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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청소년 예술 깊게 읽기]영국의‘오픈 스튜디오’에서 꿈꾸는 삶과 예술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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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1-05 17:42 조회 8,00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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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영국은 주말에 오픈한다』
문호경 지음|이봄|287쪽|2012.07.17|15,000원
고등학생|한국|문화

올 여름은 참 징그럽게 무더웠다. 더위에 지쳐 잠도 오지 않는데, 런던 올림픽은 그나마 여름밤의 작은 위안이었다. 스포츠의 짜릿한 승부도 승부였지만 영국의 거장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개막식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감동을 자아냈다. 개막식과 폐막식에 등장하는 출연진만 보아도 드림팀이라 할 만큼 대단한 아티스트들로 채워졌다.

영국 국립 도서관(The British Library)을 방문했을 때도 느낀 거지만 영국인들이 자신의 문화에 갖는 자부심은 가히 세계 최고라 할 만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들은 자부심을 한껏 내보였고 경제적인 면이나,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영국이지만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아직도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할 점이 많은 나라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만큼 영국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살고 있고, 이들이 일 년 중 일정 기간 동안 주말에 자신의 작업실은 물론 생활공간까지 공개하는 것을 ‘오픈 스튜디오’라 한다. 런던에서 문화산업에 관한 공부를 하던 지은이는 우연히 예술가들의 ‘오픈 스튜디오’를 접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오픈 스튜디오’가 열리고 문화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꿈꾸며 런던을 비롯한 영국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여덟 곳의 ‘오픈 스튜디오’ 방문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예술가와 이웃이 되다
예술가들은 작업실을 오픈하고 방문객들과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예술을 알리고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런던에서 유학생으로 살면서 그 나라 사람과 친구가 되어 집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던 지은이는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이해하고 작가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삶과 밀착된 예술
‘오픈 스튜디오’의 작가들 중에는 국제적 명성을 쌓은 작가도 있지만 무명의 예술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예술을 하고 작품을 공개하는 이유는 예술가로서 성공하고 돈을 벌기 위한 것도 있지만, 예술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 의미 있고 소중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3~4개월씩 병원에 입원해 있던 한 작가는 예술을 통해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삶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예술로 표현하는 것에 전념하는 제 자신이 저를 안심시켜줍니다.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고마울 따름입니다.”(64쪽)
30년 넘게 선박중개업을 하다 해안에 널려 있는 잡동사니로 조각 작품을 만드는 작가 졸리온은 누구나 예술의 꿈을 품고 있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그 꿈을 언젠가는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역사회와 예술가의 공존
지은이가 찾아간 곳 중 ‘콕핏 아트 스튜디오’는 우리나라의 문래동 예술창작촌을 생각나게 했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배경인 1800년대 런던의 슬럼가처럼 음산하고 생선 비린내가 나는 음울한 동네에 자리 잡은 ‘콕핏 아트 스튜디오’는 일종의 사회적 기업인데 도예, 은세공, 스테인드글라스, 인형 등을 만드는 165개의 작업실에서 창의적이고 전도유망한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상품으로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작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문래동 예술창작촌도 쇳가루 날리는 공장 지대에 예술가 집단을 형성했지만 경제 논리에 의한 재개발과 임대료 인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과 대조가 된다. 지역과 예술가들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유기적 공존관계를 ‘콕핏 아트 스튜디오’를 모델로 모색해 볼 일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미래
우리나라의 젊은 예술가들은 예술 활동보다는 주로 입시 학원 강사로 생계를 해결한다. 미술작품을 사고파는 일은 돈 많은 사모님들의 세계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고, 대부분 가정의 거실에는 작은 그림 한 점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오픈 스튜디오’는 무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을 알리고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네에서 쉽게 예술가를 접하고 작은 작품이라도 사서 즐길 수 있는 문화의 확산을 꿈꾸게 한다. 지은이의 꿈이기도 하고 나의 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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