 남았다. 여기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온다. 길고양이는 “우리 모두 함께 살러 가자”라며 친구들을 부른다. 동물 친구들이 찾아오고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온다. 그렇게 집이 살아난다. 시골길을 걷다 우연히 빈집에 들어가게 된 시인은 빈집이 아닌 자연으로 가득찬 집을 보며 시를 썼다. 시와 어울리는 서정적인 그림은 한병호 화가가 그렸다. 빈집이 자연으로 채워지듯, 우리들의 빈 마음을 채워 줄 무언가가 그리운 가을이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어쩌다 여왕님
다비드 칼리 지음|마르코 소마 그림|루시드 폴 옮김|책읽는곰|44쪽|2014.09.16|11,000원|가운데학년l 사회, 철학
개구리들이 각자 여유롭고 평화롭게 지내는 연못에 어느 날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어쩌다 연못에 빠진 왕관을 주은 개구리가 왕이 되면서 연못의 평화가 깨진 것이다. 이 책에는 ‘어쩌다 여왕님’이란 재치 있는 제목처럼 사회 풍자가 담겨 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읽어도 좋을 책이다. 권력에 대한 생각과 왕과 국민은 어떤 관계여야 하는지도 짚고 있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단정하다. 가만히 지켜보거나 조용한 장면에선 흑백으로, 움직임이 있거나 신 나는 장면에서는 색이 들어가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 속에 어쩌다 여왕님이 된 여왕님에게 권력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일침도 가하고 있다. 더구나 이 해프닝은 실상 연못 밖에서 일어난 아주 사소한 사건이 원인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어쩌다 선생님, 어쩌다 사장님, 어쩌다 부모님, 어쩌다 대통령 등을 되짚어 보게 한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작은 파도
이자벨 미노스 마르틴스 지음|야라 코누 그림|최혜기 옮김|산하|36쪽|2014.08.13|11,000원|모든학년ㅣ극복, 소통
‘책의 바다’에 빠져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수영하는 한 소년은 깊은 바다에 두려움을 느껴 ‘책의 바다’에서 나온다. 홀로 있는 소년에게 독자가 나타나고 더 이상 혼자가 아닌 소년은 독자와 함께 용기를 내어 다시 ‘책의 바다’로 들어간다. 이제 깊은 바다도 이야기의 끝도 두렵지 않은 소년은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책장을 넘기는 소년의 작은 손과 끝이라는 글자를 만들며 유유히 수영하는 소년의 모습은 책을 다 읽었음을 알려 준다. 소년과 독자가 책의 바다에서 서로를 인식하는 구성이 독특하다. 우리는 책 속에서 무언가를 찾기도 하고, 위로를 바라기도 하고, 고난을 극복할 힘을 얻고자 하기도 한다. 책의 바다에서 소년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원하는 그 무엇을 찾았다. 소년은 이제 작은 파도를 이겨 냈으니 큰 파도도 당당히 이겨 낼 것이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책 속엔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고 우리는 거기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것이다. 여러분도 용기 내어 책 속의 바다로 함께 빠져보는 건 어떨까?
전혜진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진짜 코 파는 이야기
이갑규 지음|책읽는곰|40쪽|2014.08.10|11,000원|낮은학년|생활지도
코 파는 사자가 외국 영화사의 로고를 본떠 그려져 있는 겉표지부터 웃음이 나온다. 속표지에는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 배우들의 오디션 장면이 그려져 있다. 누구에게나 경험이 있는 코 파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각자의 사연에 따라 심심해서, 뭔가가 들어가서, 가끔 또는 자주 코를 판다. 그래서 중간중간 더 웃음이 나오고 공감이 간다. 오랫동안 어린이 책의 그림을 그렸던 저자가 처음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이다. 영화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이 독창적이고 재미있다. 똥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처럼 코 파는 이야기에도 열광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그런 친구들에게 코를 파지 말라는 잔소리보다 이 책을 권하는 것이 어떨까? 자연스럽게 코 파는 습관을 고치기에 이만큼 효과적인 책도 없을 듯싶다. 영화에서 흔히 ‘엔딩 크레디트’라고 불리는 마지막 자막이 올라가는 장면까지 뒤표지에 그려져 진짜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롭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큰집 작은집
우에노 요시 지음|후지시마 에미코 그림|김영주 옮김|꿈터|44쪽|2014.09.15|12,000원|낮은학년|우정
큰집에 사는 곰과 작은집에 사는 쥐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이다.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일을 하며, 각자의 삶을 살던 이 둘이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 둘을 만나게 해 준 것은 바로 외로움이다. ‘나만 외톨이야’하며 늘 외로워하지만 정작 길에서 누군가를 마주쳐도 너무 바쁘게 걸어가는 바람에 아무도 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곰과 쥐는 만나게 된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폭퐁우가 치던 날, 쥐가 물에 떠내려 갈까봐 걱정이 된 곰은 쥐를 찾아가서 작은집을 번쩍 들어 큰집 옆 안전한 곳에 내려놓는다. 이렇게 둘은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된다. 비가 그치고 평범한 일상은 계속 되지만 그들의 삶은 참 많이 달라졌다. 저녁이 되면, 만나서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친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진정한 만남의 의미를 일깨워 주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표지의 큰곰이 아직도 외로워 보인다면 책을 활짝
펼쳐 보자. 친구가 되어 주는 누군가를 보게 될 것이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10
마리옹 바타유 지음|보림|20쪽|2014.08.25|19,000원|모든학년|팝업
ABC3D
마리옹 바타유 지음|보림|36쪽|2014.08.25|21,000원|모든학년|팝업
전자시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시계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시계에 귀를 대보곤 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숫자는 바뀌어 제 시각을 알려 주었고, 디지털시계는 아날로그시계의 자리를 서서히 잠식했다. 사실 그때만 해도 디지털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가질지 예상할 수 없었다.
