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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2-03 04:50 조회 6,53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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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문학동네)를 읽었다. 유아용 학습지 업체에서 나온 방문교사가 네 살 난 아이의 능력을 검사하게 되었는데,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얼마큼 이해했는지 알아보려 했단다. 검사지에는 책을 읽는 사람과 모자를 쓴 사람과 낚시질을 하는 사람을 함께 그림이 있었고, 문제는 “이 그림에서 모자를 쓴 사람은 누구인가” 알아내는 것이었다. 방문교사는 아이가 손가락으로 모자 쓴 사람을 가리키길 기대했지만, 아이는 난감한 얼굴로 “내가 어떻게 모자 쓴 사람의 이름을 알겠어요?”라고 반문하였다고 한다. 방문교사는 그 점을 인정하면서도 높이 평가하지 않았는데, 작가는 그것이 학생의 생각이나 의문이 아니라 이미 정해져 있는 문제와 대답의 각본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방문교사는 최소한 “누가 모자를 쓰고 있나요?”라고 물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인터뷰에서 만난 엄기호 선생님은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따비)에서 “선생님, 하나도 모르겠는데요?”라는 학생의 용감한 질문에 화를 내는 것은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를 망각했기 때문이라 설명하며, 배우는 이가 선생이 말하는 것을 못 알아듣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가르침의 출발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질문이 아니라, 서로를 자극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한 시대다. 내 생각을 낯설게 만드는 질문이 가득한 책과의 불편한 만남을 이어가야겠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낮은 풍경 이희재의 스케치여행
이희재 지음|애니북스|184쪽|2013.07.26|17,000원|중학생|한국|그림책, 일러스트

열 개 테마의 첫 장은 여덟 면에 걸쳐 그린 천하 오악의 태산이지만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끄는 건 태산을 바라보거나 딴청을 부리는 뭇사람들의 긴 행렬이다. 2008년 촛불이 내는 목소리는 구호와 비장함이 넘치는 대치의 현장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자유와 신명의 춤판으로 그려진다. 이희재 선생님의 그림에서 따스함이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화폭에 담긴 인물 하나하나가 주인공임을 자부하듯 소홀하지 않게 담겨 있어서다. 바쁘게 살다 놓쳐버린 우리네 삶의 정경과 짤막한 여행기가 낮은 곳에 놓인 사람들의 얼굴을 저마다 탐스런 꽃잎들로 정성스레 담아냈다. 산업화 과정에서 음지로 내몰린 이들이 만들어낸 중계동 불암산의 산동네가 을씨년스러운 것은 개발의 논리 앞에서 사람의 냄새가 지워졌기 때문이 아닐까. 달마다 마지막 토요일에 크로키하는 모임, 일명 달토끼를 통해 스케치 형식으로 담아낸 거리의 이웃들이, 함께 배치된 사진이나 메모보다 둥글고 다큐멘터리보다 선명하게 만져지는 일러스트 답사기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런던의 착한 가게
박루니 지음|니코스 초가스 사진|아트북스|244쪽|2013.08.23|14,000원|중·고등학생|한국|디자인, 비즈니스

산업화의 시초가 된 도시로 노동문제, 환경오염, 과소비 등 산업화의 폐해를 차례차례 겪은 런던의 화두는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는 공정무역 상품, 재활용, 소량 생산, 대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책은 디자이너–메이커를 직접 만나 이러한 비즈니스를 왜 운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패션, 목재, 음식 등 각계 분야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 그들이 제기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읽을 수 있다. 왜 공정무역을 고집하는지, 왜 수공업 물건이 비싼지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운다. 과잉 배출된 잉여 디자이너들은 대량생산하는 기성품에 반대해 직접 생산과 유통에 뛰어드는 현대판 장인이 된다. 조금이라도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참 귀하고 소중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산업적인 의미를 바로 이해하는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공통점이 있다. 세상이 어딘가 이상할 때 모른 척하는 대신 묵묵히 할 일을 한다는 것,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회 변화라는 과정에 참여한다. 소비자인 나는 어떤 방법으로 착한 세상을 만들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찬미 인천 삼산도서관 사서


