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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6-04 20:40 조회 5,83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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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속삭여 봐
강숙인 지음|푸른책들|264쪽|2014.01.10|12,500원|한국|중학생|소설
새벽 1시 33분, 주문을 왼 후 눈을 뜨니 잘생긴 소년이, 아니 꽃귀신이 눈앞에 앉아 있 다. 이게 웬일인가, ‘조각 같은 얼굴에 우수가 깃든 서늘한 눈매의 소년’이라니…. 귀 신에 대한 공포는 잠시, 열일곱 아리는 귀신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에게 호감을 느낀 다. 어떤 사연으로 이승을 떠도는 귀신이 됐는지 아리의 마음은 저절로 귀신에게 쏠 린다. 소설의 제목인 ‘나에게 속삭여 봐’는 꽃귀신을 처음 본 후 주인공 아리가 느낀 속마음이다. 이렇듯 둘의 핑크빛 분위기는 작품 전반을 흐르며 무거운 소재를 가볍고 재밌게 만든다.
꽃귀신 서준은 어느 날 갑자기 트럭에 치여 죽게 되었는데, 혼이 무거워 저승으로 가는 ‘빛의 길’에 오르지 못했다. 49일 후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하면 영원히 이승을 떠도는 원귀가 되니 절박한 심정이다. 그러니 치귀지사(귀신을 다스리는 선비)의 사주 를 타고난 아리를 찾아낸 건 행운이다. 불교용어인 사십구재(四十九齋, 사람이 죽은 지 49일 되는 날에 지내는 재)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현대적으로 각색한 점이 신선 하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유주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부모의 반대로 갈등을 겪 는다. 오빠인 서준을 더 위하는 엄마의 태도에 상처도 입었다. 이란성 쌍둥이를 대하 는 부모의 태도 또한 눈여겨볼 거리이다. 완전히 없애지 못한 우리 사회의 낡은 관습 인 남존여비 사상이 가족 간의 관계를 어떻게 해치는지 아픈 곳을 들춘다.
무거운 마음으로는 죽어도 저승에 가지 못한다는 전제로 출발한 소설은 아리, 서 준, 유주 세 청소년의 꿈과 좌절의 성장통을 전통 민간 신앙을 소재로 흥미롭게 풀어 놓았다. 쉽게 풀리지 않는 마음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볼수록 ‘지금 이 순간’, 현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 준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아파하는 가족들이 오 해와 상처를 보듬고 아픔을 이겨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도 의미 있다. 귀 신 이야기와 잘생긴 외모의 이성과의 사랑을 흥미롭게 그린 청소년 판타지 소설의 주 문에 빠져보자. 카르페 디엠!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나의 유서 맨발의 겐
나카자와 케이지 지음|김송이 옮김|아름드리미디어|232쪽|2014.01.06|12,000원|중학생|일본|에세이
그날……. 지은이에게 그날은 운명이고 책임이고 삶의 이유였다. 1945년 8월 6일 월요일 오전 8시 15분! 지구에 처음으로 핵폭탄이 떨어진 날이다. ‘리틀 보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핵폭탄은 히로시마시 중심부에 떨어져 10만에서 20만에 이르는 사람들을 희생시켰다. 그는 아버지와 누나, 남동생을 잃고 엄마와 큰형, 작은형과 함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날, 엄마는 여동생을 낳았지만 아기는 몇 달 후에 죽고 만다. 만화 『맨발의 겐』은 ‘그날과 이후’의 기록이다. 주인공 겐은 바로 지은이 자신으로, 여섯 살 때인 초등학교 1학년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들어있는 장면들을 끄집어낸다.
『맨발의 겐』은 1973년 잡지에 연재되기 시작해 12년 후 10권의 단행본으로 완성됐다. 처음의 우려와 달리 작품의 큰 성공을 거뒀다. 지은이의 목적은 오직 하나로 “피폭을 당하면 사람은 어떤 모습이 되는지, 일상생활은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알려야겠다.”(203쪽)라는 것뿐이다. 가끔 거칠고 잔혹한 장면의 그림으로 비난도 받지만, 그는 오히려 “이런 빈약한 표현으로 진상을 드러낼 수 있을까? 실제로는 훨씬 더 심한데.”(179쪽)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는 “핵폭탄을 맞으면 이런 처지가 된다.”라는 전달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182쪽)라는 결심과 실천을 바란다.
이 책은 그의 나이 일흔이 넘어 쓴 에세이다. ‘그날’부터 시작해서 만화가가 된 과정과 『맨발의 겐』에 얽힌 이야기 등이 시간 순서대로 입말로 잔잔하게 이어진다. 군데군데 배치된 만화와 사진도 이해를 돕는다. 프랑스 앙굴렘 만화축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획전 ‘지지 않는 꽃’이 성황리에 끝났다는 기사를(2014.02.04. 조선일보) 보자, 제목 ‘나의 유서’가 더욱 비장하고 뜻 깊게 다가온다. ‘지지 않는 꽃’을 본 사람 중에도, '겐’의 이야기를 본 사람 중에도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난 줄 몰랐어요.”라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핵의 진실, 평화의 소중함 그리고 우리가 미처 모르는 평화를 방해하는 무엇에까지 생각을 이끌게 한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보트 위의 파수꾼
세라 콜린스 호넨버거 지음|이은선 옮김|창비|403쪽|2013.12.13|12,000원|고등학생|미국|소설
미국 현대 고전이자 필독 도서인 『호밀밭의 파수꾼』. 자율독서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필독 도서라면 대부분 난색을 표하기 십상인데 이 책의 주인공 대니얼 은 그렇지 않다. 위선과 허영, 기만으로 가득한 어른의 세계를 자신만의 잣대로 들여 다보는 홀든은 대니얼의 인생 선배이자 멘토다. 특히 대니얼은 백혈병에 걸린 상태에 서 이럴 때 홀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매사 질문을 던진다.
