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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행복을 찾아 나서는 소중한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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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7-08 00:42 조회 5,3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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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진실만 있는 게 아니다. 때로는 거짓이 진실보다 더 목소리도 크고 더 그럴싸하게 보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거짓에 속아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거짓말에 현혹되어 유대인 학살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한 대다수 독일인들이 그 대표적 예일 것이다. 현재 독일에서는 이러한 과거를 반성하며 초등학교부터 히틀러가 왜 전쟁을 일으켰고 얼마나 잔인하게 유대인을 학살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가르치고 있으며, 그들의 치부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학생들에게 끔찍했던 학살 현장을 온몸으로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의 철저한 반성적 역사교육은 과거를 미화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 볼 때 높이 평가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처참하게 죽어간 600만 유대인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다. 이러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생각을 키우는 이 책이 많이 읽혀야 하겠다. 이 책은 하나의 현상을 바라볼 때 나의 관점만이 아닌 입장 바꿔 생각하기,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생각훈련을 받은 아이들이라면 거짓에 속아 잘못된 판단을 하는 우를 절대 범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여러 나라를 오가며 아이들이 철학하는 마음을 배우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는 브르니피에 박사가 프랑스 낭테르 어린이들과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삶의 본질적인 질문인 행복, 야망, 불행, 존재, 삶의 의미, 죽음이라는 여섯 가지 문제에 대해 아이들에게 생각을 묻고 이 대답에 다시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글인데, 단순한 선의 변화 하나만으로도 압축적으로 상황을 묘사해내는 삽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본문을 들여다보면 “사는 게 왜 힘들까요?”라는 질문에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라고 대답하면 “그래, 그렇지만…. 모든 것에 강한 사람이 있을까? 강한 사람이 우리를 도와줄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보다 약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라고 다시 묻는다.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박사는 답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을 해나갈 수 있도록 또 다른 관점의 질문을 통해 단지 길을 제시해 주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삶에는 하나의 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독자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문학이 삶에 대해 에둘러 말한다면 이 책은 “사람은 왜 존재할까?”라고 정면으로 묻고 있다. 문학이 다양한 삶의 모습을 글을 통해 그려 보여 주고 있다면 이 책은 삶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좋은 질문들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또한, 우리가 삶에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행복해지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이며, 삶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이고, 삶을 넓은 시각에서 아름답게 보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글보다는 그림이 많아 그림책을 보는 느낌도 들지만 질문 하나하나가 읽을수록 깊이 있게 다가온다. 가정에서 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지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혹은 토론의 주제로 삼아 서로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발제 자료로 사용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이러한 책이 철학교육이 부재한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문학책 읽기에 더 익숙한 아이들에게 이러한 철학책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의도적으로 읽히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누군가 읽어 줄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처럼 이 책은 어른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읽어야 할 책이며 두고두고 되새김질하듯 곱씹어 보아야 할 책이다.

무수한 거짓과 고통이 난무하는 2012년 대한민국에 날아든 이 소중한 철학책 한 권이 우리 아이들과 이 글을 읽는 교사들의 삶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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