사랑의 그림
최정은 지음|세미콜론|264쪽|2013.08.30|16,000원|고등학생|한국|미술, 회화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미술은 종교적 색채를 강조하던 이전 시대와는 달리 인간의 소소한 삶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다. ‘명화 속 눈먼 욕망과 연애 유희’라는 소제목을 가진 이 책은 명화 속의 ‘사랑’에 주목한다. 프랑스 루이 15세의 공식적인 정부였던 ‘퐁파두르 후작부인’은 아름다운 얼굴과 화려한 의상으로 당대의 유행을 이끌었고 이는 여러 점의 초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또한 그녀는 많은 초상화에서 책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그녀가 지식인이고 조언자로서의 역할까지 하는 왕의 진정한 연인이었음을 보여준다. 사랑은 인간의 가장 본성적인 것임에 틀림없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고, 이를 표현한 그림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내밀하게 이를 표현하고자 했고, 이런 그림들을 모아 일화들과 함께 소개하는 이 책은 서양 미술이 인간의 가장 본원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줄 것이다. 유명한 그림 화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주희 고양 서정고 국어교사


썬과 함께한 열한 번의 건축 수업
권선영 지음┃컬처그라퍼┃292쪽┃2013.09.06┃13,800원┃고등학생┃한국┃건축

프랑스의 건축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썬이 우연히 만난 건축가인 샤를 할아버지와 함께 건축공부를 하는 이야기다. 열한 가지 프랑스의 주요 건축물들을 할아버지와의 문답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썬은 교수님께 건축은 너에게 안 맞는다는 꾸지람을 들을 정도로 기본이 부족한 학생이다. 샤를 할아버지는 이런 썬에게 건축에 생소한 독자들도 같이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건축에 대해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려고만 하지 않는다. 마치 미술작품을 감상하듯 건물 전체를 감상하며 건물을 ‘느끼는 법’을 알려 준다. 건축을 공학과 과학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예술로서의 건축을 접하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길을 가다 ‘저 건물 예쁘다’라고 눈여겨보았던 학생이라면 썬과 함께 건축공부를 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삽화가 아쉽다. 색연필로 그린 건축물 삽화는 할아버지와의 대화처럼 따뜻한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건축물의 구조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혼란스럽다. 이선우 건국대 철학과


옛그림을 보는 법 전통미술의 상징세계
허균 지음|돌베개|352쪽|2013.08.15|18,000원|고등학생|한국|미술

이 책은 시대 배경과 주요 문헌을 바탕으로 전통미술 속에 등장하는 자연 소재의 의미를 해석하여 옛그림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한다. 화가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굳은 의지로, 학과 거북이는 장수의 욕망으로 그림에 담았다. 닭과 호랑이는 좋지 않은 기운을 막아주는 그림 속에, 낚시는 은일과 은둔을 상징하는 소재로 그림에 등장한다. 그렇다면 윤두서의 ‘와우도’에 등장하는 소는? 산수화나 민화와 같은 옛그림에서 복을 부르고 화를 막기 위한 의미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알려준다. 옛그림은 우리들로 하여금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 사이의 질서와 교감의 중요성을 읽게 한다. 그림과 공예나 건축 등 우리 문화가 다른 곳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알려주어 그림의 역사적 줄기를 잡는 데도 도움을 준다. 누구의 작품인지, 제목은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시대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독자는 즐겁게 옛그림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쪽마다 소개되는 다양한 작가들의 살아있는 옛그림은 독자의 눈길을 흥미롭게 이끈다. 길윤웅 자유기고가


향수 그리고 향기
임원철 지음|이다미디어|304쪽|2013.08.26|15,800원|고등학생|한국|향수

작가는 한불화장품의 조향사로 향수를 만든 사람, 담긴 의미와 배경까지 향수에 얽힌 이야기를 유명한 나라별로 소개하였다. 마치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의 기나긴 추억을 이야기했던 프로스트처럼 작가는 특히 추억을 부르는 향기에 대하여 섬세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 유명한 샤넬 No.5가 사실은 러시아 여황제에게 바쳐졌던 향수였다는 것과 정작 샤넬은 막대한 판매량의 10%밖에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 등 유명 향수의 기원과 뒷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리라. 우리는 그 향기가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어떤 의미를 담고 싶었는지 궁금해하기보단 향수의 향기에만 관심을 보이며 유행하는 향수, 그 자체에만 시선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화려한 쇼윈도에 진열된 향수병에 현혹되기보다는, 남다른 향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 조향사의 열정과 향수에 얽힌 빛바랜 사연들 모두가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날 듯하다. 오유미 광명 운산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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