사실 대니얼의 처지는 암울할 정도로 난국이다. 히피족 출신인 부모는 현대의학을 불신하고 대체요법을 고집한다. 등교 거부, 아동방임 등으로 고소당한 가족은 혼란 일색이다.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는 처사는 불만스럽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나쁜 사 람도 아닐 뿐더러 부모의 심정도 백분 이해한다. 대니얼은 묵묵히 남은 삶을 정리하며 자신을 둘러싼 어른들이 보여주는 행태를 면밀히 관찰한다. 그런 중에 평범한 또래처 럼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사랑에 빠지며 황홀한 추억도 만든다.
고민 많은 청소년에게 믿고 기댈 만한 정전(正典)이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학과 현실의 차이를 몸소 체험하고 비교하며 깨달음을 찾는 방법이야말로 청소년 에게 보여 주고 싶은 길이다. 이 책은 한 평범한 소년이 특수한 상황과 남다른 부모 밑 에서 자신만의 생각과 결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또한 이성 친구에 대 한 자연스러운 호감과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책 속 장 면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진다.
종반부에 이르러 대니얼은 유서까지 쓰고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뉴욕으로 도망친 다. 뭔가 중요한 대단원이 일어날 것 같은 기미와 달리 싱거운 해프닝에 그쳐 아쉬운 면도 있다. 그럼에도 제 딴에는 심각하고 미숙한 만용과 객기가 있어 한낱 일탈마저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게 아닐까.
이찬미 인천 부개어린이도서관 사서
 
화이트 타임
마고 래너건 지음|햇살과나무꾼 옮김|사계절출판사|358쪽|2013.11.29|10,800원|중학생|호주|소설
총 10편의 단편 모음집인 이 책은 아이들의 이야기처럼 앞뒤 설명 없이 바로 황당한 세계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말하고 키스하라」는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쌓아 두면 살이 찌는 세계의 이야기이다. 소꿉친구인 앤트워넷을 이성으로 보게 되는 사춘기 소년인 에번의 마음 졸임과 고백이 비만과 겹쳐져 우스꽝스럽지만 짜릿하게 진행된다. 「여왕의 관심」은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이야기이다. 위대한 전사인 디볼은 그 용맹함으로 여왕의 눈에 들어 번식 담당이 된다. 그들의 왕국에서는 더없는 영광이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긍지였던 전사로서의 삶을 살 수 없게 되는 고뇌를 다룬다. 「소원이 없는 소년」은 다른 사람의 소망을 읽을 수 있는 테스의 앞에 그 어떤 소망과 고뇌 없는 소년 키노이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최초의 소년을 바라보며 두근거리는 테스의 모습을 따라가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총 10편의 단편은 공통적으로 공상뿐 아니라,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속에 개인의 성장, 변화 등의 내적 요소를 담고 있다. 이 부분에서 이 책과 아이들의 중요한 접점이 생긴다. 교실 속 아이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 보면 허무맹랑한 상상 속에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음을 곧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상이야말로 아이들의 힘과 가능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이야기들을 활용하여 자유로운 상상력 속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는 글쓰기를 하거나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자아성찰적인 면을 찾고 인물의 갈등에 감정을 이입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활동을 한다면 상상력과 자신에 대한 관찰력을 기르는 예리한 도구가 될 것이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Hi, 미스터 갓
핀 지음|파파스 그림|차동엽 옮김|위즈앤비즈|248쪽|2013.11.05|12,000원|고등학생|영국|소설
제목에서 갓은 ‘GOD’으로 신을 뜻한다. 주인공 안나가 기도할 때 외치는 경쾌한 이 말은 그녀에게 신은 경외의 대상이나 의지의 존재가 아닌 친구임을 느끼게 해 준다. 이 글 속에서 말하는 이, 핀은 통통 튀는 안나의 언어로 안나 마음 속의 천사를 표현한 다. 여섯 살 안나를 길거리에서 우연하게 만나 안나가 사고로 죽기까지 3년 반을 함께 보내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겪는 갈등과 이야기는 모두 생략하고 안나의 말과 행동에 집중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약간은 어리둥절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나열한 것 같다.
글을 쓴 작가는 마음속에 천사를 간직하고 있는 안나 같은 사람과 그 천사를 알아 볼 수 있는 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 아해 주면 그 마음속에 있는 천사들이 살아나고, 계속해서 그 사람 그대로를 인정해 주면 그 사람 마음 속 천사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걸까? 말하는 이, 핀이나 주인공 안나 모두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안나도 핀도 강하 게 끌린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모순된 규정과 상식을 가지고 사람들을 재단하고 평 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이 이미 답을 정해 놓고 말하고 질문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내 려놓지 못하리라. 안나의 시선과 행동이 낯설지만은 않은 것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서 잠자고 있는 의문들을 안나가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럴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들이 얼마나 어긋날 수 있고, 보편적이라 생각하는 상식들이 도리어 우리를 모순에 빠지도록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안나의 신선함에 매혹될 것이다. 구체적인 것들은 이 책을 읽어 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지면에 그런 예들로 가 득 찬 책의 내용을 모두 나열해야 하니까.
보석 같은 책을 만난 두근거림에 가슴이 벅찼다. 책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작은 입으로 쫑알댈 것 같은 안나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신 속에 있는 작은 천사들 을 만나보길 바란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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