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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삶 그리고 치유로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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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3-19 15:14 조회 4,97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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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희 자유기고가
 
Untitled-2.jpg예술, 참 멀고도 어려운 두 글자다. 하지만 힘들고 고단할 때, 혹은 사랑에 빠져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일 때, 그 언제든 예술은 우리를 위로해 주고 또 함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준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이 녹아 만들어지는 것이 예술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예술이 실생활과 동떨어진, 그래서 너무도 멀고 고상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어떤 작품 앞에서는 마음이 요동치지만, 또 다른 작품 앞에서는 도무지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다. 누군가 무엇을 느꼈느냐고 물어보면 좋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는 자신의 무지를 자책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는 예술을 감상함에 있어 접근방법이 따로 있을 것 같고, 뭔가 어려운 설명이라도 잔뜩 갖다 붙여야 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예술과의 만남은 항상 기대한 바대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명성이 자자한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찾아갔을 때 우리는 왜 예상했던 변화의 경험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의아해하면서 실망하고, 더 나아가 어리둥절함과 무능하다는 느낌을 품은 채 문을 나서기도 한다. 그럴 땐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탓하고, 문제의 뿌리는 분명 이해 부족이나 감성적 수용 능력의 부족에 있다고 자책하게 된다.”(4쪽)

예술은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따라서 모두가 소비할 수 있는 대상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감상법은 격이 낮은 것으로 치부되고, 예술계에 의한 전문적인 감상법만이 예술을 향유하는 올바른 방법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반 대중들은 그 자신의 무지를 탓해왔고 그게 당연시되어 왔다. 하지만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영혼의 미술관』을 통해 그에 대한 질문을 던져 온다.
『영혼의 미술관』은 알랭 드 보통이 철학자이자 미술사가인 존 암스트롱과 함께 예술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집필한 책으로, 그가 직접 엄선한 140여 점의 예술작품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미 전작들에서 사랑을 비롯한 여러 추상적 개념을 풀어냈던 알랭 드 보통이 그 특유의 섬세하고 철학적인 문체로 이번에는 예술의 존재 이유와 감상, 그리고 치유 기능에 대해 말을 건네 온다. 저자는 예술계가 말하는 어렵고 고상한 감상법을 이야기 하지 않는 대신 일반 대중들이 예술 앞에서 느끼는 감정, 요컨대 기억, 희망, 슬픔, 균형 회복, 자기이해, 성장, 감상으로 예술의 치유 능력을 요약한다. 예술은 때때로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을 다시금 되살려내 주고, 삶이 고달플 때 조용히 함께 슬픔을 나누는 친구가 되어주며, 혹은 한 줄기 희망을 내려주기도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예술이 채워줌으로써 우리는 균형을 회복할 수 있고, 동시에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깨달음을 통해 한 걸음 더 성장으로 나아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저마다 살아온 경험과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예술적 취향도 모두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예술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예술을 치유로 보는 시각을 받아들일 때 생겨나는 결과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예술과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예술이 우리를 도와 더 나은 삶, 더 나은 자아로 이끌어준다는 확신이다. 만약 예술에 그런 힘이 있다면 이는 예술이 심리적 취약점을 폭넓게 보완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64쪽)

사람은 누구나 뜨거운 사랑과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예술은 그러한 삶의 순간순간마다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준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예술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의 지향 목표는 예술작품이 덜 필요해지는 세계로 나아가는 데 있다고 말한다. 예술이 그리는 것은 언제나 이상에 가깝고, 그런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면 그만큼 예술이 덜 필요해지는 것이기에.

“예술에 대한 진정한 열망은 그 필요성을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예술이 다루는 가치, 즉 아름다움, 의미의 깊이, 좋은 관계, 자연의 감상, 덧없는 인생에 대한 인식, 공감, 자비 등에 냉담해져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는 예술이 나타내는 이상들을 흡수한 뒤, 아무리 우아하고 의도적이어도 단지 상징적으로밖에 드러내지 못하는 가치들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궁극적 목표는 예술작품이 조금 덜 필요해지는 세계를 건설하는 것이어야 한다.”(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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