아날로그는 연속적이며 물질의 물성이 살아 있지만 디지털은 단지 0과 1이 불연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신호체계일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온 지구가 꺼졌다가(0) 켜지는(1) 단순하고 불연속적이며 무게도 색깔도 없는 디지털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수 없게 되었다. 디지털의 등장 이후 아날로그의 가치가 완전히 곤두박질친 때가 있었다. 책도 마찬가지다. e–book이 나타나 상용화되기까지 종이책의 운명을 놓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어떤 적절한 평가도 아직은 섣부르다.
사람들은 다시 아날로그시계를 찾고 있고, 손바느질을 하며, 자전거로 출근하기도 한다. 종이책도 아직 건재하다. 이런 의미에서 프랑스 아트디렉터 마리옹 바타유가 만든 팝업북 『10』은 주목할 만하다. 1과 0으로 시작해 독자의 시각과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책은 평면적(2D)이라는 생각을 뒤집어 놓는다. 책장을 넘기는 방식에 따라 1은 10이 되고, 2는 9가 되는 형태적인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공감각적으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종이로 자르기, 붙이기, 접기, 펴기 등 네 가지 제작 방식과 작가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완전히 창의적인 작업 방식은 모든 연령의 독자를 즐겁게 할 것이다. 다른 책 『ABC3D』는 본격적으로 입체적(3D)인 책이다. 한 장씩 펼치면 알파벳이 살아 움직이듯 등장한다. 글자마다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책은 마치 극장과 같다. 디지털은 보여 줄 수 없는 새로운 물질의 세계다. 책으로 할 수 있는 많은 실험 끝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책이 탄생한 것이다. 어떤 디지털 기기보다도 감각적으로 눈길을 끈다. 학교도서관에서 이 책들을 수서하기란 골치 아픈 일일 것이다. 도서관을 자주 찾는 아이들 몇몇과 함께 깜짝 선물처럼 펼쳐 보여주어도 좋겠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안개 속의 고슴도치
세르게이 코즐로프, 유리 노르슈테인 지음|프란체스카 야르부소바 그림|강량원 옮김|고래가숨쉬는도서관|56쪽
2014.09.15|13,000원|모든학년|친구
고슴도치는 저녁마다 곰의 집을 찾아가 나란히 앉아 따뜻한 차를 홀짝이며 별을 본다. 둘의 집은 꽤 떨어져 있었나 보다. 그날도 고슴도치는 친구에게 가고 있었다. 들판을 건너고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웅덩이에 뜬 별도 보고 오래된 우물도 들여다본다. 오직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고슴도치는 커다란 부엉이가 자기를 따라 흉내 내가며 뒤를 쫓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안개 속으로 들어간 고슴도치는 꿈처럼 모습을 드러낸 하얀 말도 만난다. 점점 더 짙어지는 안개 속에서 알 수 없는 기운에 휩싸인 고슴도치는 갑자기 두려워진다. 발을 헛디뎌 시냇물에 빠졌지만 고마운 친구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빠져나온다. 마침내 마중 나온 곰과 만나 집으로 간다. 친구와 함께하는 그 평온한 시간은 더 소중해졌다.
러시아 문학의 힘은 아동문학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 책은 외부와 단절된 세계 속에 홀로 남겨진 존재, 평온한 일상을 침범해 오는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외부의 힘,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들을 성찰하게 한다. 서정적이면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밤풍경과 매혹적인 안개가 고슴도치의 감성에 깊이를 더했다. 영미, 유럽, 일본 그림책의 번역물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러시아 거장들이 참여한 이 그림책은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유리 노르슈테인은 러시아 영화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기법을 자신의 애니메이션에 적용해 아름답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 작가다. 내면의 감성을 성찰하고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 그림과 음악을 조화롭게 영상화한 그의 작업은 독보적이다. 동화 작가이며 동요 작사가이고 어린이를 위한 시나리오 작업도 하는 세르게이 코즐로프와 함께 이 이야기를 완성했다. 노르슈테인의 영화에서 미술감독을 맡았던 프란체스카 야르부소바의 그림도 큰 몫을 했다. 이 책은 2000년 히로코 코지마가 일어로 출간한 글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해 2002년 『안개 속에서 만난 친구』로 출간된 적이 있다. 올해 출간된 『안개 속의 고슴도치』는 러시아 쉬킨 연극대학을 졸업한 연극연출가 강량원이 번역했다. 두 책의 번역은 비슷한 듯 달라서 비교하며 읽어도 좋겠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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