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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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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2-03 04:34 조회 5,54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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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숙 남양주 판곡고 사회교사


민주주의라는 제도에서도 인권은 처음부터 부여된 권리가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가진 자들과 싸우고 토론하고 투쟁하며 쟁취한 역사적 산물이다. 예를 들어 투표할 권리, 버스를 탈 권리, 공평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 등…. 21세기 한국에서 인권은 이제, 어디서나 누구나 주장하는 당연한 권리가 되어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특정 영역에서는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것이 인권이었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또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임에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된 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인권의 발전과정은 혁명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혁명은 그때까지 존재해 온 것과 그것을 대체하려는 새로운 것 사이의 격렬한 충돌이다. 과거에는 당연했던 일들이 더 이상 당연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지점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바로 이때 변화가 생기게 된다.(21쪽)

책에서는 실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을 역임하셨던 안경환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모여 ‘인권’이란 개념을 주제로 현재 사회적・경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을 드러내 서로 토론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대안을 모색해 보기도 하는 다양한 토론의 장을 보여주고 있다. 법학 강의와 관련된 주제를 모은 것이라서 토론하는 과정에서 법과 관련된 개념들이 많이 나와 비전공자들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관련되는 개념에 대해 자세한 부가 설명을 실어 놓아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참고 사항들에 대한 배경지식도 얻을 수 있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더 생각해 볼 문제라는, 이 책을 읽고, 좀 더 심화하여 생각을 넓혀갈 수 있는 질문을 세 가지씩 수록해 놓았다. 하나의 논제에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발제들과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질문들은 또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이다. 한 주제에 대해 통계분석이나 사례를 들어 객관적으로 왜 문제가 되었는지 문제제기를 하고, 저자들의 입을 통해 원탁토론 형식으로 어떻게 논쟁이 쟁점화되고 있는지, 그에 대한 반례는 무엇인지, 그 쟁점과 관련된 법적인 권리는 무엇인지, 사회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그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은 어떠해야 하는지, 더 나은 대안이나 해결책은 없는지 등 서로 다양한 생각들을 토론하며 사고를 논리적・비판적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토론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책은 토론수업 관련 참고도서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쟁점화 과정도 매우 논리적이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생활 속에서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들과 관련하여 그 주제들이 왜 그렇게 사유되는지, 또 그 주제에서 무엇이 본질적인 부분인지를 토론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고의 과정도 다양한 생각의 한 사례일 수 있지만, 논리적인 전개의 좋은 예시라 할 수 있겠다.

사실 ‘등급제’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아요. 학교 성적에도 등급이 있고, 상품이나 식료품에도 등급이 적용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등급제가 마냥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등급제 덕분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보다 손쉽게 결정을 내리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점은 ‘사람에게 등급을 매긴다’는 것입니다.(110쪽)

하다못해 두 가정이 만나 결혼을 해도 양쪽 집안의 평소 생활습관이나 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맞추려고 노력하잖아요? 그런데 왜 국제결혼을 할 때는 이민 온 배우자들에게 무작정 한국인 배우자 가족의 문화를 따르라고 강요하는지 모르겠어요.(142쪽)

이 책을 덮으며 ‘참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구나!’라는 생각과 더불어 ‘인권! 과연 어디까지가 인권이고 어디에서부터 권력 혹은 무력일까?’라는 질문이 나의 뇌리에서 계속 맴돌았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권리인 인권을 찾는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 모이는 사고의 장으로 안내하는 재미있는 인권 학습서로 사용할 수도 있겠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가 지금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는 무엇인지, 혹시 내가 다른 사람의 권리에 대해 침묵하거나 침해한 점은 없는지를 돌이켜 보자. 이것이 바로 인권수업의 첫 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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