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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깊게 읽기]구수한 입말로 살려낸 감칠맛 나는 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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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3-12 21:31 조회 7,04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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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호랑이』
김용철 글・그림|보리|50쪽|2012.10.10
12,000원|낮은학년부터|한국|옛이야기, 가족, 생명



날이 어둑어둑하거나 꾸물꾸물한 날엔 교사인 나도 선뜻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진다. 이런 날엔 따뜻한 아랫목에 엎드려 옛이야기 한 소절 나른하게 들어보고 싶어진다.
비가 오거나 어둑어둑한 날에 교실에서 읽어주기, 아니 들려주기 좋은 책을 만났다. 『뒤집힌 호랑이』의 겉표지에는 제목의 글씨조차 뒤집혀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안성맞춤이다. 겉표지에는 곰방대를 들고 바지가 엉덩이까지 내려온 영감 그리고 구경꾼들이 뭔가를 유심히 보고 있다. 잔뜩 궁금한 얼굴로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은 우리 반 꼬마 친구들이 어둑어둑하고 꾸물꾸물한 날에 옛이야기를 기다리는 표정과 아주 흡사하다.

감칠맛 나는 우리 입말을 살려서 공들여 만든 보리출판사의 ‘꼬불꼬불 옛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가 『뒤집힌 호랑이』다. 저자 김용철은 어릴 적부터 오남매를 옛이야기로 키우신 어머니에게서 들었던 구수한 옛이야기를 되살려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이 그림책을 그려보겠다고 보리출판사와 얘기를 나눈 지 15년이 흘렀다. 그동안 틈틈이 구상하고 스케치를 하고, 또 구상을 하고… 이 이야기는 어머니가 들려준 옛이야기 가운데 하나이다.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어른이 되면서 사라졌다가 그림책 세계로 들어서면서 다시 내 안에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귓전에서 생생한 입말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최대한 그 울림을 그리려고 애썼다. (중략) 사람들은 우스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이들에게 뭔가 교훈적이고 감동스런 이야기도 필요하지만 나는 내 그림책에선 유머가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심리적인 해방을 위해서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대로 책을 읽다보면 꿈틀거리는 입말에,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선생님이나 엄마가 힘주어 들려주어야 감칠맛이 나는 구절에는 글씨도 크게 씌어져 있고 대롱대롱, 모락모락, 벌러덩 같은 의성어, 의태어는 글씨가 그림처럼 춤을 추듯 씌여 있다. 대롱대롱은 달랑달랑 달린 모양으로…, 우르르 쏟아졌지는 쏟아진 모양으로…. 작가의 어머니 윤옥화 여사가 겨울날 따뜻한 아랫목에서 자식들에게 들려주던 구수한 입담이 정말로 두런두런 들리는 것 같은 이야기책이다.

낮은학년이나 가운데학년 친구들은 유난히 똥 얘기나 똥구멍 얘기가 나오는 대목에서는 자지러지게 웃음보를 터뜨린다. 호랑이가 뒤집히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도 기대된다. 『뒤집힌 호랑이』에는 구수한 입말과 함께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많은 사람의 재미있는 표정과 몸짓도 구석구석 숨어 있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처음 배우는 낮은학년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부담 없이 깔깔깔 웃을 수 있는 옛이야기책을 읽으며 엊그저께까지 살았다는 소금장수 얘기를 한번 들어보는 것도 추운 겨울날을 보내는 좋은 월동 준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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