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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깊게 읽기 - 사람이 자연을, 생명을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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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1:43 조회 8,94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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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연일 뉴스엔 멧돼지 출현이 잦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멧돼지가 도심에 내려온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여 실탄을 쏘아 잡았다는 뉴스,멧돼지가 민가에 내려와 주민을 물어뜯어 상처를 냈다는 뉴스, 멧돼지가 수확 시기를 앞둔 농작물을 파헤쳐 농민의 시름이 깊어졌다는 뉴스,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는 멧돼지, 멧돼지와 열차가 충돌하여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뉴스, 바다에 떠다니는 멧돼지를 해경이 구출했다는 뉴스까지….

멧돼지는 무엇때문에 자신이 사는 곳에서 나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오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멧돼지 개체 수가 급증함에 따라 먹이가 부족해서 먹이를 찾으러 내려오는 것이라고 하고 또 어떤 전문가는 멧돼지들이 살던 곳이 밭으로 변하고, 과수원으로 변하고, 골프장으로 변하면서 살 땅을 잃게 되어 민가 혹은 과수원으로 변한 땅을 찾아오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야 어찌 되었든 멧돼지는 멧돼지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피해를 보고 있다.

생태계는 먹이사슬의 어느 한 종의 개체 수가 많아지거나 포식자가 없어지게 되면 결국엔 모두 살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무지개똥을 찾아서』는 어려운 먹이사슬에 관한 이야기를 쇠똥구리의 생활에 빗대어 들려줘 초등학교 저학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동화이다. 방송 PD로 일하고 있는 작가는 기승전결이 돋보이는 글로 읽는 사람이 더욱 몰입하여 책을 볼 수 있게 했다. 따뜻한 삽화는 책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엄마 아빠 쇠똥구리는 너른 벌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먹이를 먹던 소들이 쇠똥을 누자 먹이 냄새를 맡고 쇠똥으로 날아간다. 맛있는 쇠똥을 굴려 하나는 먹이로 하나는 알을 낳기 위해 집으로 굴려 간다. 쇠똥구슬에 알을 낳고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면서부터 쇠똥을 먹을 수 있게 쇠똥구슬이 말라서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쇠똥구리의 번식 과정을 알려준다. 아기 쇠똥구리가 나와서 쇠똥구슬을 만드는 모습을 이야기하며 쇠똥구리가 발로 쇠똥을 뭉치고 나르는 모습을 보여줘 쇠똥구리가 어떻게 동그란 쇠똥구슬을 만드는지 알려준다.

똥똥이는 쇠똥을 굴려 언덕을 올라가다가 무지개똥을 굴리는 큰똥 할아버지와 부딪히게 되는데, 큰똥 할아버지가 어린 쇠똥구리의 똥을 빼앗아간다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무서워하게 된다. 그러다 트랙터에 깔릴 뻔한 자신을 구해준 큰똥 할아버지에게 감사의 뜻으로 똥구슬을 가져가게 되고, 큰똥 할아버지는 똥똥이가 가려워하는 것을 보고 무지개똥을 몸에 발라준다. 그 뒤 똥똥이의 가려움증은 싹 낫고, 몸엔 무지개빛이 흐르게 된다. 똥똥이의 몸이 가려웠던 이유는 들판에 트랙터가 들어오면서부터였다. 너른 들판이 밭으로 바뀌고, 한가롭게 풀을 뜯던 소들은 축사에서 사료를 먹고 자라며, 그런 소들이 눈 똥을 먹은 쇠똥구리들은 온몸이 가렵다가 심하면 죽기까지 한다. 먹이가 없어 굶고 있는 쇠똥구리들의 모습을 본 큰똥 할아버지는 쇠똥구리들에게 먹이를 나눠주고, 할아버지가 나눠준 먹이를 먹은 쇠똥구리들은 다시 힘을 차리게 된다.

“창고에서 봤던 거예요, 할아버지.”
“사람들이 쇠똥 대신에 뿌리는 거란다.”
“소들은 이제 풀밭에서 똥을 싸지 않는 건가요?”
“예전에 살던 곳에서도 사람들은 소들을 축사에 가두고 밭을 넓혔어.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비료를 땅에 뿌렸지. 그러자 죽음의 땅이 돼 버렸어. 그래, 트랙터가 들어오면서부터였어.”

사람들이 더 많은 농작물과 고기를 얻기 위해 땅을 일구고, 비료를 뿌리며, 농장을 없애고 축사를 만들면서부터 쇠똥구리는 삶을 위협받게 된다. 쇠똥구리만이 아니라 축사에 갇혀 키워지는 소들도 너른 풀밭을 그리워하며 슬픈 눈으로 삶을 보내는 것이다. 그 소들이 눈 똥을 먹은 쇠똥구리들은 죽게 되었고, 쇠똥구리들이 죽으니 굴속에 같이 살던 미생물도, 지렁이도, 풍뎅이도 죽고 여름밤의 풀벌레 소리조차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쇠똥구리들은 풀을 뜯으며 사는 소들이 있는 남쪽나라로 떠났지만 똥똥이와 큰똥 할아버지와 남은 쇠똥구리들은 소들이 먹고 건강한 똥을 눌 수 있도록 힘을 모아 풀씨를 심는다. 하지만 풀이 자라 먹기도 전에 소들은 허연 침을 흘리며 쓰러지고 사람들은 그런 소들에게 주사를 놓고 구덩이에 묻는다. 트랙터가 들판을 갈아엎어 밭을 만들고, 쇠똥구리들이 죽기 시작하면서 소들까지 죽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구제역으로 한동안 전국이 떠들썩했던 그 모습을 담고 있다. 쇠똥구리는 물론 소까지 죽어가는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을 훼손하고 아주 작은 쇠똥구리부터 덩치가 큰 소까지 죽어가는 모습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다 읽고서 동식물과 사람이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고,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은 『신통방통 에너지를 찾아 떠난 이상한 나라의 까만 망토』(박경화, 초록개구리, 2011)를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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