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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사계절로 읽는 남대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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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6-24 15:05 조회 6,69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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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임 서울 반포중 사서


매년 3월이면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교문을 들어서는 학부모를 보게 된다. 새로 만날 친구와 선생님 등, 처음 경험하게 될 생활에 대한 궁금증으로 두 사람 모두 눈이 똥그래져 있다.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이 아이의 상기된 두 볼에서 느껴진다. 아이는 교문을 통과함과 동시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신의 인생역사 현장 속으로 한걸음 내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삶과 역사에 있어서 ‘문’은 선택과 만남의 시작점이고 ‘문’을 통해 지난 역사와 만나며, 미래의 길로 접어들곤 한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많은 만남과 선택의 순간을 지켜본 문이 있다. 우리가 친근하게 얘기하는 남대문(南大門) 즉, 숭례문(崇禮門)이다. 서울의 상징이자 한국의 상징인 숭례문! 서울중구 남대문로 4가에 있는 도성의 남쪽 정문으로 대한민국 ‘국보 1호’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성문 건물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서울에 남아있는 목조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돌을 쌓은 석축 한가운데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을 내고, 그 위에 앞면 5칸, 옆면 2칸 크기의 누각을 올린 2층 건물로 영조 임금이 문루에 올라 도성을 살펴보기도 하였다.

600년 동안 한양의 관문으로 많은 사람이 드나들었던 남대문이 지금 자신의 지나온 세월을 사계절에 비유하여 들려주려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의 순서로 남대문이 처음 건축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에 대해 남대문의 눈과 입을 통해 설명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남대문이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조선시대 생활상과 역사적 사건은 독자의 귀에 쏙쏙 들어온다.

‘숭례문의 봄’편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 도성을 축조하고 사대문과 사소문을 만든 남대문 건축역사와 함께 통행금지 및 사신 맞이 장소로 쓰였던 일들을 알려준다. ‘숭례문의 여름’편에서는 장원급제한 사람이 삼일동안 성안을 돌며 행진을 하는 삼일유가의 풍습과 연산군 때의 사화사건,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의 가슴 아픈 역사를 들려준다. ‘숭례문의 가을’편에서는 문루에 올라 도성을 살피던 영조임금과 화성행차를 나서던 정조임금의 모습, 칠패시장의 북적거림, 경복궁 재건을 위해 문세를 걷던 대원군의 정치와 고종폐위를 반대하며 벌였던 남대문 앞 전투 등 평화기와 혼란기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냈다. ‘숭례문의 겨울’편에서는 일제 압정기에 일본 황태자의 방문을 앞두고 성벽을 무너뜨린 깊게읽기얘기와 정신대와 징용으로 끌려가는 조선인을 보며 안타까워한 얘기, 광복을 맞은 것과 남대문이 방화로 훼손된 사건 등을 이야기한다.

시민에게 남대문이 개방된 후 관리 부실을 여러 차례 행정관청에 얘기했지만 무관심 속에 있다가 결국 2008년 2월 10일 남대문이 방화로 인한 화마에 휩싸였다. 남대문이 붉은 불길에 휩싸여 고통스럽게 검은 눈물을 흘리다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보는 국민들의 입에서는 안타까운 탄식이 절로 나왔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겨져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남대문이 타서 파괴된 후에야 남대문의 가치, 중요성, 관리의 미진함 등이 거론되었다. 국민적인 관심과 정부의 인식 속에서 남대문 복원작업이 전개되었고 전통방식으로 재건하기 위해 공사 담당 하는 장인들이 전통한복을 입고 대장간을 설치하는 등 공사과정에서 한국의 전통 건축문화방식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

이런 복원 과정을 거쳐 2013년 4월 남대문과 국민이 다시 만나게 된다. 복원이 완료되어 국민에게 개방되는 날 남대문은 성벽으로 된 양팔을 한아름 펴고 홍예문을 활짝 열고 환하게 국민을 맞아줄 것이다. 600년 동안 우리민족과 함께 해온 남대문이 국민적인 사랑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 발전하는 우리나라를 영원토록 지켜봐줄 수 있었으면 한다. 남대문에게 보여줄 멋진 우리나라 역사를 위해 정치인과 국민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발맞추어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래본다. 이런 취지에서 남대문을 소개하여 남대문의 귀중함을 알게 하는 이 책이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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