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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3-19 14:44 조회 5,4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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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가을이 지나가버렸다. 곧 눈도 쏟아질 기세다. 입시다 뭐다 일 많고 복잡한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벌써 12월호라니! 한 해를 자연스레 마무리하는 기분이다.
이달에는 기존의 생각들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들이 꽤 있었다. 『거꾸로 읽는 개미와 베짱이』는 우리들이 익히 알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그림자를 통찰한 작가의 혜안에 놀라게 되는 책이다. 오랜만에 산뜻한 책을 들고 나온 안은영의 작품도 반갑다. 종이를 잘라 붙여 촬영하는 기법이 좀 더 안정된 스타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동시에 나온 두 권의 책 중 『노래하는 병』을 소개한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뒤집어 생각하자고 제안하는 브라질 작가의 책 『뒤집어 봐, 생각을!』은 이야기를 관통하는 시각 효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중국 작가의 『보이지 않는다면』은 책 한권으로 시각 장애를 체험하게 해준다. 같은 중국 작가 천창훙의 『한간의 요술 말』은 당나라 때 이야기를 원형으로 그림 속 말을 되살려내는 판타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아이들 세계는 물론 어른들 세계에는 당연히 작동하는 힘의 관계를 익살스러운 이미지에 담아냈다. 반려견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두 권, 『호두야!』와 『우리 누나, 우리 구름이』와 더불어 읽을 책들도 함께 소개한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거꾸로 읽는 개미와 베짱이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JB 드루오 그림|이정주 옮김|국민서관|40쪽|2013.09.30|9,500원|모든학년
프랑스|우화, 패러디
라퐁텐의 우화 ‘개미와 베짱이’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개미는 이솝우화에 등장한 이후 부지런함의 대명사로 오랜 세월 ‘선’과 ‘우월함’의 자리를 차지해 왔다. 우리 옛이야기에서도 ‘새끼 서 발로 장가 든 게으름뱅이 총각’과 같은 빛나는 예외적 인물이 있긴 하지만 대개 복을 받는 이들은 가난하지만 부지런하고 착한 이들이다. 근대 이후 현대인이 갖추어야 될 최고의 덕목도 근면・성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책은 이러한 해묵은 가치체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일하는 베짱이는 음악을 즐기며 행복한 생활을 영위한다. 반면 성실한 노동의 결과 집 밖까지 넘치도록 먹을거리를 축적한 개미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이제 개미에게 주어진 일은 잉여의 물건을 싸게 파는 일밖에 없다. 밤낮으로 일하고, 넘치도록 축적하고, 남는 건 헐값에 팔고, 그래도 남는 건 쓰레기로 버리는 삶은 자본주의 사회의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 책과 함께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시공주니어)을 함께 읽고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박사문 대학강사. 국문학
 

노래하는 병
안은영 지음|사계절출판사|24쪽|2013.09.30|10,000원|낮은학년|한국|자아성찰
작은 병은 무엇이 담기기를, 될 수 있으면 좋은 것이 담기기를 원한다. 주스 병이었던 작은 병은 꼬마의 오줌통부터 시작해서 무당벌레의 집이 되었다가 간신히 물병이 된다. 옆에 꽃이 있어도 꽃을 꽂아 주는 이 없어 시들어 가는 꽃을 보며 꽃병이 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무엇이 들어 있어야 내 이름이 생기고 쓸모가 분명해진다고 생각하는 작은 병. 원하는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나니 예쁜 소리를 내는 실로폰 병이 되었다. 단순하게 오려진 종이는 장면을 만든 후 촬영해 입체적 형태감을 살렸고, 모양과 크기가 같은 병의 모습을 이야기에 따라 다르게 배치해 쓸모만 달라지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가끔은 원하지 않는 일이 생기고 어느 땐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는 작은 병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내가 원하는 모습은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 참고 기다리는 힘이 내게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본다. 전혜진 학교도서관문화살림
 
