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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7-08 00:24 조회 9,16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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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장군 한새』 1・2
김우경 지음│오승민 그림│문학과지성사│247쪽2012.02.01│각권 10,000원│높은학년│한국동화

『수일이와 수일이』의 작가로 잘 알려진 김우경 선생님이 2009년 9월 오랫동안 앓아온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선생님은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5년여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보내셨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슬픔과 감동이 전해진다.

김우경 선생님은 어릴 때부터 아픔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항상 몸의 아픔을 견디며 글을 쓴 선생님은 유독 다른 생명의 자그마한 아픔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소중히 보듬어주셨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그 생명이 존재하는 이유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선생님은 자신의 글과 삶으로 보여주셨다. 선생님은 『머피와 두칠이』, 『우리 아파트』, 『하루에 한 가지씩』, 『반달곰이 길을 가다가』,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등의 장편 동화를 펴내셨다. 그중 첫 장편 동화인 『머피와 두칠이』는 이오덕 선생님으로부터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묘사와 외래어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우리말”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대산재단 문학인 창작기금’을 받기도 했다.

판타지 동화라고 하면 낯선 환상의 나라로 가 용과 요정들과 함께 모험을 하는 이야기라 생각하기 쉬운데 이 동화는 좀 다르다. 멀리 있는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이 현재 살아가는 이곳, 우리 동네 지하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주인공 김한새는 열세 살의 아주 씩씩하고 당당한 여자아이로 시종일관 이 작품을 힘 있게 이끌어간다. 어느 날 한새는 길을 걷다가 맨홀에 빠지면서 이상한 지하 세계로 들어간다. 지하 세계로 들어간 한새는 꿈인지 생시인지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이상한 쥐를 만나게 되는데, 그 쥐로부터 ‘오그라든 마름모’에서 열리는 ‘세계 동물 회의’에 한새가 사람 대표로 초대된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는 한새는 그 쥐를 따라 단무지굴을 통해 땅속 세계로 들어가 모험을 시작한다. ‘사람이 지구를 이롭게 하는가, 해롭게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계 동물 회의에 사람 대표로 참석하게 된 한새는 투팍 아마루 라마, 벌새 팅커벨, 구시렁 누룩뱀, 작은 빨간 집모기, 라이거, 흰머리수리 등 많은 생명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사람들의 이기심이 다른 목숨들을 어떻게 위협했는지 깨닫게 된다.



점박이물범은 사람이 가죽과 고기를 탐내는 바람에 수가 자꾸 줄어든다고 했어. 강치도 비슷한 걱정을 했지. 크릴새우는 바다에서 핵 실험을 하고 난 뒤로 몸이 뒤틀린 새우들이 많아졌다고 했어. 바다오리와 사다새는 기름배 사고로 떼죽음을 당한 새들을 잊지 말라고 했고, 고릴라는 아프리카 숲이 자꾸 줄어들어서 잠자리가 안 편하다고 했어. (2권, 166쪽)

회의 장소에 가까워질수록 한새는 동물들의 세계에서 또 다른 지배자가 동물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흰머리수리는 독재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거짓과 위협을 일삼고 온갖 세균과 곰팡이를 무기로 삼아 사람과의 전쟁을 벌이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한새와 친구들은 힘을 모아 동물들에게 빼앗긴 자유를 되찾아주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아 나간다. 최근 인간 중심의 사고, 생명 경시의 풍조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줄 알고 동물을 비롯한 모든 생명을 존중해야 된다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아닐까?

지구는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사람도 자연이다. 사람은 다른 동물을 가두거나 삶터를 빼앗을 권리가 없다. 식물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사람은 식물을 먹을 권리도 없어질 것이다. (2권, 235쪽)
이제 김우경 선생님은 우리 곁에 안 계시지만 그가 남기고 간 작품을 통해 생명 가진 모든 것들을 보살피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의식을 갖고 모든 생명들과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길 바란다. 수많은 동물들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산만해져 『수일이와 수일이』처럼 흥미와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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