 
뒤집어 봐, 생각을!
일란 브렌만 지음|레나토 모리코니 그림|이민정 옮김|현북스|36쪽|2013.10.07|12,000원|가운데학년
브라질|이야기
동그라미 속에 작은 동그라미! 윌리엄 텔의 화살처럼 그 끝은 작은 동그라미로 표현된 사과를 뚫고 날아간다. 표지의 큰 동그라미 속에 작게 뚫린 구멍은 다양한 그림들과 어우러져서 끝나는 장까지 책 본문 전체를 관통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상대방에게 어떤 주제를 전달할 때 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했던 작가처럼 이 책은 이야기로 모두를 감동시키고 격려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진정한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알려준다. 화살이 과녁에 명중하려면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과녁을 맞히는 것, 다른 하나는 화살을 쏜 후 그에 맞춰 과녁을 그리는 것. 할아버지는 화살을 중심으로 둥근 과녁을 그리는 것처럼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한다. 귀 기울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위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문제를 정확히 보고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려운 문제가 생겼다면 생각을 뒤집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전혜진 학교도서관문화살림
 

보이지 않는다면
치이자오룬 지음|심봉희 옮김|웅진주니어|44쪽|2013.09.20|11,000원|낮은학년|대만|배려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요즈음 시각장애우를 이해하고 아름답게 공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독창적인 책이 나왔다. 책에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시각장애인 체험을 하는 아이의 모습이 강렬하게 그려져 있다. 보이지 않아서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당혹해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시각장애우는 보지 못하는 대신 소리와 향기 그리고 그 밖의 촉각들을 더 잘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된다. 꼭꼭 가리고 있던 눈을 뜨자 밝은 햇빛 아래 놀이터의 풍경이 총 천연색으로 펼쳐진다. 보이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우를 이해하게 되는 책이다. 속지 맨 앞장에 커다란 안대가 그려진 이유도 책을 다 읽고서야 알게 된다. 흑백으로 그려진 그림과 끝부분에 극적으로 색깔그림이 나오는 것이 이채롭다. 맨 뒷장에는 시각장애우를 돕는 방법, 작가의 말, 추천인의 말이 담긴 작은 책과 점자 책갈피가 부록으로 들어있다. 그들을 이해하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더불어 사는 삶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대만 작가 차이자오룬이 지은 이 책은 ‘2013 베스트 그림책’, ‘대만의 가장 독창적인 아동 도서’로 선정되었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우물쭈물하다가
베르나르 프리오 지음|오렐리 귀에레 그림|박상은 옮김|푸른숲주니어|28쪽|2013.09.27|10,000원|낮은학년
프랑스|소신
책표지에 지렁이와 씨름하는 한 아이가 있다. 큰 회사 사장의 아들 빅토르. 아빠는 회사 직원을 집으로 초대했고 지루한 회사 이야기가 이어진다. 장난기가 발동한 빅토르는 샐러드 위에 새우 대신 지렁이를 올린다. 지렁이를 본 직원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가슴이 두근두근. 하지만 빅토르의 유쾌한 상상과 달리 직원들의 표정은 심각하다. 왜 ‘지렁이가 있어요!’ 하고 말하지 않는 걸까? 아니 못하는 걸까? 직원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조용히 지렁이를 처리하는 모습에서, 여러 가지 일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우리를 본다. 자기 이야기에 빠져 지렁이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장님, 사장님의 초대라는 불편한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지렁이를 모른 척하는 직원들, 다른 사람에게 장난을 치려다가 자기도 당하는 빅토르. 이유는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지렁이를 삼킨다. 세련되고 따스한 색으로 꾸며진 사장님의 집과 까맣고 선명한 선으로 표현된 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하느라 눈은 즐겁지만, 목구멍으로는 지렁이가 한 마리 넘어가는 것 같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한간의 요술 말
천장훙 지음|염미희 옮김|길벗어린이|36쪽|2013.09.30|11,000원|전학년|프랑스|전쟁, 환상
작가가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에 소장된 <말들과 마부>라는 그림을 보고 구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당나라 시대 가난하지만 그림에 재주가 있었던 한간이 후원인을 만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궁중 화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후 한간이 그린 말이 전쟁터에 나아가 활약하지만, 장수의 끝없는 욕망으로 인해 다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작가가 꾸며낸 환상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파생된 환상의 서사가 문학적 재미는 물론 주제의 진정성과 설득력을 높인다. 붉게 물든 전장의 하늘 아래에서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클로즈업된 말의 얼굴이 전쟁의 비극성과 더불어 절제를 벗어난 욕망에 대한 경계를 강렬하게 환기한다. 작가는 한간과 같은 기법을 써서 비단에 그림을 그렸으니 자국의 문화원형을 그림책으로 완성도 높게 살려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우리 그림책도 한국 역사의 다양한 부문에서 문화원형을 찾아내고 활용하여 이야깃거리의 확장을 도모하고, 새로운 이야기 형식도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박사문 대학강사.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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